삼성 떠나 460억 기업대표로…신동빈이 반한 기술력

김용국 링크플로우 대표가 자사 제품을 들고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대형마트에 가 있는 것 같은 온라인 쇼핑을 할 수 있다면?
세계적인 공연 '태양의 서커스'가 눈앞에 있는 듯 생생하게 펼쳐진다면?
위험한 산업현장에서 사각지대 없이 현장의 360도 촬영이 가능하다면?

벤처기업 '링크플로우'는 이같은 바람을 '360도 웨어러블 카메라'로 현실화한다.


12일 서울 역삼동 사무실에서 만난 김용국 링크플로우 대표(45)는 "2007년 떠난 하와이 신혼여행에서의 추억과 멋진 풍경을 '살아 숨쉬듯' 생생하게 담고 싶다고 생각한 것이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 바람 하나로 2016년, 15년간 '삼성맨' 생활을 정리하고 링크플로우를 창업했다. 삼성전자 사내벤처로 출발, 분사한 것. 직원 4명으로 시작한 지 2년 반 만에 회사는 밸류에이션 460억원 기업으로 성장했다. 세계 최대 전자제품 전시회 CES에서도 2년 연속 혁신상을 받았다.

캐논, 샤오미, 고프로 등 360도 카메라를 개발하는 글로벌 기업들은 많지만 목에 걸고 다니면서 '손 쓸 필요' 없이 촬영이 되는 제품은 링크플로우의 'FITT360'이 유일하다. 국내외 특허만 28개를 보유하고 있다.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내로라하는 글로벌 기업들과 손을 잡고 사업을 추진할만큼 성장한 것에 대해 김 대표는 "'롯데'의 지원과 협업이 큰 씨앗이 됐다"고 말했다. 사업을 막 시작한 2016년에 롯데그룹이 벤처기업 육성 의지를 갖고 꾸린 '롯데 엑셀러레이터'의 지원기업으로 선정됐던 것.

김 대표는 "초기 사무실 대여는 물론 3차에 걸친 25억원 투자금은 기술개발의 종잣돈이 됐다"며 "제품 제작·활용, 판로 마련에 있어서도 롯데월드타워(물산), 하이마트, 정밀화학 등 계열사 협업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링크플로우 기술에 대한 관심, 육성 의지를 갖고 주요 타깃이 되는 일본 기업들과도 접점을 마련해줘 인상깊었고, 큰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김용국 링크플로우 대표 /사진=이기범 기자

링크플로우는 롯데그룹의 마트, 백화점 등 유통계열사들과 매장에 가있는 듯 생생한 온라인 쇼핑을 즐길 수 있는 환경구축에 대해서도 논의 중이다. 김 대표는 "360도 촬영된 실제 마트를 돌아다니며 상품을 생생하게 살펴보고 구매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말했다.


링크플로우의 기술은 보안, 문화·예술, 스포츠, 유통 등 범주를 규정지을 수 없는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이 가시화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물론 일본의 내로라하는 통신사, CES에서 '러브콜'이 온 글로벌 기업들과 함께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도 보안용으로 제품을 대량 납품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김용균씨가 사망하는 안타까운 일이 있었는데 당시 상황이 어떻게 돌아갔는지 면밀히 알 수가 없습니다. 저희 카메라를 이용하면 360도로 보면서 통제실에서 위험요소를 알려줄 수 있는 만큼 산업현장에서도 관심을 갖고 다수 기업들이 테스트를 하고 있습니다. 스포츠 경기시 심판 활용, 인기 아이돌 공연, 여행 및 익스트림 액티비티 영상 제작, 건물 내 스트리트뷰 촬영 및 맵핑(지도화) 활용도 가능해 그야말로 가능성이 '무궁무진'합니다."

김 대표는 '직원들이 사랑하는 회사'가 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그는 "제품에 대해 주위에서 의구심을 가질 때가 가장 힘들었지만 지금은 직원 모두 기술력에 대한 인정, 시장을 리드하고 있다는 자부심이 가장 큰 보람"이라고 말했다. 이어 "직원들이 어렵고, 불편하면 보통 이상 성과를 낼 수가 없다"며 "직원들이 사랑할 수 있는 회사가 돼야 성과도 따라 나온다고 믿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