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단체협의회 "원유가격 4원 오를 때 우윳값 116원 올랐다"

머니투데이

이강준 기자

유업체 3사 흰 우유가격 변동 추이/사진제공=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원유가격의 상승폭보다 우유 소매가격의 인상폭이 훨씬 높아 가격 인상 부담이 소비자에게 전가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는 2012년부터 2018년까지 원유가격과 우유값 변동 폭을 조사한 결과 원유가격이 하락해 우유의 소매가격이 하락하는 폭보다, 원유가격이 상승할 때 우유의 가격이 상승하는 폭이 더 크게 차이났다고 19일 밝혔다.

물가감시센터는 "지난해 8월 낙농진흥회가 원유가격을 4원 인상하자 서울우유는 기존 우유 소매가격의 3.6%, 남양유업은 4.5%를 인상했다"며 "원유가격이 4원 오를 때 우윳값이 약 93원, 116원 오른 셈으로 마진 나눠먹기가 과도하다"고 주장했다.

또 우유 가격 인상 요인이 전혀 없었는데도 가격이 올랐다고 지적했다. 남양유업은 2015년부터 영업이익이 흑자로 전환돼 2016년에는 420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다른 주요 유업체인 서울우유와 매일유업도 큰 하락 없이 영업이익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원유 재고량이 증가해 2015년부터 ‘잉여원유의 차등 가격제 시행 규정’이 실시됐다. 이 규정은 기준 생산량을 초과한 원유가격을 100원으로 정하는 것이다. 물가감시센터는 "원유가격을 제대로 못 받는 것이기 때문에 원유 생산비가 줄어들 수밖에 없고, 이는 우유 생산비용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원유가격이 4원 인상되자마자 우유가격이 대폭 오른 것이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가격 인상 부담을 소비자로 떠넘기는 원유가 연동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원유가 연동제란 원유가격이 시장 및 수급 상황보다는 원유 생산비에 따라 결정되는 제도를 말한다. 이 제도를 통해 유업체와 낙농업자들은 안정적인 소득을 보장받지만, 이에 따른 부담은 모두 소비자가 떠안게 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