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비상조치 때 무조건 학교 휴업?…"제한적 실시"

머니투데이

세종=정현수 기자

(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수도권에 첫 미세먼지 예비저감조치가 발령된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도심이 뿌옇다. 이날 수도권에 처음으로 발령된 미세먼지 예비저감조치는 발령 당일의 초미세먼지(PM2.5) 일평균 농도가 보통 수준이었어도 내일과 모레의 초미세먼지 일평균 농도가 모두 1㎥당 50㎍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될 때 발령된다. 2019.2.20/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부가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발령 때 어린이집과 학교 등의 휴업을 제한적으로 실시한다. 맞벌이 부부 등의 '돌봄 공백'을 우려해 미세먼지 상황이 극도로 안 좋을 때만 휴업을 권고하는 방식이다.

환경부와 교육부, 보건복지부는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의 휴업 권고 규정을 확정했다고 20일 밝혔다. 지난 15일부터 시행된 미세먼지 특별법에 따르면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되면 어린이집과 유치원, 학교 등의 휴업을 권고할 수 있다.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의 발령 기준은 크게 3가지다. 초미세먼지(PM 2.5) 농도를 기준으로 ①당일 0~16시 평균 50마이크로그램(㎍)/㎥을 초과하고 내일 24시간 평균 50㎍/㎥을 초과할 것으로 예상하면 비상저감조치를 발령한다.

이 밖에 ②당일 미세먼지 주의보(750㎍/㎥ 이상 2시간)가 나오고 내일 24시간 평균 50㎍/㎥을 초과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③내일 24시간 평균 미세먼지 '매우나쁨'(75㎍/㎥ 초과)이 예상되는 경우도 발령 기준이다.

정부는 ③의 기준에 따라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되거나 비상저감조치 시행 중 초미세먼지 경보(150㎍/㎥ 이상 2시간)가 발령되는 경우에 한해서만 휴업을 검토한다.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될 때마다 휴업을 권고하는 건 아니라는 의미다.

2015년 초미세먼지 예보제를 도입한 이후 내일 기준 '매우 나쁨' 예보는 2018년까지 한 번도 없었다. 올해는 지난달 12~14일 기간에 전국 19개 권역 중 제주와 강원 영동을 제외한 17개 권역에서 1~3회 예보가 이뤄졌다.

초미세먼지 경보는 지난달 14~15일에 서울 등 6개 시도 12개 권역에서 집중 발령됐다. 과거 사례를 고려하면 실제 권고기준 충족일수는 연간 최대 1~2회다. 정부는 그만큼 휴업 권고가 자주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유치원과 학교에 휴업 권고가 내려지더라도 학교장의 재량에 따라 등교가 가능하다. 이 경우 공기정화장치가 설치된 실내에서 초등돌봄교실과 휴업대체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다. 수업단축 역시 마찬가지다.

어린이집은 휴업 권고 때 학부모가 가정 내 보육 여부를 선택하도록 한다. 정부 관계자는 "고농도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시행 지침 등을 미세먼지 특별법 시행에 따라 개정, 배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