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답]이해찬 "불미스러운 일 없도록 늘 자중해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운데)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이동훈 기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재판개입과 성추행 의혹 등 당내에서 벌어진 잇단 사건들에 "항상 많은 사람이 지켜보고 있기에 불미스러운 일이 없도록 스스로 자중해야 한다"고 당직자·당원·공직자를 향해 쓴소리를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공직이란 언제나 투명한 어항 속에서 사는 것과 같다"고 비유하며 "국민들로부터 지탄받지 않도록 다시 한 번 부탁드린다"고 재차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윤리특위에서 5.18 징계 유아무야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
▶윤리특위보다는 자유한국당 내에서 스스로 자정을 해 문제를 풀어나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정 안되면 윤리특위에서 다뤄야하지만 이게 정쟁처럼 비춰지는 부분이 있어 안타깝다. 한국당에서 망언을 한 사람이 몇 안 되고고 대부분 사람들은 그래선 안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안에서 자정이 일어나야 한다.

-어제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패스트트랙을 제안했고 여기에 긍정발언 했다는데 사실인가.
▶이정미 대표가 3월 안에 선거제개혁안과 사법개혁안 등을 한번에 묶자는 요구를 했다. 대화과정에서 저는 불가피하게 패스트트랙으로 가야 한다면 야 3당하고 우리당이 4당 공조해서 문제 처리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동의를 했다.


-사법개혁이나 공수처 설치 등 관련해서 민주당과 야 3당의 본격 공조 필요한 게 아니냐는 시각이 있다.
▶정개특위나 사개특위에서 이뤄지는 논의 과정에서 우리 당하고 야3당의 입장은 비슷해지고 있다. 한국당이 개혁특위에서 다른 견해 갖고 있다. 개혁은 가능한 합의해서 처리하는 게 기본이기 때문에 계속 합의하려고 노력 중이다. 그런데 이제 거의 한계점에 온 것 같다. 패스트트랙 통해서 하려고 해도 2월 임시국회가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불가피하다면 4당 공조해서 아까 말씀드린 여러 가지 개혁특위 법안 이외에 유치원법이나 노동 관련 법 등을 공조 통해서 처리하려고 한다. 지금 원내대표가 부지런히 대화 중이다.

-경사노위 논의가 하루 연장됐지만 상당히 진통을 겪고 있다. 어떻게 보시나.
▶초기보다는 사측과 노측의 대결이 많이 좁아져 거의 합의안이 나올 수도 있는 수준으로 좋아졌다. 마지막으로 미세하게 다뤄야할 것이 남아 어제 매듭이 지어지지는 않았다. 오늘 하루 더 매듭짓는 논의를 할 예정이라고 들었다. 그런데 서로 내용상으로 합의가 돼도 형식적으로 합의 결정을 내리는 건 별개의 문제다. 합의 결정까지 해서 국회로 보낼 수도 있고 아니면 합의된 수준에 머무른 채 사안을 국회에서 마무리해서 입법할 수도 있다. 오늘 하루 더 지켜보겠다.

-임종석 실장이 당으로 복귀했다. 향후 어떤 역할을 하게 되나.
▶그분을 제가 조만간에 만나겠다. 본인의 구상도 좀 들어보고 청와대에서의 소중한 경험을 당에서 어떻게 살릴지 얘기를 나눠보겠다. 초기 청와대에서 굉장히 중요한 경험을 했고, 원래도 정치하던 분이라 당에 와서 좋은 역할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음 주 초쯤에 제가 만나보겠다.

-개각 얘기가 나오는데 당에서는 어떤 준비를 하나.
▶개각을 준비하고 있다. 우리 당에서 거론되는 분도 있고, 초기 입각한 분 중에서 당에 돌아올 분도 있고 그렇다. 당정간 긴밀하게 협조되도록 대화를 원활히 하고 있다.

