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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인은 옛말, 대세는 '사회공헌가'... 사외이사가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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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3.07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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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외이사의 명과 암] (종합)

[편집자주] 주총시즌을 맞아 기업들이 속속 새로운 사외이사 후보자를 공개하고 있다. 사외이사를 보는 시각은 다양하다. 특히 올해가 스튜어드십 코드 원년이어서 사외이사를 둘러싼 공방도 커지고 있다. 사외이사 자리를 원하는 쪽에서는 구직난이, 사외이사를 찾는 쪽에서는 구인난이 벌어지기도 한다.  


'검찰총장 대신 사회봉사자', 대기업 사외이사 바뀐다


[사외이사의 명과 암]①사회공헌·금융전문가, 사외인사로 인기

‘전직 검찰총장 대신 20년 의료 봉사자’(삼성전자)
‘주주가 추천한 국제 금융계에서 가장 성공한 한국인’(현대자동차)

한국 대표 기업의 사외이사 선임 문화가 바뀌고 있다. 법조, 관료 출신 인사에서 재무(회계), 기술, 사회공헌 전문가로 무게 중심이 이동 중이다. 선임 과정에서 회사의 입김도 최소화됐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주주가치 증대가 중시된 결과다. 또 연이은 세대교체로 젊어진 오너와 행동주의 펀드 등 외부의 경영권 간섭을 견제할 독립적인 이사진이 필요한 상황도 맞물렸다.

법조인은 옛말, 대세는 '사회공헌가'... 사외이사가 바뀐다

◇사회공헌·금융전문가를 사외이사로…이사회 의장까지= 삼성전자는 오는 20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안규리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와 김한조 하나금융나눔재단 이사장을 선임할 예정이다. 외부인원으로만 구성된 사외이사후보추천위에서 추천한 첫 인사들이다.

사회공헌 부문에서 활동 중인 두 사람은 송광수 전 검찰총장과 이인호 전 신한은행장이 물러나는 자리를 맡는다. 특히 안 교수는 20여년간 국내외에서 의료봉사를 한 공로로 2017년 호암상 사회봉사상을 받은 인물이다.

현대차는 올해 △윤치원 UBS그룹 자산관리부문 부회장 △유진 오 전 캐피탈그룹 인터내셔널 파트너 △이상승 서울대 경제학 교수 등 3명의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했다. 사외이사 2명(남성일 서강대 교수, 이유재 서울대 교수)의 임기가 만료됐고, 정원을 1명 늘렸다.

윤 부회장은 다국적 투자회사 UBS그룹에서 활동해온 안목과 최고 수준의 재무전문성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윤 부회장은 현대차에서 처음으로 주주추천과 ‘외부평가 자문단’을 거쳐 사외이사 후보로 선임됐다. 향후 현대차 기업설명회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SK는 염재호 고려대 총장과 김병호 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이 새로 사외이사 자리에 오를 예정이다. 이용희 NICE신용평가정보 부회장이 임기가 만료돼 물러났고, 정원이 1명 늘었다. SK는 대표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며 염 총장은 SK의 첫 사외이사 겸 이사회 의장에 선임될 것으로 보인다.

LG는 임기가 끝나는 노영보 전 서울고법 부장판사 자리에 한종수 이화여대 경영대 교수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한 교수는 회계전문가로 국제회계기준 해석위원회(IFRIC) 위원을 역임했다.

◇전문가로 균형 맞춰…전관예우보다 주주신뢰= 재계는 최근 사외이사에 적극적인 역할을 부여하고 있다. 외부의 시각으로 회사의 경영과 사회공헌, 주주가치 제고 활동을 평가해주길 바란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주주추천제 도입 등은) 이사회의 투명성과 독립성을 끌어올리고, 주주들과 적극 소통하기 위한 취지"라며 "이해관계자들의 균형있는 권익증진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예컨대 현대모비스는 △경영·기술 △재무·투자 △법률·투명성 △산업·경영 △운영·관리 부문의 전문가로 사외이사를 구성할 계획이다. 창사 이후 처음으로 외국인 전문가를 경영·기술과 재무·투자 사외이사로 추천했다.

