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통령'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금품' 논란, 왜?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선거가 매번 금품선거 등으로 논란이 가열되면서 선거규정을 고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회장 선거가 공직선거법이 아닌 중소기업협동조합법에 따라 시행되면서 당선무효 등 혼탁선거에 대한 처벌조항이 미비하다는 주장이다.


24일 서울특별시선거관리위원회 및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제26대 중기중앙회장 후보자인 김기문 제이에스티나 (1,955원 ▲50 +2.62%) 회장의 비서실장 A씨는 최근 선거를 앞두고 유리한 기사작성을 부탁하며 모 언론사 기자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로 검찰수사를 받고 있다.

앞서 김 회장의 또 다른 측근인 B씨도 지난해 12월 선거인단에 "지지율이 50%를 돌파했다"고 문자메시지를 발송해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검찰에 고발 조치됐다. 이번 중앙회장 선거와 관련된 선거법 위반 논란은 이뿐만이 아니다. 선관위에 따른면 지난 21일까지 접수된 선거법 위반 제보만 18건에 이를 정도로 선거전은 과열을 넘어 혼탁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중기중앙회장 후보자 측근의 위법 행위가 유죄로 판결돼도 후보자에게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는다. 중소기업협동조합법 139조는 당선인의 당선무효 사항에 "조합, 사업조합, 연합회 또는 중앙회의 임원선거의 당선인이 그 선거에서 (관련법을 위반으로) 징역형 또는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으면 당선을 무효로 한다"고 규정했다. 측근의 법 위반 사항에 대해서는 별도로 규정하지 않았다.

중기중앙회장 선거가 매번 혼탁선거 양상을 보이는 이유다. 대통령·국회의원·지방의회의원·지방자치단체장을 선출하는 공직선거법은 이와 다르다. 공직선거법 265조는 선거사무장, 선거사무소 회계책임자, 직계존비속·배우자 등이 관련법을 위반해 징역형 또는 3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으면 당선을 무효로 한다고 규정했다. 측근의 범죄도 당선 자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강력히 규정한 것이다.


이 같은 차이로 측근이 선거법을 위반해도 중기중앙회장 후보자 본인의 당선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는다. 다만 검찰 관계자는 김 회장 측근 고발건과 관련해 선관위의 고발사항에만 수사범위를 한정 짓지 않고 관련 조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사건 조사 과정에서 김 회장의 위법 여부도 들여다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중기중앙회 안팎에선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혼탁선거를 방지하기 위해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김기순 중기중앙회장 선거관리위원장은 "공직선거처럼 선거사무소, 선거사무장 등을 등록할 수 있게 해 연대책임을 지도록 해야 한다"며 "이번 선거가 지나고 나서라도 법을 보완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