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청업체서 뒷돈받은 대림산업 현장소장들 1심 집행유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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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갑(甲)의 위치'를 이용해 하청업체로부터 거액의 뒷돈을 받아 챙긴 건설사 현장소장들에게 1심 재판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영훈)는 20일 배임수재 혐의로 기소된 대림산업 전 현장소장 백모씨(56)와 권모씨(61)에게 각각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 권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와 함께 백씨에게는 160시간과 추징금 1억500만원 납부를, 권씨에게는 80시간의 사회봉사와 추징금 4000만원 납부를 명령했다.

재판부는 백씨와 권씨 등에게 거액의 금품을 제공하고 타인에게 증거를 위조하도록 시킨 혐의로 기소된 하청업체 건설사 대표 박모씨(74)에게도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박씨에게 뇌물을 받은 감리담당자 임모씨(57)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이와 함께 임씨에게 80시간의 사회봉사와 700만원 추징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백씨와 권씨는 하도급 업체 평가에 대한 실질적 권한을 가진 현장소장이라는 지위를 이용해 장기간 여러차례 거액을 수수했다"며 "하도급 공사에서 일어나는 고질적·구조적 비리는 공사비 감축의 원인이 돼 부실공사로 이어질 위험이 있어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현장직원들에게 청탁의 대가로 거액을 교부한 박씨는 타인에게 증거를 위조하도록 시키고 위조된 증거를 수사기관에 제출하기도 했다"며 "임씨는 시공 전 과정을 관리 감독해야 할 감리단장이라는 직책에 있으면서도 금품을 수수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재판부는 백씨가 받은 1억원에 대해서는 "박씨의 진술이 일관되지 못하고, 사건 발단 경위에 비춰봤을 때 다소 과장됐을 수 있다"며 "많은 금액을 받았을 것이라는 의심은 가나 객관적인 증거가 부족해 이 부분에 대한 공소사실은 무죄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백씨와 김씨는 2011~2014년 대림산업 현장소장으로 근무하던 당시 하도급 업체로 참여하고 있던 박씨에게 고급 외제승용차 등 금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감리단장이던 임씨 또한 박씨에게 각종 공사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수회에 걸쳐 금품을 받아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금품을 제공한 박씨는 과거 경찰조사에서 시공사 간부들의 노골적인 금품 요구에 응하지 않을 경우 공사에 트집을 잡거나 공사 중간정산금 지급을 미뤘다고 설명했지만, 검찰은 박씨에게도 배임증재혐의와 증거위조교사 혐의를 적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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