이와 함께 행동주의 펀드를 중심으로 주주가 경영에 적극 참여하고, 주주권익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도 변화의 원인이다. 특히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은 모두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의 공격을 받았다.

재계 관계자는 "법조인과 관료에 대한 전관예우가 과거보다 약해졌다"며 "차라리 전문성 있는 사외이사로 주주의 신뢰를 얻는 것이 회사 입장에서는 더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남이 기자



사외이사 구인난…이해상충 속출... "교수님밖에“



[사외이사의 명암]②금융권, 매년 주총 시증 사외이사 모시기 난항…"자기권력화, 낙하산 방지 순기능" 지적도

정기 주주총회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금융지주사들의 '사외이사 모시기' 작업이 한창이다.

하지만 후보자의 이해상충 여부, 경영진과 친소관계 논란 등으로 마땅한 인물을 찾지 못한 채 금융지주사의 사외이사 구인난은 주총 시즌마다 반복되고 있다.
법조인은 옛말, 대세는 '사회공헌가'... 사외이사가 바뀐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KB·하나 등 주요 금융지주사는 3월 말 주주총회를 앞두고 사외이사 선임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신한금융은 지난 달 말 이사회를 열어 이윤재 전 대통령 재정경제비서관, 변양호 VIG파트너스 고문,성재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허용학 홍콩 퍼스트 브릿지 스트래티지(First Bridge Strategy Ltd.) 등 네 명을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을 확정했다. KB금융은 김경호 홍익대 경영대 교수를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 주총에 올린다.

하나금융은 윤성복·박원구·차은영·허윤 등 4명의 사외이사가 임기 만료를 앞뒀지만 최장 6년의 임기를 채우지 않아 모두 재선임하고, 이정원 전 신한데이타시스템 사장을 신규 선임하기로 했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말 지주사 전환과 함께 사외이사 선임을 마쳐 3월 주총에선 관련 안건이 없다.

금융권에선 올해는 사외이사 교체 폭이 크지 않아 비교적 고생을 덜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매년 주총 시즌마다 이해상충 관계, 경영진과의 학연·지연 논란 등을 꼼꼼히 살피면 마땅한 인물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회계 분야 전문가의 경우 '교수 외 대안이 없다'는 평가가 중론이다. 일례로 KB금융은 올해 주총에서 회계전문가인 한종수 사외이사의 후임 찾기에 나선 가운데, 전문성이 높은 이른바 4대 회계법인 출신 회계사는 애초부터 배제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권 이사회 담당 실무자는 "삼일·삼정·안진·한영 등 주요 회계법인은 감사 업무 뿐만 아니라 각종 컨설팅, M&A(인수·합병) 과정에서 자문을 맡기 때문에 4대 법인 출신의 회계업계 내 명망 있는 인물은 회계 전문가 몫의 사외이사로 모시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회계학계의 권위있는 인물을 찾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KB금융의 한종수 사외이사와 김경호 후보, 하나금융의 양동훈 동국대 회계학과 교수, 신한금융은 한국회계학회장을 지낸 이만우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등 학계 인물이 금융지주사의 회계 전문가 몫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KB금융그룹 노동조합협의회(KB노협)이 사외이사 추천을 시도했던 백승헌 변호사 역시 이해상충 이슈에 낙마했다. 백 변호사가 소속된 법무법인 지향이 KB손해보험에 법률자문과 소송을 수행한 전력이 이유였다. 수임 규모는 월 평균 200만원 미만, 건수는 월평균 2건 미만의 소액이었지만 이해상충 부담을 넘긴 어려웠다.

경영진과의 학연·지연 논란도 사외이사 후보군을 좁히는 이유 중 하나다. 현 정부 들어 지배구조 개선 주장이 힘을 얻는 가운데 주총 의안 분석기관들이 사외이사의 '독립성'을 평가하면서 CEO와의 학연·지연이 있을 경우 낮은 점수를 주기 때문이다.

