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봉석 LG전자 사장 "폴더블폰은 시기상조, 듀얼 디스플레이로 대응"

LG전자 MC/HE사업본부장 권봉석 사장이 15일 기자간담회에서 스마트폰 사업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사진=LG전자

LG전자가 올해 첫 등판하는 5G(5세대 이동통신) 스마트폰은 V시리즈, 기존 4G 스마트폰은 G시리즈로 제품 브랜드를 이원화하기로 했다. LG전자는 매년 상반기에는 G시리즈, 하반기에는 V시리즈를 각각 출시해왔다. 앞으로는 출시 시점이 아닌 4G·5G 통신세대를 구분하는 쪽으로 브랜드 전략을 바꾼다는 것이다.


권봉석 LG전자 사장(MC·HE사업본부장)은 지난 15일 서울 마곡동 LG사이언스파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상·하반기 각각 G·V 시리즈를 내놓던 기존 틀을 벗어나 시장변화에 맞게 대응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권 사장은 “5G는 우리의 강점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기회로, 5G에 최적화된 폼팩터를 제시하겠다”고 강조했다. 발열·처리 속도·소비전력 등 모든 점에서 가장 완성도 높은 제품이 될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날 행사는 권 사장은 지난해 11월 MC사업본부장을 겸임한 이후 처음 갖는 기자 간담회다.

◇5G는 'V50', 4G는 'G8'…프리미엄 동시 공략=LG전자는 ‘MWC(모바일월드콩그레스) 2019’ 개막 하루 전인 오는 24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 LG V50 씽큐’와 ‘G8 씽큐’를 동시 공개한다. 4G LTE(롱텀에볼루션)를 지원하는 ‘G8 씽큐’는 3월, 5G를 지원하는 첫 스마트폰인 ‘V50 씽큐’는 3월 말이나 4월 초 각각 출시된다.

LG전자는 현재 5G 서비스가 제공되는 국내와 북미 주요 이동통신사들과 5G 폰 판매·프로모션을 논의 중이며, 향후 5G 시장 확대 여부에 따라 관련 제품군 확대를 검토할 예정이다. 시장 변화에 유연한 제품전략을 구사하겠다는 전략이다. 권 사장은 “2분기쯤 5G 시장이 초기 형성기에 들어가면 그 영향으로 4G 시장이 상대적으로 위축될 수 있다”며 “5G 확산 속도가 빨라질 경우, 5G 프리미엄 뿐 아니라 5G 보급형 출시도 검토할 수 있고, 그 반대의 경우라면 4G폰에 주력할 수 있다”고 말했다.

권 사장은 경쟁사와 비슷한 수준의 LG 프리미엄폰 가격 정책에 대해 당분간 현 수준을 유지할 뜻을 내비쳤다. 그는 "경쟁사 제품이 얼마니까 우리가 이 정도해야 팔릴거다라는 식의 정책은 펴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의 제품 가치와 고객 관점에서 합리적 수준을 고려해 가격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V50 씽큐'에 기존 히트 파이프보다 방열 성능이 한층 강력해진 수랭식 냉각장치 '베이퍼 체임버'를 적용해 안정성을 높였다./사진=LG전자

◇"'폴더블'은 시기상조…'듀얼' 디스플레이로 혁신"=올해 화두로 부상한 폴더블폰(접는 스마트폰)과 관련, 권 사장은 “시장이 정말 요구하는 폼팩터인지, UX(사용자경험)는 충분히 준비됐는지 따져볼 때 시기상조”라며 다소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대신 LG전자는 5G폰인 ‘V50 씽큐 ’ 일부 모델에 듀얼 디스플레이를 적용해 기술 혁신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듀얼 디스플레이는 전용 커버형 액세서리 형태로 2개의 디스플레이를 접었다 펼 수 있어, 대화면으로 동영상 콘텐츠 등을 이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 사장은 “LG는 폴더블보다 앞선 롤러블 디스플레이 기술력이 있고 시장변화에 따라 언제든 대응할 수 있지만, 아직은 듀얼 디스플레이로 5G폰을 충분히 경험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듀얼 디스플레이폰은 통신사별 5G 전략에 따라 번들 공급될 것”이라며 “듀얼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후속 제품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LG전자는 40만~70만원 중가대 Q 시리즈, 40만원대 이하 실속형 K (한국명: X) 시리즈 등 기존 하위 브랜드 체계를 유지키로 했다. Q, K 제품군은 사운드, 카메라, 내구성 등 프리미엄 제품에 적용된 기능을 이어받는 데 그치지 않고 제품별 소비자 경험을 더해 디자인, 편의기능을 특화할 예정이다.

권 사장은 “사업부의 효율성 제고, 품질개선 노력 등으로 스마트폰 부문에서 어느 정도 안정된 성과가 나오고 있다”며 “앞으로 더 외부적 시각에서 고객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LG폰의 정체성을 유지한다면 경영성과가 좋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