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OO펀드는 고액자산가 전유물? 입소문 타고 '너도나도'

머니투데이

신아름 기자

펀드의 투자자산별 주간 자금 유입강도(국내, 공모)

증시 변동성이 커지고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이고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부동산 펀드'에 돈이 몰리고 있다.

부동산 펀드는 투자자들이 하나의 조합을 이뤄 상업용 건물 등을 매입, 투자하는 것으로 과거 고액자산가나 기간투자자에 제한된 상품이란 인식이 강했지만 최근 일반투자자들 사이에서도 빠르게 입소문을 타면서 인기몰이를 하는 모습이다.

22일 금융투자협회와 DB금융투자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간(14~20일) 공모펀드 중 국내에 투자하는 자금의 유입강도는 부동산 펀드가 4.2%를 기록하며 가장 높았다. 같은 기간 1%대를 기록한 채권형 펀드, 1% 미만인 주식형 펀드의 유입강도와 비교할 때 부동산 펀드가 월등히 높은 쏠림 현상을 보인 것이다.

유입강도는 펀드의 총 운용자산에서 기간 내 유입된 금액이 차지하는 비중을 뜻하는 것으로, 이 수치가 높을수록 해당 펀드에 대한 자금 쏠림현상이 뚜렷하다는 의미다.

최근 부동산 펀드에는 투자자들의 자금이 몰리는 추세다. 지난달 말 기준 부동산 펀드의 순자산은 78조원으로, 1년 전인 지난해 1월 말(62 조)과 비교해 26% 늘었다. 반면 주식형 펀드의 순자산은 같은 기간 89억원에서 86억원으로 3.4%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전통적 투자 상품인 주식과 채권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이에 대한 대체투자의 한 영역으로 부동산 펀드가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국내 투자자들 입장에서 익숙한 투자 대상이고, '하이 싱글 디짓'(한자릿수 후반대)의 기대 수익률을 충족시켜줄 수 있는 것이 부동산이란 판단에서다.

시장에서는 부동산 펀드의 인기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본다. 국민연금 등 연기금을 중심으로 한 기관투자자들이 대체투자를 강화하는 분위기인 만큼 시장 규모가 점진적으로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반면, 부동산 펀드는 워낙 개별 '딜'(거래)마다 세부적인 사항이 다른 만큼 섣부른 투자는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시장 상황이 갑자기 안좋아지면 (부동산 펀드의) 비중을 줄일 수는 있겠지만 글로벌 상황이 극단적으로 부진한 게 아니기 때문에 대체투자로서 부동산 펀드의 지위는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며 "글로벌 시장에서 부동산 펀드의 과열 양상이 나타나고 있어 그 부분을 염두에 두고 접근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