반면 현재의 엄격한 사외이사 선임 요건에 대한 순기능이 크다는 평가도 많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사외이사 자격 조건은 과거 사외이사의 자기 권력화, 낙하산 사외이사 등의 폐해를 막기 위해 마련된 것"이라며 "구인난이란 부작용이 존재하지만 필요한 규제를 없애기 보다는, 주주 추천 등 금융사마다 사외이사 영입 경로를 다양화하는 등의 노력으로 어려움을 해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변휘 기자



금융권 사외이사도 연평균 보수 6800만원…삼성 계열이 '톱’


[사외이사의 명암]③금융지주·은행·생보·손보·카드 상위사업자 집계…78명 사외이사 연 53억원 수령

주요 금융회사의 사외이사들은 한 해 평균 4주 정도를 일하고 6500만원 정도의 보수를 수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차량과 건강검진, 소속 단체에 대한 기업의 거액 기부까지 각종 혜택도 함께 누리고 있었다.

3일 머니투데이가 금융지주사 네 곳, 은행 다섯 곳, 생보·손보·카드사 각각 세 곳 등 각 업권 상위권 18개사의 2017년 회계연도 사업보고서를 살펴본 결과 78명의 사외이사가 한 해 동안 수령한 보수는 총 52억8153만원으로 집계됐다. 1인당 평균 금액은 6771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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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별로는 삼성그룹 계열 금융회사들의 사외이사 보수가 월등했다. 삼성카드 사외이사는 2017년 1인당 1억5900만원, 삼성화재 사외이사는 1억325만원, 삼성생명 사외이사는 975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또 KB금융 사외이사가 8300만원, KB국민은행 사외이사가 7875만원의 보수로 업계 상위권이었다.

전체 사외이사들의 연간 평균 활동시간을 어림잡아 200시간으로 가정하면 평균 시급은 33만8550원이다. 주당 법정 최장 근로시간(52시간)을 고려하면 4주쯤 일하고 연봉 6500만원 이상을 버는 셈이다.

회사마다 사외이사들의 활동시간이 천차만별인 데다 업무의 중요성, 개개인의 높은 역량 등 보수를 결정하는 여러 변수가 존재함을 고려한다 해도 서민들의 눈높이에서 '고액 보수'라는 평가는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사외이사들의 보수는 매월 보장되는 기본급과 이사회 의장, 각종 이사회 내 소위원장 등 직책의 중요도에 따라 더해지는 직책 수당, 회의가 열릴 때마다 제공되는 이른바 '거마비' 성격 수당으로 구성된다.

예컨대 지난달 28일 '2018년도 지배구조 및 보수체계 연차보고서'를 공개한 하나금융지주 사례를 보면, 윤성복 사외이사는 작년 한 해 6935만원을 수령했다. 매월 400만원, 연간 4800만원의 기본급 비중이 가장 컸으며 이사회·감사위원회·임원후보추천위원회·회장후보추천위원회 등 회의마다 50만원씩 총 950만원의 참가 수당을 받았다. 또 작년 3~11월까지 이사회 의장을 맡아 직책 수당 929만원 등을 받았다.

보수 외 복지 혜택은 또 다른 특권이다. 회의가 열릴 때마다 차량과 기사가 제공되는 것은 물론이고 사외이사 본인은 물론 배우자 또는 가족들까지 건강검진권을 지원받는 경우가 많다. 예컨대 하나금융은 작년 김홍진 사외이사와 배우자에게 제공한 건강검진권의 값어치를 494만원으로 책정했다.

또 사외이사가 소속된 대학, 비영리법인 등에 대한 기업의 기부도 간접 지원으로 볼 수 있다. 기업들 모두 "사외이사 때문에 기부를 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사외이사들로선 친정에 보탬이 된 결과다.

하지만 이처럼 많은 혜택을 받은 사외이사들이 실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지에 대해선 시선이 엇갈린다. 회계업계 한 관계자는 "사외이사 제도가 경영진을 견제하는 취지로 출발했지만 오히려 갖가지 혜택 속에서 '거수기·로비스트'로 기능한다는 비판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반면 한 금융회사 이사회 담당자는 "단순히 많은 보수를 받는다고 해서 비난하기보다는 실제로 사외이사들이 제대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지를 평가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변휘 기자



