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 5G 보다 더 빠른 '베끼기' 경쟁?

머니투데이

임지수 기자

/그래픽=최헌정 디자이너 기자

5G(5세대 이동통신) 서비스의 상용화를 앞두고 이동통신사들의 시장 선점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이통사간 무분별한 '상품 베끼기'가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뒤늦게 상품을 출시한 이통사의 경우 제대로 된 고객 응대 프로세스를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이에 따른 고객 피해가 우려된다.

11일 이통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51,000원 ▼100 -0.20%), KT (34,100원 ▼550 -1.59%), LG유플러스 (9,750원 ▼30 -0.31%) 등 이통 3사는 삼성전자 '갤럭시S10(이하 갤S10) LTE(롱텀에볼루션)' 단말을 사용하다 5G(5세대) 단말로 교체할 수 있는 기기변경 프로그램을 앞다퉈 내놨다.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5G 가입자를 선점하고 갤S10 LTE 단말 구매 고객들이 곧 출시될 5G 단말로 교체하는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것이라는게 이통사들의 설명이다.

5G 기기변경 프로그램을 가장 먼저 내놓은 것은 KT였다. KT는 지난달 22일 업계최초로 갤S10 LTE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한 초단기 단말 교체 프로그램 '슈퍼찬스'를 선보였다. 슈퍼찬스의 가입 금액은 3만원으로 멤버십 포인트로 결제할 수 있다. '갤S10 5G'가 출시된 뒤 10일 안에 구입하면 가입금액 외에 본인 부담금 3만원을 추가로 내고 S10 LTE 단말 출고가 전액을 보상받을 수 있다.

일주일 뒤 SK텔레콤이 슈퍼찬스와 혜택이 동일한 'MY(마이) 5G 클럽'을 출시했고 LG유플러스도 이달 3일 같은 혜택의 'THE(더) 슈퍼찬스'를 선보였다. 두 제품 모두 KT의 상품과 가입비 및 부담금, 혜택을 받을 수 있는 5G 단말 구입 기간 등이 같다.

특히 LG유플러스의 경우 상품 이름까지 KT와 유사한데, 이통시장에서 유사한 상품이 나오는 경우는 종종 있어왔지만 상품명까지 비슷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게 업계 반응이다.

문제는 뒤따라 상품을 내놓은 업체들이 전산개발이나 충분한 고객 응대 프로세스 등의 준비 없이 상품을 출시해 고객 불편이 뒤따르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LG유플러스의 경우 홈페이지를 통한 상품 가입은 불가하며 "고객센터를 통해서만 신청이 가능하다"는 문구가 제개돼 있다. 일부에서는 고객센터에 전화를 해도 상담원이 상품에 대한 정확한 설명을 해주지 못한다는 불만도 제기되고 있다.

KT 관계자는 "5G 시장 활성화를 위한 통신사 간 경쟁을 긍정적이지만 유료 상품 판매 전 체계적인 고객 응대 프로세스 설계는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