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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여행 돌아오자마자 이유없이 '파혼' 선언, 어떡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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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여행 돌아오자마자 이유없이 '파혼' 선언, 어떡하나요

머니투데이
  • 조혜정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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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3.14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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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조혜정 변호사의 가정상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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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너무 황당한 일을 당해서 의논을 드립니다. 1년 넘게 사귀어서 결혼식까지 올린 남자친구가 신혼여행 갔다와서 갑자기 없던 일로 하자고 하는데 도대체 뭘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네요.


남자친구를 만난 건 1년 반쯤 전입니다. 친한 직장동료가 소개를 시켜줬는데 남친이 먼저 연락을 하고 적극적으로 대시를 해서 만나게 되었습니다. 1년 정도 만나본 후 남친이 결혼하자고 했습니다. 남친이 제 이상형은 아니었지만 그 정도면 서로 그럭저럭 맞춰가면서 살 수 있겠다 싶어서 프로포즈를 받아들였고요.


연애기간 중 몇 번 싸우긴 했지만 그 정도 다툼은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일이라서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가끔씩 남친이 지나치게 예민하다 싶을 때가 있어서 신경이 약간 쓰이긴 했지만 그 정도는 제가 포용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그래서 석 달 전 일가친척과 친구, 지인들의 축복을 받으면서 결혼식을 올리고 열흘간 유럽으로 신혼여행도 갔다 왔습니다. 이 때까지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신혼여행에서 돌아온 다음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돌아와서 시댁과 우리 집에서 하루 씩을 보낸 후 직장으로 출근을 했는데 오후쯤 남친이 문자로 부모님 댁에 가서 자겠다고 했습니다. 뭔가 이상했지만 그럴 수도 있다고 이해하려고 했는데 남친은 그 뒤 연락을 끊어버리고 집에도 오지 않았습니다. 갑자기 왜 그러는지 너무 답답해서 얼마 후 제가 남친의 회사로 찾아갔는데도 만나주지 않았습니다.


며칠 후 남친에게서 메일이 왔습니다. 내용은 연애기간 중 저와 결혼을 해야할지 확신이 없었는데 어쩌다 보니 결혼까지 가게 됐다, 신혼여행 갔다오면서 결혼생활을 할 자신이 없어졌다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시댁에 가서도 내내 불만에 가득찬 것 같이 보였다고 하고 우리 집에 왔을 때 너무나 불편했답니다. 결론은 결혼은 자기한테 안 맞는 것 같으니 없던 일로 하고 여기서 그만 두자는 거였습니다. 너무나 기가 막히고 황당해서 시부모님한테도 찾아가 도와달라고 했지만 시부모님은 관여하지 않겠다고 하시고 완전히 나몰라라 하시더라고요. 저는 그 후 몇 번이나 남친의 회사로 찾아가고 문자와 메일을 보냈지만 남친을 만날 수 없었고 아무런 응답도 없었습니다.


그 때부터 지금까지 석 달간 저는 잠도 못 자고 초조하게 혹시 남친의 마음이 바뀌지는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갖고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아무런 얘기가 없는 걸 보니 남친의 마음이 바뀌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저도 이제는 지쳐서 더 기다릴 기운이 없고요. 만약 결혼이 망설여졌다면 결혼하자고 안 했더라면 됐을 것을. 왜 결혼식까지 올리고 나서 바로 파혼하자고 하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 갑니다.


회사 사람들이나 친구들이 신혼 재미가 어떠냐고 물으면 제대로 대답 못하고 얼버무리는 제 자신이 너무 비참하고 부모님께 죄송하고 결혼식에 오신 친척분들에게 창피하고, 한 마디로 참담하기 짝이 없는 기분입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제가 뭘 잘못했는지 도저히 모르겠고, 잘못도 없이 이런 일을 당하니 너무 억울합니다.

제가 알고 싶은 건 이렇습니다. 남친과 결혼하자고 약속하고 결혼식까지 했으니 그 약속을 지키게 할 수 있는 법적인 방법이 혹시 있을까요? 만약 없다면 아무런 잘못도 없이 파혼당한 데 대한 배상을 하게 하는 건 가능한가요? 결혼식 비용, 혼수와 예단으로 4천만원 정도 들었거든요. 그리고, 저희 집에서 남친에게 결혼예물로 준 반지와 시계가 1천만원 정도 하는데 이 돈도 돌려받을 수 있을까요?

A) 마음이 많이 힘드시겠네요. 직접 만나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선생님의 남친은 아마도 회피형 인간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회피형 인간은 사람들 간의 관계를 회피하고 인간관계가 주는 부담으로부터 도피하려는 성향을 가진 사람들을 말하는데, 요즘 이런 성향을 가진 젊은이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 같아요.