"사외이사 다양화" 목소리 귀기울이는 금융권



[사외이사의 명암]④KB 이어 신한·DGB금융 주주에 '사외이사 추천권' 부여…노조 추천 거세져

대형 금융지주회사들이 주주들에게 사외이사 추천 권한을 제공하고 금융권 밖 경력 인사들을 사외이사로 영입하는 등 이사회 개편에 힘쓰고 있다. 경영진을 견제·감시하기 위한 독립성 제고, 금융업의 급속한 디지털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문성 확보를 위해서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금융지주사 중에서 주주제안 추천 인사를 사외이사 후보 풀(pool, 후보군)에 포함시키는 곳은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 DGB금융지주 등 세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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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추천 제도는 의결권 있는 주식을 1주, 6개월 이상 소유한 주주를 대상으로 주주 1인당 1인의 사외이사 예비후보를 추천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각 금융사의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주주 추천 인사 중 결격사유가 없는 후보군을 다른 추천 경로를 통해 선별한 후보군과 동일하게 신규 사외이사 선임에 활용하게 된다.

주주의 사외이사 추천 제도는 4년 전 KB금융이 국내에서 처음 시도했다. 이른바 'KB사태'로 당시 사외이사 전원이 퇴진하면서, 지배구조 투명성 제고를 목표로 2015년 1월 주주의 사외이사 예비후보 추천제도를 도입한 것이 시작이었다. 이를 통해 박재하 사외이사와 이병남·김유니스경희 전 사외이사를 선임한 바 있다.

금융당국도 KB금융의 사례를 긍정적으로 평가해 왔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3월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방안'을 발표하면서 "사외이사 후보군 선정 시 다양한 소비자와 소액주주 등 이해관계자 및 외부전문가가 추천한 인재 풀을 반영할 수 있도록 자체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DGB금융과 신한금융도 지난해 말 주주 추천제도를 도입해 이달 말 정기 주주총회에 추천한 사외이사의 후보군으로 활용했다.

주주 제안과 함께 주목받는 새로운 사외이사 추천 경로는 노동조합이다. KB금융 노동조합과 우리사주조합의 사외이사 추천 노력은 3년 연속 이어졌다. 주총의 표 대결에서 실패하거나 '이해상충' 논란으로 중도 탈락하는 등 연거푸 실패했지만 "다음 주총에서도 흔들림 없이 재추진하겠다"는 게 KB금융 노조의 입장이다.

KB금융 노조는 지분 0.1% 이상을 보유한 주주에게 주주제안권을 보장한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을 활용했다. 우리금융·신한금융·하나금융의 우리사주조합은 모두 주주제안이 가능한 자사주 지분을 보유했기 때문에, 노조가 마음만 먹으면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해 주주들에게 찬반을 물을 수 있는 상황이다.

경제 분야 관료와 학계 인사 등에 편중됐던 사외이사들의 경력도 다양화되는 모습이다. 사외이사 출신과 직업군도 다양화됐다. DGB금융 신규 이사로 이상엽 후보는 IBM 코리아, 모토로라 코리아, 한국 휴렛펙커드 등 다국적 ICT(정보통신기술)기업을 거친 인물이다.

신한금융이 신규 사외이사로 추천한 허용학 퍼스트브리지스트래티지 대표도 화제다. 그간 금융지주사 사외이사 중 IB(투자금융) 전문가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허 대표는 HKMA(홍콩금융관리국)에서 대체투자 부문을 6년 넘게 이끄는 등 아시아 사모펀드 시장에서 이름을 날렸던 IB 거물이다.

변휘 기자



‘그들만의 리그’ 사외이사, 추천위도 무용지물



[사외이사의 명과 암]⑤검찰, 국세청, 공정위 출신들 다수…경영활동 조언할 수 있는 전문성 있는지 의문

법조인은 옛말, 대세는 '사회공헌가'... 사외이사가 바뀐다


주주총회 시즌을 맞아 올해도 정관계 고위직을 거친 인사들이 사외이사 후보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사외이사가 제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경영활동에 조언할 수 있는 전문성이 필수지만, 기업 경영과는 크게 관련이 없는 이력을 가진 인사들이 후보로 추천되는 상황이다. 대주주로부터 독립적으로 사외이사를 추천하기 위해 마련된 사외이사 후보 추천위원회도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상당수 기업이 올해에도 권력기관 출신 인사들을 사외이사 후보로 올렸다. 검찰 고위직 출신들이 자주 오르내리는데, 이영렬 전 서울중앙지검장은 동성제약의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됐다. 좋은사람들은 김종빈 전 검찰총장을 사외이사 후보로 올렸다.

