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동 거는 '카카오T 카풀'… 흥행 성공할까?

카카오 (48,600원 ▼500 -1.02%)가 택시단체들과 극적인 합의에 성공하며 카풀(승차공유) 서비스 재개에 나섰지만 향후 사업 성과 전망은 엇갈린다. 카풀 대중화에 성공할 것이란 긍정론도 있는 반면, 서비스 제약 탓에 제한적인 성과에 그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서비스 재개 나선 '카카오T 카풀'… "'시장 장악' 시간 문제"= 정부·여당 주도로 구성된 ‘택시-카풀 사회적 대타협기구’는 지난 7일 카풀 중개 서비스를 조건부 허용하기로 합의했다. 카풀 운행시간을 오전 7~9시(출근), 오후 6~8시(퇴근) 등 하루 4시간으로 제한하고, 주말과 공휴일 영업을 금지한다.

카카오 자회사인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번 합의로 지난 1월 중순 시범 테스트 중단 이후 2개월 만에 ‘카카오T 카풀’ 서비스를 재개한다. 재출시 시점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시간 제한 등 서비스 환경이 달라지는 만큼 사업모델은 물론 시스템 수정이 불가피하다”며 “현재로선 서비스 개시 시점을 가늠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택시-카풀 사회적 대타협기구'에 참여한 인사들이 7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합의문을 들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관련 업계에선 카카오모빌리티가 서비스를 재개하면 카풀 시장 장악은 시간 문제라고 보고 있다. 가입자 2000만명을 돌파한 모빌리티 앱 ‘카카오T’ 기반으로 빠르게 서비스를 확장할 수 있어서다. 앞서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12월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 지 1개월 만에 기사 회원 7만명을 모았다. 택시업계 반대에서 벗어나 안정적인 서비스 기반을 확보한 것 역시 사업 성과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이유다. NH투자증권은 카카오T 카풀이 출시될 경우 연간 매출 7300억원, 영업이익 109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기사 10만명, 일 2회 운행, 평균 가격(ASP) 1만원을 기준으로 산출했다.

◇사업 '제약' 여파 크다… "의미 있는 성과 어려워"= 제한적인 허용조건 탓에 카카오T 카풀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를 거둘 것이란 의견도 있다. 하루 4시간 제한, 주말·공휴일 제한으로 대중적인 서비스로 자리잡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 이번 합의에서 택시 공급 부족 현상이 가장 심한 심야시간대(밤 10시~새벽 2시)는 카풀 운행시간에서 제외됐다. 주말·공휴일엔 무조건 카풀 운행을 못한다. 시범 테스트 당시 하루 2회 운행횟수 제한만 뒀던 것에 비하면 서비스 규모가 상당히 축소됐다. 이번 합의를 두고 택시업계의 승리로 돌아갔다는 지적이 쏟아진 이유다.


무엇보다 카풀 기사의 수익성을 보장할 수 없다는 게 카카오T 카풀의 사업 전망을 어둡게 바라보는 가장 큰 이유다. 실제로 시범 테스트 당시 상당수 기사들이 지나치게 낮은 수익의 문제점을 지적한 바 있다. 카풀 기사로 활동했던 B씨는 “출·퇴근 동선이 완벽히 일치하지 않는 이상 의미 있는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웠다”며 “기름값 보조도 어려운 수준이기 때문에 다시 기사로 활동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특히 하루 4시간 제한 조건이 가해질 경우 기사들의 수익성은 사실상 없다고 봐야 한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합의로 카카오모빌리티는 법에도 명시되지 않은 출·퇴근 시간 규제에 얽매이게 됐다”며 “대타협기구에 참여하지 않은 경쟁업체들이 이를 따를 이유가 없기 때문에 카카오모빌리티에 상당한 제약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