회피형 인간들의 특징 중 하나가 새로운 상황으로 진입하는 것을 싫어하고 두려워하는 건데 선생님 남친의 경우 신혼여행에서 돌아와 정작 결혼생활에 들어가려고 하니 갑자기 두려움이 엄습해서 숨어버리려고 하는 것으로 추측됩니다. 원인이 무엇이든 남친이 석 달 지나도록 결혼생활을 거부한다면 남친이 자발적으로 결혼생활로 돌아오게 할 수 있을 것 같진 않네요.

그리고 법적으로도 남친이 결혼 약속을 지키게 하는 방법은 없답니다. 결혼, 이혼과 같은 사람의 신분상의 지위에 관한 약속은 설령 지키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법으로 강제할 수 없도록 되어 있습니다. 결혼약속을 법으로까지 강제하면 개인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약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상대방 잘못으로 결혼약속을 지키지 않은 경우 정신적인 피해에 대한 위자료와 재산상의 손해에 대한 손해배상청구는 가능하고, 선생님처럼 신혼여행 다녀온 후 바로 결혼이 파탄된 경우에도 이와 비슷하게 파탄에 책임있는 당사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저희의 소송경험에 비춰보면 선생님 사안처럼 상대방에게 혼인파탄에 대한 전적인 책임이 있는 경우에는 대체로 1천만원 정도의 위자료 지급판결을 받을 수 있습니다(구체적인 상황에 따라서는 그 이상도 가능합니다). 또한, 결혼식 및 결혼생활을 준비하기 위해서 쓴 비용도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는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여기에 포함되는 비용은 결혼식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비용-예식장 대여비, 식대, 웨딩촬영비, 드레스와 한복대여비 등-과 신혼여행비용, 예단비 등이 있습니다. 다만, 신혼집에 들여놓은 가전,가구와 가재도구 등의 혼수품과 반지 시계 등 예물은 현물이 남아있기 때문에 물건 자체를 돌려달라고 해야 하고 구입비용에 대한 배상청구는 안된다고 하는 것이 법원의 일관된 입장입니다.

다시 말해 결혼에 든 비용 중 써버려서 흔적이 안 남은 부분은 금액배상청구가 가능하지만, 물건을 사서 물건이 남아있는 부분은 물건 자체를 돌려달라고 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런 법원의 태도는 남자는 집을 마련하고 여자는 그 집에 들어가는 가구 등 혼수품을 마련하는 우리나라의 관습상 혼수품을 마련한 여성들에게는 억울한 측면이 있는 건 사실입니다. 가전, 가구는 일단 사면 중고품이 되버리고 산 가격에 되팔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니까요. 그렇지만 이런 법원의 입장이 매우 확고하기 때문에 구입한 물건에 대한 금전배상청구는 포기하셔야 합니다.

결론적으로 선생님의 경우 결혼생활을 회피하고 숨어버린 남친에게 위자료 1천만원(혹은 그 이상), 결혼식비용, 예단비, 신혼여행비 등을 손해배상으로 청구하고, 반지와 시계, 혼수품 등은 직접 가져오시거나 반환청구를 하면 됩니다. 제 생각으로는 이런 조건으로 일단 남친의 부모님과 의논을 해보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남친은 분명 숨어버릴 것이니 남친 부모님과 얘기하시는 게 나을 겁니다). 합의가 안된다고 해서 포기하실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결혼비용에 대한 객관적인 증빙만 제출할 수 있다면 소송에 이기기는 어렵지 않으니까요.

물론 새로운 인생의 출발점에서 날벼락을 맞은 셈인데 위자료 약간 받는다고 해서 큰 위로가 되시진 않겠죠. 하지만 기왕 벌어진 일 어쩌겠어요? 지금이야 결정적 순간에 도망가버린 남친에게 화가 나고 원망스럽겠지만 회피형 인간을 남편으로 맞아 사는 것보다 이 편이 더 나은지도 모릅니다. 아무쪼록 가망없는 남친은 빨리 포기하시고 더 이상 뒤는 돌아보지 마시길.



[20년간 가사소
신혼여행 돌아오자마자 이유없이 '파혼' 선언, 어떡하나요
송 등을 수행하면서 우리 사회의 가족이 급격하게 해체되어가고 있음을 현장에서 실감했습니다. 가족해체가 너무 급작스러운 탓에 삶의 위안과 기쁨이 되어야 할 가족이 반대로 고통을 주는 존재가 되어버린 분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이런 분들을 위해 지난 20년간 깨달은 법률적인 지식과 삶의 지혜를 ‘가정상담소’를 통해서 나누려합니다. 가족 때문에 고통받는 분들에게 위로가 되고 해결책을 찾는 단초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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