정상명 전 검찰총장은 효성의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으로 재선임될 예정이다. 김홍일 전 대검중수부장은 계룡건설의 사외이사로, 정병두 전 인천지검장은 LG유플러스, 정진호 전 법무부차관은 호텔신라의 사외이사로 재선임 안건이 주총에 상정됐다.

국세청 출신들도 다수 후보 명단에 올랐다. 손영래 전 국세청장은 효성의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으로 재선임 될 전망이다. 김형균 전 광주지방국세청장, 이승호 전 산지방국세청장, 강형원 전 대구지방국세청장은 각각 광주신세계, 대교, 현대백화점 사외이사 후보로 올랐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개 기업의 사외이사 후보 중에는 3명이 권력기관 출신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박재완 전 국회의원을 사외이사로 재선임할 방침이다. 그는 고용노동부 장관,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냈다. LG화학은 안영호 전 공정거래위원회 상임위원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허근녕 전 서울중앙지법 판사를 각각 사외이사 후보로 올렸다.

관가 및 정치권 출신 사외이사에 대한 시각은 대체로 부정적이다. 사외이사에게는 경영진이 주요한 의사 결정을 할 때 조언을 할 수 있는 전문성이 요구되는데, 관 출신 인사들은 이런 면에서 한계가 명확하다는 시선 때문이다. 제약사 사외이사로 이름이 오른 이 전 검사장이 대표적이다. 대다수 의안에 주주권익 등은 고려하지 않은 채 찬성표만 던지고 수천만원의 연봉만 챙겨간다는 오명이 따라붙는 이유다.

현행 상법상 상장사 사외이사는 최대 2곳까지 등기임원(이사·감사 및 집행임원) 겸직이 가능하다. 은퇴 후 상장사 2곳의 사외이사를 겸직하면 비상근 근무만으로 상당한 연봉을 받을 수 있다.

그럼에도 기업들은 꾸준히 정관계 고위직 출신들을 사외이사로 뽑고 있다. 지난해 재벌닷컴이 10대 그룹의 사외이사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각 부처 장·차관이나 기획재정부(옛 재정경제부), 국세청, 금융감독원, 공정거래위원회, 판·검사 등 '5대 권력기관' 출신이 34.8%를 차지했다.

지난해 의결권자문기관들은 일부 사외이사들에 대해 주총 때 반대의사를 표명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스튜어드십코드가 더 활발히 활용될 경우 전관 사외이사들에 대해서 반대 의견이 더 많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자산 총액 2조원 이상의 기업의 경우 사외이사 추천위원회(사추위)를 설치하도록 하고 이 위원회에서 대주주로부터 독립된 사외이사를 추천하도록 한 제도 역시 효과가 크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연구에 따르면 현재 사추위를 설치한 95개 기업 중 대표이사가 사추위 위원인 회사는 58사(61%, 23개 기업집단)에 이르고 이중 사외이사가 위원장인 회사는 18사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유진 선임연구원은 "사추위는 현재 제도적 실효성을 기대하기 어렵고 일반 주주의이익보호가 취약한 상황"이라며 "사추위는 이사회 평가 등을 통해 기존 이사회에서 부족한 부분을 사전에 검토하고 후보자의 독립성, 전문성, 자격 등을 철저히 관리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태성 기자, 김사무엘 기자



민간보다 3배 많은 국토부 산하 '공공기관 사외이사’


[사외이사의 명과 암] ⑥여성 비율 지침도 대부분 미달, 주류회사 임원도 사외이사

법조인은 옛말, 대세는 '사회공헌가'... 사외이사가 바뀐다

국토교통부 산하 주요 공공기관의 사외이사 수가 평균 6.6명으로, 2명 수준인 민간기업보다 3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공공기관 중 상당수는 여성 사외이사 비율이 정부 지침에 못미쳤다.

6일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인 '알리오'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공사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주택도시보증공사 △한국감정원 △한국공항공사 △한국교통안전공단 △한국국토정보공사 △한국도로공사 △한국시설안전공단 △한국철도공사 △한국철도시설공단 △한국토지주택공사 등 국토부 산하 12개 공공기관의 평균 사외이사 수는 전체 이사 수의 54.5%(선임직 포함)에 달했다.

