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슐랭 믿었는데"…스페인 식당서 독버섯 먹은 여성 숨져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사진제공=픽스타

미슐랭 스타를 받은 스페인 레스토랑에서 40대 여성이 독성 버섯이 든 요리를 먹고 숨져 현지 보건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이 식당에서만 나흘간 고객 29명이 식중독 증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영국 BBC와 데일리 텔레그래프 등은 마리아 헤수스 페르난데즈 칼보(46)가 지난 16일 스페인 발렌시아의 RiFF 레스토랑에서 저녁 식사를 하고 구토와 설사 증세를 보인 뒤 이튿날 아침 숨졌다고 보도했다.

칼보는 남편의 생일을 맞아 남편, 10살 아들과 함께 식당을 방문해 참곰보버섯이 있는 지중해식 요리를 먹었다. 참곰보버섯은 프랑스식 별미로 유명하지만, 강한 독성을 지녀 날것으로 먹어서는 안 된다. 이 때문에 보통 요리 전에 한차례 말린 뒤 다시 물에 불려 사용한다.

발렌시아 보건당국에 따르면 칼보의 남편과 아들을 포함해 이날 식당을 찾은 11명의 손님이 칼보와 비슷한 증세를 보였다. 당국이 지난 13일부터 16일까지 조사를 확대한 결과, 고객 75명 중 29명이 식중독 증상을 호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국은 칼보의 사인이 독성 물질로 인한 중독사인지 또는 폐로 들어간 일부 토사물로 인한 질식사인지 부검 전까지 확신할 수 없다고 전했다.

아나 바르셀로 보건 책임자는 20일(현지시간) "음식 소화가 직접적인 원인인지 또는 사망 결과를 촉진한 것인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칼보가 먹은 식재료는 국가독성연구소가 분석할 예정이다. 연구소는 참곰보버섯이 요리 전 적절한 조치를 거쳤는지, 혹은 모양이 비슷한 유사곰보버섯은 아닌지 확인한다. 유사곰보버섯은 참곰보버섯보다 독성이 더 강해 식용으로 쓰이지 않는다.

RiFF 식당의 요리사 베른트 크뇔러는 칼보의 죽음에 대해 깊은 유감을 나타냈다. 크뇔러는 19일 낸 성명서에서 "발렌시아 보건당국과 최대한 협조하겠다"며 "식중독의 원인이 밝혀질 때까지 식당 영업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지난 18일 이뤄진 1차 점검에서 (위생상태가) 양호하다는 보증서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이 식당은 세계 최고의 권위의 식당·여행 정보 안내서 미슐랭 가이드에서 별 1개를 받은 곳이다.

2009년 미슐랭 가이드는 이곳을 "획기적인 요리"라며 "높은 품질의 계절과 지역 별미를 갖췄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