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증자에 주가는 '뚝뚝'…다시 올라갈 수 있을까?

두산중공업 (14,690원 ▼210 -1.41%)이 두산건설 (1,240원 0.0%) 지원을 위해 대규모 유상증자에 나서기로 했다. 자회사 지원을 위한 유상증자라는 점에서 주가 하락은 불가피하다. 문제는 유상증자 이후다. 급락한 주가가 단기간 얼마나 회복될 수 있을지를 두고 투자자들은 촉각을 세우고 있다.
22일 오후 2시 현재 두산중공업은 전일 대비 790원(8.62%) 떨어진 836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개장 직후부터 주가는 전일대비 8%대 하락선에서 맴돌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전일 총 6084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증자 전 발행주식수의 72.6%(8500만주)에 달하는 수준이다. 두산중공업 측은 이중 3000억원은 두산건설 증자에 사용하고, 이외 자금은 차입금 상환과 풍력 등 투자 재원으로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증자 이유가 두산건설 지원을 위해서라는 점은 기존 주주들에게 부정적일 수 밖에 없다. 김홍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대규모 유상증자에 따른 주가 희석의 유사한 사례로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2017년 말 유상증자 공시 당시 각각 28.8%, 28.9% 주가가 폭락했다"며 "다만 두산중공업은 미리 유상증자 검토 중임을 언급하면서 이미 일부가 주가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두산중공업은 지난 13일 실적 공시를 하며 이미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후 주가는 꾸준히 하락세를 보였다. 유상증자 재료는 이미 주가에 반영돼왔지만, 예상치보다 큰 규모에 주가는 추가 하락했다.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은 "증자는 예상했던 시나리오지만 4000억원 내외로 예상했던 것보다 대규모"라고 평가했다.

문제는 여전히 국내 건설 시장의 불확실성은 여전하고, 그룹사의 계속된 지원으로 부담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이 연구원은 "자본 확충이 완료되면 실적 개선 흐름으로 주가가 평가되겠지만 단기적으로 증자 충격이 반영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상황을 반영해 증권사들은 일제히 목표 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IBK투자증권은 6400원까지 목표 주가를 낮췄고, 삼성증권은 7900원, DB금융투자는 8200원, 대신증권은 9000원으로 조정했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유상증자 발행 예정가액으로 주가가 수렴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급락한 주가가 얼마나 빠르게 제자리로 돌아올 것인지는 결국 실적 개선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지난 4분기 두산중공업은 매출액 3조9664억원으로 전년대비 5.6% 증가했지만, 영업이익 1232억원으로 전년대비 32.7% 감소했다. 정동익·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영업이익은 시장예상치의 절반 수준에 그쳤고 대규모 충당금으로 순이익은 4144억원 적자를 기록했다"며 "수주 잔고 부족으로 매출액이 감소하면서 실적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고, 무엇보다 두산건설의 실적 부진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발전 분야 업황이 개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점은 그나마 반가운 소식이다. 김 연구원은 "두산건설 추가 지원과 유상증자 이슈는 단기 부정 요인이지만, 발전분야 업황은 중기적으로 점진적 개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해다.

김 연구원에 따르면 수익성 측면에서 최대 기여도를 보이는 원전분야는 국내 신한울3,4호기 재개 가능성이 있고, 해외에서도 사우디, UAE, 인도, 체코, 영국 등지에서 수주 가능성이 가시화되고 있다. 석탄화력발전은 올해 1월에 3년만에 베트남으로부터 EPC 수주를 인식했고, 상반기 중에 인도네시아로부터 추가 수주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김 연구원은 "두산중공업은 새로운 발전 분야로 친환경적인 가스터빈 원천기술개발을 완료해 LNG복합화력발전소 수주가 국내에서 기대된다"며 "신재생분야인 풍력 발전에서도 현재 8MW급 해상용 풍력발전시스템 개발을 국책과제로 선정해 오는 2022년까지 개발해 상업화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