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과 FTA 체결 중요한데…" 英 "브렉시트 전 어렵다" 시인

(런던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지난 14일(현지시간) 런던의 하원에 출석하기위해 총리 관저를 출발하고 있다. 메이 총리는 이날 정부의 브렉시트 계획에 대한 표결에서 또 패배했다. © AFP=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영국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앞두고 다른 나라와 무역협정 체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유럽연합(EU)에 속해 있을 때는 개별국가와 따라 무역협정을 맺을 필요가 없었지만, 브렉시트 이후에는 상황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만약 아무런 협정 없이 브렉시트 효력이 발생하면 관세율이 상향돼 영국 무역이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

그레그 클라크 영국 기업부 장관은 19일(현지시간) 영국의 제조업 관련 단체인 메이크UK가 주최한 연례 콘퍼런스에서 "불행히도 모든 자유무역협정(FTA)이 시한(3월 29일 오후 11) 내 마무리되지 않을 것"이라며 "그중에서도 특히 중요한 일본과 한국과의 FTA 체결도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것이 바로 내가 노 딜 브렉시트(아무런 합의 없는 브렉시트)를 반대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클라크 장관은 특히 지난 18일 영국을 떠나 브렉시트 발생 이후인 다음 달 30일 일본 오사카에 도착하는 상선 '탈라사 마나(Thalassa Mana)'호를 언급하면서 "기업들이 앞으로 40일 이후 무역 협정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브렉시트 시한 전 최대한 빨리 무역 협정을 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영국과 한·일 간 무역 규모는 연간 256억파운드(약 37조5800억원)에 달하며, 영국이 16억파운드(2조3488억원)가량의 흑자를 보고 있다.

영국이 양자 무역협정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자칫 큰 시장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직 EU 소속인 영국은 현재 약 40개의 무역협정을 통해 세계 70개국 시장에 접근하고 있다. 그러나 영국이 EU에서 분리되면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 따라 관세율이 상향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영국은 브렉시트 결정 이후 다른 나라들과 개별적인 무역협정 체결에 주력해왔다. 그러나 지금까지 영국과 새로이 협정을 체결한 나라는 호주, 뉴질랜드, 이스라엘, 칠레, 팔레스타인, 스위스와 동남부 아프리카의 일부 국가뿐이다.

테리사 메이 총리가 EU와 마련한 브렉시트 합의안이 영국 의회를 통화하지 못하면서 노 딜 브렉시트 가능성은 계속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합의안은 21개월의 전환기간을 포함하지만, 무조건 EU가 맺은 무역협정 적용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 "이마저도 무역 상대국의 결정에 달려 있다"고 했다. 영국으로서는 최대한 빨리 양자 협정을 체결해야 한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