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 SKT 사장 "유료방송 업계 순위? 의미없다…콘텐츠 경쟁력 키워야"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25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고 있는 MWC2019에 참석, 미르마르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사진=SK텔레콤

박정호 SK텔레콤 (51,000원 ▼100 -0.20%) 사장이 "유료방송시장에서의 순위는 의미가 없다"며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는 수준의 콘텐츠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5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한 'MWC 2019'에 참석한 박 사장은 미라마르 호텔(Miramar)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5G(5세대 이동통신) 시대에 '초(超)혁신’을 이뤄나가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사장이 특히 주목하고 있는 부문은 미디어. SK텔레콤은 올해 초 SK브로드밴드(SKB)의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옥수수와 지상파의 푹(POOQ)을 통합키로 한데 이어 지난 주 SKB와 태광 계열 케이블TV업체(SO) 티브로드를 합병하기로 태광산업과 합의했다. 모바일 1960만명, 유료방송 760만명으로 총 2700만명의 가입자 기반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케이블TV 업체 추가 인수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사 하나 사서 1등하는 것은 의미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사업을 더 잘 해야 하는 부분에서 합병을 통해 성과를 내고 시너지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박 사장은 "의미있는 것은 가입자 순위보다는 스케일의 개념이고 그 스케일이라는 것은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는 수준까지 도달하는 것이라고 본다"면서 "2700만명의 가입자 기반으로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규모를 갖추게 됐고 시간이 지나면 SK텔레콤이 1위를 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티브로드 외 케이블TV 추가 인수 가능성에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낸 셈이다. SKB가 티브로드가 합병할 경우, 합산 점유율은 23.83%로 KT계열(KT+KT스카이라이프) 30.86%, 최근 인수 추진을 결정한 LG유플러스와 CJ헬로의 합산 점유율 24.43%에 이어 3위에 머물게 된다. 이에 업계에서는 SK텔레콤이 추가 SO 인수를 통해 점유율을 키울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콘텐츠 제작과 관련해서는 "한국의 콘텐츠 산업이 반도체 산업처럼 되길 바란다"며 "한국 콘텐츠 사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박 사장은 그동안 콘텐츠 부문에 대한 투자를 꾸준히 강조해 왔다. 그는 지난달 'CES(국제가전박람회) 2019’에서도 "5G 시대 변화는 미디어에서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이 미디어 콘텐츠 산업에 자본이 제대로 투하될 시점”이라고 이야기 한 바 있다.

이날 간담회에서 박 사장은 "5G 시대는 '초(超)시대'"라며 ""5년 뒤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AR(증강현실) 글래스로 영화를 보고 PC를 하는 초(超) 생활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SK텔레콤은 글로벌 AR글래스 제조업체인 매직리프(Magic Leap)와 AR 글래스 독점 제휴를 맺을 계획이며 포켓몬 고' 게임 개발사 나이언틱(Niantic)과 제휴해 '해리포터:위저드 유나이트' AR 게임의 환경 제공과 기술 플랫폼 협력을 추진 중이다.

스마트팩토리와 스마트오피스 등 미래 산업의 혁신 방향도 제시했다. 박 사장은 "현재 SK하이닉스 공장에 스마트팩토리를 도입해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분석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스마트팩토리뿐 아니라 연구실이나 기숙사 등을 스마트오피스·하우스로 만들어 '스마트 콤플렉스'를 구축해나가겠다"고 했다. 이어 "여기에 자율주행과 융합보안, 관제 등을 적용하면 '스마트시티'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박 사장은 "전에 없던 초(超) 글로벌 사업을 추진해 5G 시대에서는 통신업(MNO)을 포함한 새로운 ICT 사업의 성장 잠재력을 인정받겠다"며 "5년 안에 글로벌 최고 수준의 기업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했다.

박 사장은 곧 출시될 5G 요금제와 관련해선 "LTE(롱텀에볼루션)보다 훨씬 많은 데이터를 쓸 이용자들은 기가바이트당 5G 요금은 더 저렴해질 수 있도록 대용량 전용 요금제 등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