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14일 워킹그룹 대면회의…‘노딜 하노이’ 후 첫개최

머니투데이

최태범 기자

한미가 2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첫 워킹그룹 대면회의를 오는 14일 미국 워싱턴에서 개최한다. 지난해 12월 21일 이후 약 3개월 만에 열리는 대면회의다. 중간점검 성격의 화상회의는 지난 1월 17일 열렸다.

외교부 당국자는 13일 "한미는 오는 14일 미국 워싱턴에서 실무그룹 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며 "이번 회의에서는 최근 남북·북미관계 동향을 공유하고, 남북협력 등 제반 현안에 대해 긴밀한 논의가 이루어질 예정이다"고 밝혔다.

한미 워킹그룹은 비핵화와 남북 교류협력 사안 등을 협의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출범했다. 양측 수석대표는 외교부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맡고 있다.

이 본부장이 지난 6일 미국을 방문해 비건 대표와 먼저 협의를 진행한 만큼 이번 워킹그룹 회의에는 남북협력 사업에 대한 대북제재 면제 조율을 담당하는 이동렬 외교부 평화외교기획단장(국장)이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운터파트는 알렉스 웡 국무부 부차관보다. 이 국장은 정부 대표단을 이끌고 이날 출국한다.

한미는 이번 회의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의 결과와 평가를 공유하고 향후 대응 방언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부가 추진하는 북미대화 촉진을 위한 남북경협의 제재 면제 방안이 집중 논의될 전망이다.

한미는 그동안 워킹그룹을 통해 남북 철도·도로 연결 공동조사 및 착공식, 비무장지대 내 유해발굴 공동사업, 이산가족 화상상봉 등 남북 교류·협력 사업과 관련한 제재 면제 논의를 진행한 바 있다.

이번에는 개성공단 입주 기업인들이 지난 6일 신청한 개성공단 방북 문제가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방북 신청은 2016년 2월 공단 가동이 중단된 뒤 8번째다. 앞선 7차례는 ‘제반 여건이 조성돼야 한다’는 이유로 방북이 보류됐다.

정부는 지난 1월 워킹그룹 화상회의에서 개성공단 기업인들의 방북 문제를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미국은 중간 형태의 화상회의에서 이 문제를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며 불편해 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 국무부 고위당국자는 지난 7일(현지시간) 언론 브리핑에서 금강산관광·개성공단의 제재 면제를 검토하느냐는 질문에 "안 한다(No)"며 우리 정부의 방침에 이견을 표시하기도 했다.

개성공단 등 남북경협의 제재 면제를 놓고 ‘한미 엇박자’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이번 워킹그룹 회의에서 이런 우려가 불식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