이는 자산 규모 1000억원 이상 상장기업 1087개사(2017년 12월 결산. 금융감독원 조사)의 평균치인 38.7%에 비해 1.4배 가량 높은 수준이다. 이들 공공기관의 평균 사외이사 수는 6.6명으로, 2.1명인 민간 상장기업보다 3배 이상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공공기관별로는 한국도로공사, 한국철도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 등의 사외이사가 각각 8명으로 가장 많다. 비율로 따지면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66.7%로 가장 높고 한국감정원, 한국시설안전공단, 한국철도시설공단 등이 각각 50%로 가장 낮았다.

정부가 권장하는 여성 사외이사 비율을 지키고 있는 곳은 12개 공공기관 중 한국감정원, 한국국토정보공사, 한국철도공사 등 3곳에 그쳤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경우 6명의 사외이사 모두 남성들로 구성됐다.

현행 '공기업·준정부기관 인사 운영에 관한 지침'(제29조)에는 '공기업 및 준정부기관의 비상임이사를 임명하는 경우 임명권자는 여성의 비율이 비상임이사 정수의 100분의 30 이상이 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조사 대상 12개 공공기관의 사외이사 연봉은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2940만원)를 제외하곤 11개 기관이 3000만원으로 동일하다. 현행 '공기업·준정부기관 임원 보수지침'(제5조)에 따르면 사외이사 연봉은 회의참석수당을 포함해 3000만원을 상한으로 하고 있다.

이들 12개 기관의 사외이사는 모두 79명으로, 이 중 전직 관료 출신이 16.5%인 13명이고 △교수 11명(13.9%) △언론인 7명(8.9%) △정치인 6명(7.6%) 등이다. 사외이사 중에는 청와대 경호실 출신과 함께 주류회사 현직 임원도 있다. 2명의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 출신 사외이사를 둔 공공기관도 있다.

일부 공공기관의 경우 임기가 만료된 사외이사를 교체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감정원의 경우 2명의 사외이사가 지난해 6월 계약상 임기가 끝났지만, 9개월 만인 이달 6일에야 교체됐다.

통상 임기 만료 2개월 전에 임원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모집공고를 통해 후보자를 뽑은 후 공공기관운영위원회(기획재정부)의 심의·의결을 거친다. 이 과정에서 길게는 수개월씩 늦어지곤 한다는 게 국토부 설명이다.

문성일 선임기자, 조한송 기자



'10년 연임·거래처 대표가 사외이사' 견제·감시 뒷전


[사외이사의 명과 암]⑦농심, 남양유업, 사조산업 등 특수관계인 사외이사…사추위 유명무실

법조인은 옛말, 대세는 '사회공헌가'... 사외이사가 바뀐다

사외이사를 10년 이상 장기 재직하거나 협력업체 대표 또는 전직 임원이 맡고 있는 기업들이 다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영진의 부정행위를 감시·견제해야 할 사외이사가 독립성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남양유업이 사외이사로 재직 중인 양동훈 씨는 유니온비엔씨 대표다. 유니온비엔씨는 우유 등 유제품 가공 설비와 포장용기 자재 등을 생산하는 기업으로 남양유업의 협력업체다. 자사를 거래처로 두고 있는 회사 대표를 사외이사로 선임한 것. 기업 의사결정 과정을 견제하고 경영진의 부정행위를 감시해야 하는 사외이사 업무를 제대로 할 수 있겠냐는 의문이 나온다.

10년 이상 사외이사를 맡으며 회사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는 경우도 많다. 셀트리온의 경우 사외이사 6명 가운데 3명이 10년 넘게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효성, 에스엠 등도 사외이사가 10년 이상 재직한 경우다. 오는 15일 정기주주총회때까지 농심의 사외이사를 유지하는 윤석철 서울대 명예교수는 무려 21년간 농심 사외이사를 맡았다. 이번 주총에서는 재선임 되지는 않지만 업계 최장수 사외이사다.

