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시동 조선업, 브라질發 변수 직면

브라질발 국제 철광석 가격 급등이 조선업계 부활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선박 주요 자재인 후판(두께 6mm 이상 두꺼운 철판) 가격 인상으로 반영돼 수익성 악화로 연결될 수 있어서다.


18일 한국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중국 주요항 CFR(운임 포함 인도가) 기준 주간 평균 철광석 가격은 2월 셋째 주 톤당 88.39달러로 11월 다섯째 주 대비 34.6% 급등했다. 현재 철광석 가격은 2년래 최고 수준이다.

철광석 가격 급등 원인은 지난달 25일 발생한 브라질 남동부 지역 광산 댐 붕괴 사고다. 해당 댐은 세계 최대 철광석 생산회사 발리 소유인데 사고로 최소 160명이 사망했으며 발리는 올해 계획한 생산량의 10%에 달하는 연간 4000만톤 감산 계획을 밝혔다.

당분간 철광석 가격 강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일각에서는 가격이 톤당 100달러까지 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렇지 않아도 포스코 (386,500원 ▼3,500 -0.90%)와 현대제철 (31,500원 ▼550 -1.72%), 동국제강 (8,210원 ▲60 +0.74%) 등으로부터 후판 가격 인상 압박을 받는 조선사들에는 악재다. 조선, 철강업계는 반기마다 회사별로 후판 가격 협상을 하는데 현재 올해 상반기분 가격협상이 진행 중이다.


철강업계는 지난해 상·하반기에도 각각 톤당 5만원 수준 가격을 올렸지만, 한 때 100만원에 육박한 후판 가격이 아직 60만원 대라며 '가격 정상화'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현대중공업 (119,300원 ▼100 -0.08%)과 대우조선해양 (32,700원 ▼600 -1.80%), 삼성중공업 (9,630원 ▲90 +0.94%) 등 조선업계는 업황 회복이 아직 확실치 않다며 동결을 주장해 올해 상반기분 가격협상이 2개월 째 진척 없는 상황이다.

A 철강사 관계자는 "가격 협상 기간 중 철광석 가격이 급등해 조선업계가 후판 가격 동결을 주장할 명분이 갈수록 약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분 가격도 인상될 경우 조선업계 수익성 회복에 제동이 걸린다. B조선사 관계자는 "후판이 선박 건조 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최대 20%에 육박한다"며 "추가 가격 인상은 곧바로 비용 증가로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후판 가격 상승을 선박 가격 인상으로 반영하기도 쉽지 않다. 영국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월 클락슨 신조선가지수는 130포인트로 지난해 연간 평균과 동일했다. 세계 조선시황은 회복세지만, 아직 발주 물량이 폭발적으로 늘지 않아 선박 가격 자체에는 큰 변동이 없는 셈이다.

C조선사 관계자는 "선박 한 대를 팔아 남기는 이익이 아직 선박 가격의 1% 수준"이라며 "선박 가격이 오르지 않은 가운데 후판가격이 추가로 오르면 적자수주 우려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