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만에 부활한 종합검사, 업권별 타깃 1호 금융사는?

4년 만에 부활한 금융감독원 종합검사가 4월부터 시작된다. 금감원은 다음달까지 종합검사 대상 선정기준에 대한 금융회사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밟기로 했지만 기존에 밝힌 기준이 크게 바뀌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감원은 금융소비자보호, 시장영향력 등을 고려해 업권별로 신한금융, 삼성생명, 메리츠화재, 신한카드 등을 종합검사 대상 1호로 유력하게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21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전날 금융위원회에서 금감원이 제출한 ‘2019 종합검사 계획안’이 통과됨에 따라 금감원은 내달까지 종합검사 대상선정 기준에 대한 금융업계 의견을 수렴해 4월에 대상 금융회사를 확정한다.

금감원은 △소비자보호, △재무건전성, △내부통제와 지배구조, △시장영향력 등 4가지 기준으로 대상을 선정하겠다고 금융위에 보고했는데 이는 금감원이 지난해 연말 언론에 밝힌 기준과 다르지 않다.

금감원은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까지 올해 업무계획을 세우면서 업권별 종합검사 대상을 잠정적으로 선정해 뒀다.


가장 관심이 많은 보험업권은 생명보험사 중에선 삼성생명이, 손해보험사 중에선 메리츠화재가 검토대상 1호다. 삼성생명은 2013년 11월 마지막 종합검사를 받았는데 지난해 즉시연금과 암보험금 미지급으로 분쟁 민원이 급증했다. 시장점유율 1위사이기 때문에 시장영향력 측면에서도 1순위로 거론될 수밖에 없다. 삼성생명이 금감원의 보험금 지급권고를 거부하고 계약자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 중인 상황이라 금감원으로선 ‘보복성 검사’ 비판을 받을 여지가 있다.

중형 손보사인 메리츠화재는 2013년 5월 종합검사를 받은 적이 있다. 메리츠화재는 2015년 김용범 부회장 취임 이후 공격적인 영업을 해 왔다. 특히 보험대리점에 파격적인 수당을 내걸면서 ‘과당경쟁’ ‘출혈경쟁’ 논란을 빚어 금감원으로부터 ‘경고’를 받았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은 장기산업인데 최근 몇년 간 메리츠화재의 영업방향은 보험업 본질과 맞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은행권 중에선 지난해 경영실태평가를 받은 KEB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일단 대상에서 제외된다. 나머지 은행 중 지난 2015년 4월 종합검사를 받은 신한은행이 1순위로 거론된다. 신한은행은 특히 채용비리와 ‘남산 3억원 사건’ 등으로 전현직 CEO(최고경영자)들이 줄줄이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금감원은 신한금융의 오렌지라이프 인수 승인 심사에서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이 채용비리 문제로 구속될 경우에 대비한 대책을 요구했다.

보험사들과 달리 은행들은 종합검사에 대한 거부감이 상대적으로 적다. 보험사는 50여개 회사 중 1~2곳이 선정되는 만큼 검사 대상으로 지목되는 게 부담이지만 은행은 대상회사가 많지 않다. 신한은행 고위 관계자도 “검사주기를 고려할 때 올해 종합검사를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부문검사를 여러 번 받는 것보다는 종합검사를 한 번 받는 게 부담이 덜 하다”고 말했다.

카드사는 역시 신한금융 계열사인 신한카드가 종합검사 대상 1순위다. 신한카드는 2014년 9월 금감원 종합검사를 받은 적이 있다. 신한카드는 카드업계 점유율 1위사로, 지난해 민원건수가 가장 많았다. 신한카드는 또 카드 부가서비스를 축소하면서 이를 금감원에 사전신고하지 않아 최근 과태료 부과를 받았다.

특히 금감원은 지난해 연말 8개 카드사에 대해 대출금리를 제대로 산정하는지 현장 검사를 했는데 신한카드 등 일부 카드사에서 다수의 문제를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카드는 소비자 영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민원이 종합검사 대상 선정에 중요한 기준”이라며 “지난해 연말 실시한 대출금리 산정체계 검사결과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종 대상 금융회사는 종합검사 기준 확정 후 변경될 여지가 있다. 금감원은 과거에는 연간 45개 내외의 금융회사에 대해 종합검사를 했는데 ‘유인부합적’ 종합검사 원년인 올해는 대상회사를 절반 이하로 줄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