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NM, CJ헬로 '혹' 떼고 날개달까

@머니투데이 최헌정 디자인기자

종합 미디어기업 CJ ENM (75,700원 ▲700 +0.93%)이 자회사 CJ헬로 (3,355원 ▲20 +0.60%) 매각을 결정한 이후 주가 상승에 탄력을 얻을 거란 전망이 나온다. 사양길로 접어든 케이블TV 사업을 접고 영화·드라마 등 미디어 콘텐츠 투자를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5일 CJ ENM 주가는 전일 대비 2.36% 상승한 22만1500원에 마감했다. 전날 시장 전망치보다 다소 낮은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CJ헬로를 LG유플러스 (9,780원 ▲30 +0.31%)에 매각하기로 결정하면서 주가가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매각 결정은 성장성이 떨어지는 케이블TV 사업을 정리하고 주력 사업인 음악·영화 등 미디어 컨텐츠 부문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이다. CJ ENM은 "미래 성장동력 확보와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CJ헬로 매각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CJ헬로는 시장점유율 1위의 종합유선방송국 사업자다. 가입자는 약 428만명으로 전체 유선방송 가입자의 29.6%를 차지한다. 1990년대 중반 유선방송사업이 시작된 이후 2010년대 초반까지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며 CJ헬로도 전성기를 누렸으나 IPTV가 등장하면서부터 성장에 정체기를 맞았다.

유료방송 시장에서 IPTV의 성장세는 무섭다. 2012년12월 전체 유료방송 가입자의 25%(631만명)를 차지했던 IPTV는 매년 가입자가 20~30%씩 늘어 지난해 5월 기준 점유율 46%(1591만명)로 가장 큰 파이를 차지하게 됐다. 이 기간 동안 유선방송 점유율은 60%(1491만명)에서 42%(1445만명)으로 떨어졌다.


IPTV와의 경쟁이 심해지면서 CJ헬로의 실적도 점차 나빠졌다. 지난해 매출액은 1조1780억원, 영업이익 680억원으로 4년 전인 2014년에 비해 7.2%, 33.3% 하락했다.

CJ ENM은 사양길로 접어든 유선방송사업 정리로 미디어 컨텐츠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LG유플러스에 CJ헬로 지분 50%+1주를 매각해 얻은 8000억원의 자금은 드라마, 영화 등에 투자할 계획이다. 미디어 간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프로그램 제작 단가가 갈수록 높아지는 상황에서 자회사 매각으로 확보한 자금은 든든한 '실탄'이 된다.

증권업계에서도 CJ헬로의 매각이 장기적으로 CJ ENM의 성장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현용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사양산업이 된 케이블 플랫폼 사업을 현금화함으로써 성장동력인 콘텐츠 분야에서 빅딜을 추진할 재원을 마련한 것이 긍정적"이라며 "올해도 콘텐츠와 디지털 광고를 중심으로 실적이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민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CJ헬로가 연결실적에서 제외될 경우 CJ ENM의 영업이익 성장폭이 확대될 것"이라며 "자회사 스튜디오드래곤과의 밸류에이션(가치평가) 차이를 고려하면 CJ ENM 주가는 저평가 상태"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