전직 임원들을 사외이사에 앉히는 경우도 있다. 사조산업은 오는 22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박길수 사외이사를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한다. 박 사외이사는 2010년까지 사조산업 대표이사를 지낸 전직 임원이다. 지난 1988년 사조산업에 입사해 사조씨에스, 사조산업 대표까지 지냈다. 박씨는 현재 사조그룹 계열사인 사조오양과 사조씨푸드의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을 겸직하고 있다.

뿐만아니다. 사조해표가 이번에 새로 선임하는 이성필, 최용희 사외이사는 각각 전직 사조산업 전무, 사조씨푸드 식품사업부장을 지냈다.

동원수산도 오는 22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윤문상 사외이사를 재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한다. 윤씨는 지난 1978년부터 1999년까지 동원수산에 재직한 전직 임원이다.

이같이 그룹 오너나 경영진의 측근 등이 사외이사를 맡을 수 있는 것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 등 사외이사 선임 과정에서 독립성을 갖춘 사외이사를 선임하기 어려운 구조여서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 따르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계열사 중 사추위가 있는 95개 가운데 61%에서 경영진이 사추위에 참여하고 있다.

농심, KCC의 경우 사추위에 오너 일가 2명이 참여하고 있고 셀트리온헬스케어, E1, KCC,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등은 오너일가가 위원장을 맡고 있다. 하이트진로의 경우 사추위 전원이 회사 임원으로 꾸려져있다. 사추위가 없는 오너 기업의 경우 사외이사 독립성은 기대하기가 더 어렵다.

정유진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연구원은 "매년 정기주총 시즌마다 사외이사 후보자에 대한 독립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며 "경영진에 대한 적절한 모니터링이 이뤄지지 않은데 따른 위험이 일반주주에게 전가될 우려가 있고 주주이익보호측면에서 문제가 된다"고 밝혔다.

김은령 기자



前 대표가 사외이사로…사조그룹, 이상한 사외이사


[사외이사의 명과 암]⑧사조산업·사조오양 등 전직임원, 10년 이상 장기재직 사외이사 수두룩
법조인은 옛말, 대세는 '사회공헌가'... 사외이사가 바뀐다


사조산업 (53,100원 상승100 -0.2%)이 전임 대표이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한다. 경영진을 견제하고 감시해야 할 사외이사에 전직 임원을 앉힌 것. 사조산업 외에도 사조대림 등도 전직 임원을 사외이사로 선임하고 사조 계열사 여러 곳을 장기간 겸임하고 있다.

사조산업은 오는 22일 서울 용산구 게이트웨이타워에서 개최하는 정기주주총회에서 박길수 사외이사를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한다. 박 사외이사는 2010년까지 사조산업 대표이사를 지낸 전직 임원이다. 1988년 사조산업에 입사해 사조씨에스, 사조산업 대표까지 지냈다. 현재 사조그룹 계열사인 사조오양과 사조씨푸드의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도 겸직하고 있다.

사조그룹은 박길수 사외이사뿐 아니라 전직 임원을 사외이사나 감사위원으로 선임한 경우가 많다. 아울러 여러 계열사 겸직도 기본이다. 10년 이상 사외이사로 재직한 경우도 있다.

2014년부터 사조산업 사외이사로 활동하고 있는 이명성 사외이사는 사조오양 대표이사와 사조시스템즈 대표이사를 지냈다. 최칠규 사외이사는 2002년부터 현재까지 17년간 사조산업 사외이사를 지내고 있다. 사조오양 사외이사인 박사천 씨는 사조산업 근무 경력이 있는 데다 사조산업 사외이사도 지냈다.

이 같이 전직 임원이나 10년 이상 장기 재직한 사외이사들은 경영진과 밀접한 관계로 기본적인 견제, 감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경영진의 부정행위를 막지 못하고 거수기 노릇만 한다는 비판이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의결권 가이드라인에서는 사외이사의 독립성 저해의 결격사유 중의 하나로 회사의 특수관계인이거나 최대 5년 이내에 특수관계인이었던 자를 규정하고 있다.

