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간 섬유화 신약 개발…가습기살균제 피해자 돕고 싶어"

아직 인류가 원인과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는 질병들이 몇 개 있다. 알츠하이머, 치매 같은 뇌 질환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특발성 폐섬유화증(IPF),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등도 포함된다.


오스티오뉴로젠은 특발성 폐섬유화증,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치료제 연구에 집중하는 바이오 벤처다. 다국적 제약사들도 해법을 제시하지 못한 분야에서 2013년 문 연 오스티오뉴로젠이 실마리를 찾았다.

윤병수 오스티오뉴로젠 창업자 겸 부회장(사진)은 "쑥에서 찾아낸 물질 'ONG21001'과 'ONG41008'이 섬유화된 폐와 간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며 "지금까지 신약 후보 물질들에 비해 획기적인 효능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 물질 차이는 간 섬유화에서 효능이다. ONG41008이 ONG21001보다 간 섬유화 치료 효과가 좋다. ONG21001은 간 섬유화를 유발하는 25개 유전자에 반응하지만 ONG41008은 77개에 반응한다.

간 섬유화의 경우 세계적으로 60여건 임상이 진행됐는데 대부분이 2개 이상 약물을 병용으로 썼다. 서로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다. ONG41008은 항염증과 항지방을 동시에 겨냥한다. 이런 방식의 후보 물질은 극히 드물다.


윤 부회장은 "최근 다국적 제약사가 국내 제약사로부터 NASH 질환 치료제 기술을 도입했는데 2개 이상 약물을 동시에 투여하는 콤보를 목표로 하는 것으로 안다"며 "이런 점에서 우리 신약 후보 물질 경쟁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말했다.

오스티오뉴로젠에 따르면 NASH는 치료제가 없다. 미국인 25%가 이 질환을 앓고 있다. 운동부족에 과도한 영양섭취가 원인이다. 2020년 세계시장 규모가 23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다국적 제약사 3곳과 기술수출을 논의 중이다.

시장만 놓고 보면 NASH가 IPF를 압도한다. 올해 IPF 시장규모는 5조원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윤 부회장에게 IPF는 조금 남다른 질환이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연관이 있다. 원인이 뭐든 피해자들 질환이 IPF이기 때문에 오스티오뉴로젠이 역할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윤 부회장은 동물을 대상으로 가습기 살균제 상황을 조성한 뒤 ONG21001 등이 통하는지 전임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그는 "동물 임상에서 효과가 입증되면 연구자 임상 형태로 가습기 살균제 피해를 입은 환자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며 "원인은 제각각이지만 병명이 IPF라면 치료 효과는 비슷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