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업계, EAEU에 "철강 세이프가드 적용 제외" 촉구

머니투데이

세종=권혜민 기자

포스코 포항제철소 제품 창고에 수출을 앞둔 열연 제품들이 쌓여있다.2018.7.19/사진=뉴스1

정부가 유라시아경제연합(EAEU)의 철강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조사와 관련한 현지 공청회에 참석해 최종 조치 대상에서 한국을 제외해달라고 요청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업계와 함께 민관합동대표단을 구성해 18일(현지시각)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EAEU 철강 세이프가드 공청회에 참석했다고 19일 밝혔다.

앞서 EAEU는 지난해 8월 미국의 '철강 232조' 조치와 유럽연합(EU), 터키 등의 철강 세이프가드 조사에 따라 이들 시장에 수출되던 철강이 EAEU로 유입될 가능성을 우려해 조사를 개시했다. 조사 대상은 열연, 냉연, 도금제품으로 지난해 기준 한국의 EAEU 수출액은 3억1500만달러 규모다.

EAEU는 오는 5월6일 최종 결정 시한을 앞두고 이번 공청회를 개최했다. 한국 측은 이 자리에서 세이프가드 제도의 제한적 성격을 설명하고, EAEU의 이번 조사는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세계무역기구(WTO) 세이프가드 협정상의 요건을 만족시키지 않는만큼 조치를 취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번 세이프가드 조사가 △최근의 급격하고 중요한 수입 증가 △예상치 못한 상황의 발생 △심각한 산업피해 발생 또는 그 우려 △수입 증가와 산업 피해간 인과관계 등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얘기다.

또 세이프가드 조치가 EAEU 내 철강가격 상승과 공급 부족으로 이어져 자동차 산업 등 연관산업에 피해를 야기할 수 있다는 점을 설명했다.

아울러 우리 대표단은 세이프가드 조치가 불가피한 경우, EAEU 내 생산만으로는 수요 충족이 어렵거나 역내 생산이 불가능한 자동차용, 가스파이프라인용 철강재를 조치에서 제외해 달라는 의견도 전달했다.

현재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위치한 현대차 공장 가동에 필요한 철강재가 안정적으로 공급되려면 자동차용 철강이 조치 대상에서 빠져야 하기 때문이다. 가스파이프라인용 철강재의 경우 일반 제품과 달리 시베리아와 같은 극지방에서 사용하기 위한 후판으로, 포스코 외에는 대체 조달이 어렵다는 점을 강조했다.

포스코, 현대제철, 현대차 등 한국 기업들도 공청회에 참석해, 세이프가드 조사 철회와 주력품목에 대한 세이프가드 적용 예외 등을 요청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EAEU 철강 세이프가드 조치 발표 전까지 WTO 세이프가드 위원회, 무역구제 서울국제포럼, 한-러시아 산업협력위원회 등 각종 채널을 모두 활용해 우리 입장이 반영되도록 적극 대응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