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하늬 레깅스' 무엇?…운동녀 취향저격한 애슬레저룩

운동복과 일상복의 경계를 허문 애슬레저룩 바람이 거세다. '요가복의 샤넬'로 불리는 룰루레몬이 백화점 여성복층에 매장을 내는가하면, '이하늬 레깅스' 등 애슬레저 패션이 연일 화제다. 주 52시간 근무제, 유튜브 홈트레이닝 콘텐츠 등 영향으로 운동하는 여성이 늘어서다.


10일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평균 애슬레저룩 매출 신장률은 38.75%로 집계됐다. 같은기간 스포츠웨어 전체 매출 신장률(11.35%)보다 3배 이상 높았다. 롯데백화점에 입점한 애슬레저 브랜드 수는 2015년 10개 미만이었지만 지난해 24개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애슬레저룩 중에서는 레깅스가 특히 인기다. 요가나 필라테스, 러닝할 때는 필수 아이템으로 자리잡았고 일상생활에서도 입기 편해서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레깅스 시장은 2013년 4345억원이었지만 5년 만인 지난해 6958억원으로 성장했다.

'손나은 레깅스'처럼 연예인이나 유명인이 입은 제품은 완판 행렬을 잇는다. 최근에는 뮬라웨어가 이하늬를 모델로 기용하고 '이하늬 레깅스'를 띄워 일주일 만에 20만장을 모두 판매하는 기록을 세웠다. 손예진이 한 방송에서 입고나온 룰루레몬 제품도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화제였다.

기존 스포츠웨어 브랜드도 레깅스를 비롯한 애슬레저룩 제품군 강화에 힘쓴다. 휠라는 전체 의류 카테고리 중 애슬레저룩 비중이 50%다. 나머지는 일반 캐주얼로 분류되는데 이 역시 애슬레저룩으로 봐도 무방하다. 휠라 관계자는 "일반 티셔츠 같은 제품도 스포티 느낌이 강하다보니 이번 시즌만 봐도 모든 제품이 애슬레저룩 연출에 적합하다"고 말했다.


빈폴스포츠는 올해 애슬레저룩 상품 생산량을 2배로 늘릴 계획이다. 젊은 세대 취향에 걸맞은 애슬레저 콘셉트를 강화하기 위해 최근 옹성우와 전소미를 나란히 모델로 발탁했다. 일찍부터 오리지널스를 통해 애슬레저룩을 선보인 아디다스는 지난해 레깅스와 스포츠브라 판매가 전년대비 두 자리 수 증가율을 보였다.

애슬레저룩 시장이 성장한 건 가벼운 운동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스포츠웨어 업계 관계자는 "주 52시간 도입으로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문화가 자리잡고, 홈트레이닝 콘텐츠를 유튜브 등에서 쉽게 접하게 되면서 운동하는 여성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마케팅면에서도 일상생활에 콘셉트를 맞춘 화보, 영상이 속속 제작되고 있다. 나이키는 박나래, 청하, 엠버 등이 출연한 캠페인 영상에서 이들의 일상 모습을 함께 담았다. 스포츠웨어 브랜드 마케팅 담당자는 "예전에는 특정 운동을 배경으로 촬영을 진행했지만 이제는 스트리트 무드가 드러나는 일반 거리가 대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