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혁철 이어 비건 하노이行, 北美 '예비 핵담판' 임박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왼쪽)와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

2차 북미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를 조율하는 실무협상이 베트남 하노이에서 21일쯤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에 이어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하노이행 항공기에 몸을 실었다. 북미 실무협상팀은 오는 27~28일 열리는 정상회담 직전까지 비핵화와 상응 조치의 선택과 조합을 놓고 치열한 수싸움을 벌일 전망이다.

미국 국무부는 비건 대북대표가 19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로 출발했다고 밝혔다. 로버트 팔라디노 국무부 부대변인은 "비건 대북대표는 다음주 열리는 정상회담 준비를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북한 카운터파트인 김혁철 대미대표도 20일 하노이에 도착한다. 김 대미대표는 전날 평양에서 베이징을 경유해 하노이로 출발했다. 김 대미대표가 이끄는 북한 의제 협상팀에는 김성혜 통일전선부 책략실장과 최강일 외무성 북미국장 직무대행도 동행했다.

북미는 비건 대북대표와 김 대미대표가 하노이에 도착하는 대로 핵심 의제와 정상회담 합의문을 조율하는 협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북미는 이미 하나노이에 도착한 알렉스 웡 국무부 차관보와 박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 등 낮은 단계의 실무팀을 가동해 의제 조율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정상회담이 일주일 앞으로 임박한 만큼 협상을 이원화해 진행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와 별도로 대니스 월시 백악관 부비서실장과 김창선 국무위 부장은 정상회담 장소와 일정, 동선 등을 조율하는 의전·경호 협상을 진행 중이다. 북미의 정상회담 의제·의전 협상팀이 여러 갈래에서 숨가쁜 협상을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비건 대북대표와 김 대미대표의 의제 협상 본게임에선 북한의 비핵화와 미국의 상응조치를 둘러싼 줄다리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영변 핵시설 폐기·검증과 플러스알파(+a), 종전선언·북미연락사무소를 넘어서는 남북경협 재개 허용 ,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로드맵의 합의문 반영 여부가 핵심 관건으로 꼽힌다. 실무협상 결과는 합의문 초안으로 반영되고, 정상회담의 성패를 가르는 밑그림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전날 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면서 비핵화 견인을 위해 '남북경협' 카드를 적극 활용해 달라고 설득했다. 문 대통령은 19일 "남북 사이의 철도, 도로 연결부터 남북경제협력 사업까지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다면 그 역할을 떠맡을 각오가 돼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전날 "남북 경제협력이 시작된다면 가장 먼저 쉽게 시작할 수 있는 것이 금강산 관광"이라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