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인 지정' 기업 감사보수 1년새 250%↑.."과도보수 요구 시 신고"

머니투데이

임동욱 기자

투자자 보호를 위해 금융당국이 특정 회계법인을 감사인으로 지정한 기업들의 감사보수가 자유선임이 가능했던 1년 전과 비교해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금감원에 따르면 2018년 금감원이 감사인을 지정한 699개사 중 전년도에 감사인을 자유선임했던 기업은 497개사로, 이들 기업의 지정감사보수는 전기(자유선임)에 비해 평균 250%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최근 3년 중 최고치다.

'감사인 지정' 기업 감사보수 1년새 250%↑.."과도보수 요구 시 신고"

최상 금감원 회계관리국장은 "지난해 보수상승률이 높게 나온 것은 2017년 공포된 외부감사법 시행에 따라 감사인력 투입이 증가하면서 단가가 올라갔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너무 많이 올라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기업규모별로 살펴보면, 중소형 기업의 감사보수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지난해 자산 1조원 이상 대기업(19개)의 지정보수는 평균 169% 상승한 반면, 1조원 미만 중소형 기업(478개)은 253% 상승했다.

금감원은 대기업에 비해 회계법인에 대한 협상력이 낮은 중소형사들이 감사인 지정에 따른 보수부담을 더욱 크게 감수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금감원은 공정한 감사를 위한 감사인 지정이 자칫 과도한 감사보수로 이어지지 않도록 지원활동과 감독을 강화할 예정이다.

우선 지정감사 계약체결 여부를 모니터링해 체결이 지연된 회사를 조기 파악하고, 애로사항 청취 후 보수에 대한 회사와 회계법인간 이견을 좁히는 '조정자' 역할에 나선다.

아울러 감사인을 지정받는 회사가 과도한 보수를 요구받는 경우, 감사(감사위원회)가 일정요건을 갖춰 금감원에 신고할 수 있도록 '지정감사보수 신고센터'를 운영한다. 회계법인이 우월적 지위를 남용해 과도한 보수를 요구한다는 징후가 발견되면, 한국공인회계사회에 통보할 예정이다.

한편, 감사인 지정제도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공정한 감사가 필요한 회사에 대해 자유선임 대신 증권선물위원회가 특정 회계법인을 감사인으로 지정하는 제도다. 증선위는 금감원에 해당 업무를 위탁, 운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