사조그룹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국민연금도 최근 수년새 사조그룹 주총에서 이사 선임안건에 반대표를 던지고 있다. 지난해 사조산업, 사조씨푸드 주총에서 사내이사 선임안건에 과도한 겸임을 이유로 반대 의견을 냈고 2017년 열린 사조산업 주총에서도 사외이사 선임 안건에 반대표를 던졌다. 장기연임과 최근 5년 이내 상근 임직원이란 이유에서다. 국민연금은 사조산업 지분 10%, 사조오양, 사조씨푸드 지분 5% 등을 보유하고 있다. 올해 주총에서도 반대표를 던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반대와 지적에도 사조그룹은 오너 일가의 지배력으로 측근 사외이사 앉히기를 지속하고 있다. 사조그룹은 주진우 회장과 주지홍 상무 일가가 100% 보유한 사조시스템즈를 중심으로 사조산업, 사조오양, 사조대림, 사조해표 등이 복잡한 순환출자 고리로 연결돼 있다. 사조산업의 경우 사조시스템즈가 25.75%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로 주진우 회장 14.94%, 부인 윤성애 씨 0.96%, 주지홍 상무 4.87%, 사조해표 3.9% 등 최대주주 및 특수관게인이 53.72%를 보유하고 있다.

김은령 기자



수억원 연봉 챙기는 구글·애플 사외이사들


[사외이사의 명과 암]⑨4~5억원대 연봉 지급…스톡옵션으로 수백억원 챙기자 상한선 두는 기업 늘어나

/AFPBBNews=뉴스1
/AFPBBNews=뉴스1


미국 최고 IT기업인 구글이나 애플 사외이사들은 억대 연봉에 매년 주식 보너스까지 두둑히 챙긴다. 기업가치가 올라갈수록 주식으로 얻는 이익 역시 크게 올라 수십억원대 이상의 소득을 올리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사외이사만 해도 부자가 될 수 있는 셈이다.

6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따르면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은 2016년 기준 사외이사들에게 연봉 7만5000달러(약 8500만원)씩을 지급했다. 여기에 이사회 내에서 의장 등 특정 직책을 맡으면 2만5000달러 가량을 추가로 준다. 알파벳은 이들에게 35만1198달러(약 3억9700만원)어치의 주식 보너스도 지급했다. 이는 당시 주가를 기준으로 환산한 것으로 현재 가치는 70만달러(약 7억9000만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평균 연봉은 42만6198달러(약 4억8100만원)로 애플이나 아마존보다도 높았다.

애플은 2017년 기준 사외이사들에게 39만7000달러(약 4억4800만원)의 연봉을 줬다. 기본 연봉은 구글보다 높은 10만달러(약 1억1300만원)였지만 주식보너스(25만달러·약 2억8200만원)가 적어 차이가 발생했다.

전 미국 부통령이었던 앨 고어는 2003년부터 애플 사외이사로 활동해 막대한 수익을 올렸다. 애플은 연간 사외이사들에게 자사주 1825주씩을 지급하는데 애플이 SEC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고어 전 부통령은 과거 부여받은 애플 스톡 옵션도 가지고 있다. 그는 2013년 스톡옵션을 행사해 애플 주식 5만9000주를 헐값에 매입하며 3000만달러(약 338억원)에 달하는 이익을 거뒀고, 2017년엔 가지고 있는 주식의 절반을 팔아 다시 2900만달러(약 327억원)의 이익을 챙기기도 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아마존은 사외이사들에게 이보다 적은 연평균 30만달러선의 연봉 및 주식보너스를 제공한다.

미국에선 고어 전 부통령처럼 사외이사로 활동하며 과도한 이익을 챙긴다는 지적이 잇따르면서 기업들이 연봉과 보너스 상한선을 두는 경우가 늘고 있다. 회계법인 딜로이트가 지난해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기준 미 기업들의 33%는 사외이사들의 연봉과 주식보너스를 제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미 기업들은 사외이사들의 독립적 활동을 보장하고, 이사회에 유연성을 더한다는 명분 아래 이들의 연봉 총액을 제3자 검토 없이 지급했었다. 딜로이트는 과거엔 주식보너스가 연간 50만~75만달러에 달하는 등 사외이사 연봉이 총 100만달러(약 11억3000만원)를 넘기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이와 달리 중소기업들은 사외이사들이 주주총회나 이사회 회의 등에 참석할 경우에 급여를 지급하는 경우가 많았다.

강기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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