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울-베이징 초미세먼지 상관계수 0.45로 급등, 작년의 1.7배

최근 들어 최악의 미세먼지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지난 5일 서울의 초미세먼지(PM 2.5) 농도는 135㎍/㎥로 2015년 관측을 시작한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세먼지의 상당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추측되는 중국발 미세먼지에 대한 논란도 점입가경이다. 야당은 정부가 중국에 미세먼지에 대한 강력한 항의도 못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환경부 장관은 고농도 미세먼지 긴급조치 강화방안을 7일 발표하면서 중국과 협력해 미세먼지에 공동 대응하는 방안을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중국과 인공강우 기술교류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2012년 중국 전역에서 최악의 스모그가 발생하자, 중국은 일찍부터 인공강우 등 관련기술 개발에 투자했고 적지 않은 성과도 얻었다.

◇올해 서울-베이징 미세먼지 상관계수는 0.450로 급등
미세먼지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중국에 항의해야 하나 아니면 협의해야 하나? 혹시 중국의 영향은 얼마나 있는 걸까.

그래서 중국 미세먼지와 우리나라 미세먼지 사이에 상관관계를 조사해봤다. 서울과 베이징, 그리고 위도가 비슷한 산둥성 성도인 지난의 초미세먼지(PM 2.5) 데이터를 가지고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분석기간은 2017~2019년 동안 미세먼지가 심한 1월부터 3월까지 석 달간의 데이터를 이용했다.

먼저 서울과 중국(베이징, 지난)과의 미세먼지 상관계수는 점점 높아지는 추세를 보였다. 상관계수는 1에 가까울수록 동조화가 심하고 0에 가까울수록 동조화 정도가 낮음을 의미한다.


2017년과 2018년 서울과 베이징의 초미세먼지(PM 2.5) 상관계수는 각각 0.294와 0.268을 기록했으나 올해는 0.450으로 급등했다. 올해 상관계수는 작년의 1.7배나 높다. 서울과 지난의 초미세먼지(PM 2.5) 상관계수도 2017년부터 올해까지 각각 0.276, 0.422, 0.432로 매년 상승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또한 중국(베이징, 지난)의 PM 2.5 농도가 극도로 높아질 때 우리나라와의 동조화 정도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월 13일과 14일, 베이징의 PM 2.5 농도가 각각 246㎍/㎥, 278㎍/㎥로 올해 최고치를 경신하자, 13일과 14일 서울의 PM 2.5 농도도 각각 83㎍/㎥, 129㎍/㎥로 급등했다. 중국 미세먼지는 약 1일 정도 시차를 두고 우리 나라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았다.

지난 4일과 5일, 서울의 PM 2.5 농도가 각각 117㎍/㎥, 135㎍/㎥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3월초부터 베이징은 대기오염이 심했으며 특히 하루 빠른 3일과 4일 PM 2.5 농도는 각각 163㎍/㎥, 109㎍/㎥를 기록했다.

올해 우리나라와 중국의 미세먼지 상관계수가 상승했다는 건 부정적인 의미로 해석된다. 그리고 올 들어 서울의 초미세먼지(PM 2.5) 농도가 악화되고 있는 점도 큰 문제다. 3년간 베이징의 평균 PM 2.5 농도는 개선되는 추세인 반면(84→57→57), 서울의 평균 PM 2.5 농도는 약간 개선됐다가 올해 급속히 악화됐다(34→29→42). 지난의 PM 2.5 농도는 서울과 베이징보다 높았으며 정체되는 추세를 나타냈다(94→71→94).

◇중국 미세먼지의 영향을 인정하는 목소리도 있어
지난 6일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중국 미세먼지가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에 대한 충분한 근거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하자 중국 SNS에서 큰 화제가 됐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 시나군사(新浪軍事) 계정이 올린 관련 발언에는 중국 네티즌들이 4800개가 넘는 댓글을 달았다.

“중국의 미세먼지가 한국에서 불어오는 것일 수도 있다”는 댓글에는 5711명이 ‘좋아요’를 눌렀다. 물론 모든 중국 네티즌이 이렇게 감정적인 건 아니다. 대학에서 환경을 전공한다고 밝힌 한 네티즌은 풍향과 해발 등 여러 원인 때문에 중국의 오염물질이 한국으로 날아가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와 중국은 위도 30∼60˚의 중위도지방에서 부는 편서풍대에 속한다. 그 때문에 중국에서 우리나라 쪽으로 바람이 부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은 중국의 대기오염물질 유입과 더불어 한반도 주변 대기흐름 정체와 풍속 저하도 우리나라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미세먼지 공습을 어떻게 해결하는 게 현명할까? 중국 미세먼지가 영향을 미친다고 우리나라와 중국 사이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국-멕시코 국경장벽처럼 미세먼지 방어장벽을 세울 순 없지 않은가. 미세먼지 해결을 위해서는 중국에 대한 항의도 필요하다. 하지만 중국과의 협력이 더 필요하다.

대다수 중국 환경전문가들도 중국 미세먼지가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미세먼지의 형성 원인은 아주 복잡하며 과학적인 방법으로 분석해야 한다고 한 발 빼면서도 만약 한국과 중국이 협력할 수 있다면 아주 좋을 것이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