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작년에 뿌린 씨앗 올해 거둘 수 있을까

유한양행 기흥연구소

유한양행 (69,300원 ▼800 -1.14%)이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액을 기록, 제약업계 1위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감소하는 등 수익성에서는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연구개발(R&D) 비용이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구개발 역량은 곧 기술 수출로 이어지는만큼 지난해 뿌린 씨앗이 올해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인지를 두고 투자자들마다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19일 유한양행 (69,300원 ▼800 -1.14%)은 전일보다 1500원(0.61%) 떨어진 24만5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24만9500원까지 오르며 등락을 거듭했지만, 결국 하락 마감했다. 전일 2만695주를 사들이며 주가 상승을 이끈 외국인은 이날 875주를 팔았다. 기관은 전일 5700주를 사들인데 이어 9252주를 추가로 샀다. 반면 전일 2만5970주를 판 개인은 이날도 8044주를 팔며 차익 실현에 나섰다.

유한양행의 지난해 실적은 그다지 좋지 않다.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감소했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연결기준 1조5188억원의 매출액을 올려, 제약업계 매출액 1위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501억원으로 전년대비 43.5%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583억원으로 전년대비 46.8% 줄었다.

이같은 수익성 부진은 연구개발(R&D) 투자 비용 증가가 큰 몫을 차지한 것으로 보인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전년보다 8.8% 늘어난 1105억원을 연구개발 비용으로 사용했다. 올해도 연구개발 비용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폐암 치료제 후보물질인 레이저티닙은 올해 2분기 임상 2상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다. 하반기에는 임상 3상에 진입할 예정이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연구개발비는 레이저티닙의 임상 3차 비용 등으로 150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추정했다.

올해도 영업이익이 크게 늘기는 힘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혜린·강하영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본업 매출은 3% 증가, 영업이익은 22% 감소로 부진할 전망"이라며 "API(원료의약품) 수출사업부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4분기 API 수출이 788억원을 기록하며 전체 매출 성장을 주도했지만, 이는 단기적인 수출 호조로 올해 전체로 봤을 때는 역성장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본업보다 기술 수출 계약금과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 유입에 주목했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11월 얀센 바이오텍과 계약금 5000만달러(약 550억원) 규모의 레이저티닙 기술수출 계약을 맺었다. 또 NASH(비알콜성지방간염) 치료제 후보 물질을 길리어드에게 기술 이전하면서 계약금 170억원 등을 받을 예정이다.

구자용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실적은 기술수출 계약금 및 마일스톤 유입에 달려있다"며 "현재로서는 내수시장에서 신제품 도입과 이익률 높은 제품 매출의 성장을 기대해볼 수 있겠다. R&D 비용 증가가 예상되나 기술수출 성과와 내수의약품 매출 증가로 올해 이익률은 전년대비 소폭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반기 어닝서프라이즈를 예상하는 시각도 있다. 선 연구원은 "연구개발비 증가로 인한 비용 증가는 기술료 증가가 상쇄시켜줄 수 있을 것"이라며 "NASH 치료제의 선도물질 도출로 인한 길리어드로부터의 마일스톤 유입 등을 기대한다면 올해 하반기 기대치 못했던 어닝 서프라이즈도 예상해 볼 수 있다"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