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잡아달라"…'후배 성희롱' 면직 前부장검사 패소 확정

삽화=이지혜 디자인기자

손을 잡아달라는 등 후배 검사와 실무관을 성희롱한 전직 부장검사가 면직 처분은 과도하다며 이를 취소해달라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대법원 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전직 부장검사 강모 씨가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낸 면직 처분 취소 소송 사건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9일 밝혔다.


재판부는 면직 처분이 정당하다고 판단한 원심을 그대로 인정해 강 전 부장검사의 상고를 지난 14일 심리불속행으로 기각했다. 심리불속행이란 형사사건을 제외한 상고심 사건에서 원심판결이 법 위반 등 특정한 사유가 없다면 더 심리하지 않고 기각하는 제도다.

강 전 부장검사는 여성 후배 검사와 실무관에게 선물을 사주겠다거나 둘만의 식사자리를 등 사적인 만남을 제안하고, 야간과 휴일에도 이 같은 취지의 문자와 전화 등을 수차례 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후배 검사와 식사를 한 후 승용차 안에서 자신의 손을 잡아 달라면서 먼저 손을 잡는 등 강제 추행한 것으로도 나타났다. 강 전 부장검사는 2014년경에도 같은 유형의 비위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대검찰청 감찰본부는 이와 같은 조사를 바탕으로 강 전 부장검사의 면직을 청구했고,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는 2017년 7월 이를 의결했다.


이에 강 전 부장검사는 "성적 동기나 의도가 전혀 없었고 성적 언동이 포함된 어떠한 말도 한 사실이 없다"며 "원고의 평소 행실 및 직무성적, 다른 징계사건과의 형평성 등을 고려할 때 처분이 지나치게 가혹하다"며 면직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냈다.


1심 법원은 "검사는 성희롱 등 성 관련 범죄행위를 비롯한 범죄의 수사와 공소의 제기 및 유지 업무 등 국가형벌권의 행사에 관여하는 준사법기관으로 사회의 성인식 변화를 살피고 이를 적극적으로 반영함으로써 사회변화에 부응하고 선도해 나갈 의무가 있다"고 했다.



이어 1심 법원은 "(강 전 검사의 비위행위는) 자신의 신분이나 본분을 망각한 것"이라며 "비위행위가 그동안의 왜곡된 사회적 인습이나 직장문화 등에 의해 비롯된 것이라도 그 행위의 정도를 가볍게 평가할 수 없다"면서 면직 처분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2심 법원 역시 1심 법원의 판단을 받아들였다. 대법원은 이를 받아들여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