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경영진 '물갈이'…"아이폰 의존도 줄인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AFPBBNews=뉴스1

애플이 최근 부진한 아이폰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회사 경영진을 개편하고 있다. 애플 서비스와 인공지능(AI) 등 기타 사업의 비중을 높이려는 계획이다.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해 12월 존 지아난드레아 AI 책임자를 머신러닝 전략 수석 부사장으로 임명하며 경영진에 합류시켰다. 구글 출신인 지아난드레아가 경영진으로 임명되면서 음성인식 개인비서 AI인 '시리'를 담당하던 빌 스테이서 부사장은 해고됐다.


앤젤라 아렌츠 소매 담당 수석 부사장도 오는 4월 회사를 떠난다. 명품 패션 브랜드 버버리의 최고경영자(CEO) 출신으로 큰 기대를 모았지만 최근 중국에서 아이폰 매출이 급감하면서 문책성 인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애플은 그의 후임으로 디어드리 오브라이언 인사 담당 부사장을 임명할 예정이다. 또 애플은 자율주행차 사업에서 200명을 감원하고, 기술·개발 인력의 상당수를 서비스 사업에 보내고 있다.

루프캐피털의 진 먼스터 애플 전문 분석가는 경영진 교체에 대해 "애플이 경영 방침을 올바른 방향으로 전환하려 하고 있다"면서 "기술이 발전하는 가운데, (경영) 구조를 수정해야 자신들이 올바른 길로 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애플은 전체 매출의 3분의 2를 담당하는 아이폰 판매가 부진하면서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해 4분기에는 매출이 전년대비 15% 감소한 519억8000만달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결국 애플은 올해부터 실적발표 때 아이폰 판매대수를 보고하지 않기로 했다. WSJ는 이를 두고 전문가를 인용, "스마트폰 시대의 종료를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팀 쿡 애플 CEO도 증강현실(AR), 자율주행자동차, 건강관리(헬스케어) 등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 나서고 있다. 애플 전 직원들에 따르면 쿡 CEO는 지난 2010년부터 스마트폰 시장의 성숙을 예견하며 이에 대한 준비를 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아직까지 아이폰을 대체할 신제품은 나오지 않고 있다. 오히려 IT 대기업들 간 경쟁에서 뒤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자율주행차는 구글의 웨이모가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스마트스피커는 아마존과 구글이 시장을 선점했다. 결국 애플은 지난해 연구·개발비에 전년 대비 23% 증가한 142억4000만달러를 투자하는 등 신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애플은 음악 스트리밍, 모바일페이, 앱스토어 등이 포함된 서비스 부문에 집중할 예정이다. 소비자들이 애플 제품을 계속 사도록 유도하기 위해 뉴스, 동영상 등의 독자적인 콘텐츠를 제공, 고객 충성도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애플은 이를 위해 최근 할리우드에 10억 달러를 투자했다. 넷플릭스의 '하우스오브카드'처럼 독자적인 영상 콘텐츠를 만들어 고객을 유치하겠다는 것. 소식통에 따르면 애플은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와 함께 클라우드 저장공간 판매도 고려하고 있다. 월 구독료 10달러를 받고 통합 뉴스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대다수의 애플 서비스는 애플제품에서만 사용이 가능하다. 현재 3억6000만명이 애플의 유료 서비스를 매월 구독 중이며 애플은 2020년까지 구독자 수를 5억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모건스탠리는 애플의 서비스 부문이 2020년까지 애플의 전체 매출 증가분 중 약 60%를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