-정부가 금강산 관광 관련 협의 중이라는 보도가 나온다. 금강산과 개성관광 그리고 개성공단 재개 전망은 어떻게 보시는지?
▶북미회담이 27일에 이뤄지는데 회담 결과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본다. 북미회담에서 어느 정도까지 합의되는지에 따라 검토할 수 있다고 본다. 우리 정부도 원했고 김정은 위원장도 신년사에서 요구했기 때문에 미국도 이 문제에 대해서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앞으로 김경수 지사건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어제 판결문의 허점이 매우 많다는 보고를 받았다. 판결문 면밀하게 분석해서 변호인단도 보강을 하려고 가족과 협의하고 있다. 제가 어제 20일쯤 보석신청할 것이라고 잘못 말했는데 그때까지는 어려울 것 같다. 이달 말이나 3월 초쯤에 될 것 같다는 변호인단의 말을 들었다. 사실은 현역지사고 임기가 많이 남아있어서 재판을 진행하더라도 불구속하는 게 당연하다. 증거인멸이나 도주우려가 없기 때문에 불구속 재판을 원칙으로 해야 되는데 구속이 돼 충격을 많이 받았다. 재판이 꼭 구속과 직결되는 건 아니다. 보석신청을 이달 말이나 3월 초쯤에 하게 될 것이다. 재판은 공정하게 하되 도지사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게 합리적이고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5.18 유공자가 받는 혜택도 부풀려져 유포된다. 대표도 유공자 중 한명인데 이를 어떻게 보나.
▶정치인 중에서 5.18 유공자 많지 않다. 우리 당에서는 저하고 설훈 등이다. 정치인 중에서 유공자 된 사람은 광주 현지에서 활동한 게 아니다. 광주 고립을 막기 위해 서울이나 다른 곳에서 시위를 시도했고, 이후 광주와 연관됐다며 유죄판결 받고 수형생활해서 그렇다. 저도 광주 현지에서 싸운 게 아니라 서울대학교 시위를 하다가 광주와 연관됐다며 내란음모처럼 공소장이 구성됐다. 저는 고문을 받았지만 병이 나지는 않아서 연금을 받지는 않는다. 그런데도 자꾸 한국당쪽에서 굉장히 많은 사람이 몰래 받은 것처럼 뉘앙스를 풍기는데 그렇지 않다.

-예산정책협의회를 항상 10~12월에 하다가 올해는 연초에 시작했다. 취지가 무엇인가.
▶원래 2~3월에 해야 된다. 정부 예산편성 전에 현지수요를 모아서 당정협의 통해 반영해줘야 한다. 그런데 작년에는 전당대회가 8월에 늦게 끝나 편성된 정부예산을 가지고 당정협의를 하다보니 지역의 요구를 덜 반영할 수밖에 없었다. 올해는 정부예산 편성 할 때 당의 의견을 정상적으로 낼 수 있도록 지금 수요조사를 시작했다. 3월 중에 다 끝내려고 한다.

-선거제 개편에 대해 야3당과 어떻게 얘기하고 있나.
▶독일처럼 하는 방식의 연동형 비례제는 우리 실정에 맞지 않다. 독일은 의회 정수가 정해져있지 않기 때문이다. 연동형 비례를 하되 우리 현실에 맞는 방식을 찾아야 한다. 저희 당의 기본 입장은 권역별 연동형 비례제다. 또 석패율제를 둬서 지역에서 공천 못받는 숫자를 가능한 줄여야 한다. 이러한 입장을 가지고 다른 당들과 협의하는데 지금 내용은 어느정도 상대방 의사 타진이 됐다. 한국당이 강력하게 반대하면 법안처리가 어려워지므로 패스트트랙으로 처리해야 되지 않냐고 생각하고 있다.

-사법농단 연루법관에 대한 탄핵 얘기가 나오고 있다. 빠르면 이번주 안에 명단을 발표한다는데 언제쯤 공개할 예정인가.
▶우선 명단을 공개하겠다는 방침은 정해졌다. 현재 5~6명으로 압축했는데 국회일정이 잡혀야 이를 발표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아직 공개를 못하고 있지만 공개할 정도로 준비는 다 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