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50%까지" 삼성생명, 고배당 발표했지만…

삼성생명 (78,000원 0.00%)이 배당성향을 향후 3년간 50%까지 확대한다는 고배당 정책을 발표했지만 증권업계 반응은 미지근하다. 새 보험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에 따른 불확실성 해소나 낮아진 보험이익에 대한 대비책이 없다는 것이 핵심요인으로 지목된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연결 매출액 32조2409억원, 영업이익 2조5833억원, 당기순이익 1조7337억원을 달성해 전년 대비 각각 1%, 53%, 37% 증가했다고 지난 21일 공시했다. 이와 함께 컨퍼런스콜에서 2018년 30% 수준인 배당성향을 2021년까지 경상순이익의 50%로 상향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고배당 정책을 발표했지만, 주가는 지지부진하다. 지난 22일 삼성생명 주가는 전일 대비 1500원(1.64%) 떨어진 8만9900원을 기록했다. 배당 기초가 되는 실적이 부진한데다, 제도 변경에 따른 불확실성이 겹친 영향이 컸다.

삼성생명의 지난해 연간 순이익은 전년 대비 37% 증가했지만, 이는 5월 처분한 삼성전자 지분 매각이익이 1조원 이상 반영된 영향이 크다. 4분기만 떼서 보면 4분기 순이익은 554억원 적자로, 컨센서스(2747억원)를 크게 하회했다.

오는 2022년 도입 예정인 새 보험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에 따른 불확실성도 뒤따른다. 이는 보험부채의 시가 평가를 골자로 하는 보험 회계처리 기준으로, 보험사 요구자본이 커져 지급여력(RBC)비율이 낮아질 수 있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회사의 배당 상향 의지뿐 아니라 새 회계기준 도입에 따른 불확실성 축소 의지가 필요하다"며 "보험이익 정체 속 장기채권 금리가 낮은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어 배당성향 확대 외에는 매력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배당정책도 경상순이익의 50%로 제시, 연간 순이익의 50%까지 배당한다는 삼성화재의 통 큰 배당정책과는 결이 다르다. 삼성화재는 삼성전자 지분 매각이익도 2018년 모두 배당재원으로 썼지만, 삼성생명은 지난해와 올해 절반씩 나눠서 적용한다.

정길원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삼성생명은 IFRS17 도입 이전까지 경상이익의 50% 범위 내에서 점진적으로 배당성향을 상향한다고 했는데 상승 속도가 얼마인지, 비경상이익 처리는 어떻게 할 것인지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질적 이익창출 현황을 반영하지 못하는 현 회계제도 하에서 배당성향에 초점을 맞춘 것이 혼선을 초래한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그는 유럽 선진 보험사처럼 적정 자본비율(대략 180~220%)을 정해 이를 초과하는 잉여는 환원하는 원칙을 세우는 등 좀더 명확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도하 SK증권 연구원도 "배당성향 의지는 밝혔지만 새로운 감독규제나 부진한 업황을 고려해 명확한 가이던스를 제시하지 못한 것이 한계"라며 "부진한 시장금리 흐름을 고려할 때 의미있는 실적 개선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