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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마약·뇌물·탈세·몰카…지금까지 열린 '버닝썬 게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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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마약·뇌물·탈세·몰카…지금까지 열린 '버닝썬 게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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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3.15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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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썬 게이트](종합)

[편집자주] 우리들의 일그러진 우상이 된 일부 '아이돌'은 문화권력에 취해 범죄에 무감각해졌다. 권력층의 비호 얘기도 들린다. 강남 클럽 버닝썬에서 단순 폭행으로 시작돼 마약과 뇌물, 탈세와 불법 몰카영상, 권력층과의 유착으로까지 확대된 '버닝썬 게이트'를 중간 점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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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썬 일파만파, 총리까지 나섰다


'불법 촬영물'(몰카) 유포 혐의와 성매매 알선 혐의로 각각 피의자 신분으로 가수 정준영과 아이돌 그룹 빅뱅 출신 전직 가수 승리(29·본명 이승현)가 경찰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
'불법 촬영물'(몰카) 유포 혐의와 성매매 알선 혐의로 각각 피의자 신분으로 가수 정준영과 아이돌 그룹 빅뱅 출신 전직 가수 승리(29·본명 이승현)가 경찰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
'버닝썬(Burning Sun)'이 '음지'를 태우기 시작했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경찰청과 국세청에 수사 확대와 강력 처벌을 지시했고, 검찰은 경찰 유착 의혹을 포함한 관련 사건을 배당하고 수사 준비에 착수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14일 정부서울청사에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버닝썬 사태'와 관련, "이제까지의 수사에서도 드러난 것처럼 일부 연예인과 부유층의 일탈이 충격적"이라며 "이번 사건뿐 아니라 폐쇄적으로 운영되는 유흥업소나 특정계층의 마약범죄 등 일탈에 대해서는 전국으로 수사를 확대해 강력하게 처벌해야겠다"고 말했다. 또 "국세청 등 관계기관도 유사한 유흥업소 등이 적법하게 세금을 내고 정상적으로 운영하는지 철저히 점검해 의법조치하라"고 지시했다.

이 총리는 "경찰의 유착의혹은 아직 분명히 드러나지 않았다"며 "사법처리된 전직 경찰만의 비호로 이처럼 거대한 비리가 계속될 수 있었을까 하는 합리적 의심에 수사결과가 응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리는 지난 5일에도 "경찰의 (버닝썬) 유착 의혹에 대해 경찰의 명운을 걸고 철저히 수사하라"고 주문했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 1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 1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검찰은 국민권익위원회가 지난 11일 수사 의뢰한 그룹 '빅뱅'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의 성접대 의혹과 경찰 유착 의혹, 가수 겸 방송인 정준영의 성관계 동영상 불법촬영·유포 사건을 서울중앙지검에 배당했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이날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 배당 사실을 밝히며 "불법 성매매 영상을 유통시키는 것은 그 목적에 관계없이 가장 나쁜 범죄행위 중 하나"라고 말했다.

또 민갑룡 경찰청장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 "이번 사건에 경찰 명운이 걸렸다는 자세로 전 경찰 역량을 투입하겠다"고 말했다. 유착 의혹과 관련해서는 "철저히 빠짐없이 해결해나가고, 개혁이 필요한 부분도 철저히 해 이런 문제가 재발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날 승리와 정준영은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 내자동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나와 조사를 받았다. 정준영은 경찰에 출두하며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하고 조사실로 이동했다. 승리는 "진실된 답변으로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박준식, 이영민, 이동우, 황국상 기자



'승리 게이트' 되기까지…시간 순으로 본 '버닝썬 사건'


[버닝썬 게이트]폭행에서 소환까지… '버닝썬 사건' 시간순 총정리

[MT리포트]마약·뇌물·탈세·몰카…지금까지 열린 '버닝썬 게이트'
단순 클럽 폭행 사건에서 시작된 '클럽 버닝썬' 관련 사건이 빅뱅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28)의 성접대 알선 의혹을 비롯해 클럽 마약 투약 유통지 의혹, 경찰과 클럽 유착 의혹, 불법 촬영 영상물 공유 의혹 등으로 뻗어나가며 '승리 게이트'로 비화했다. 이른바 '버닝썬 나비효과'다.

◇2018년 11월24일 김상교씨, 클럽 버닝썬 손님으로 방문… 폭행 사건 휘말려
지난해 11월24일 서울 강남에 위치한 버닝썬 클럽을 찾은 손님 김상교씨(29). 그는 이날 버닝썬에서 성추행당하던 여성이 본인을 잡고 숨으려고 해 보호하려다가 클럽 이사 장모씨 등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밝혔다. 그는 집단 구타에 의해 갈비뼈 전치 4주 골절, 횡문근융해증(근육이 녹아 혈액을 막는 증상) 등이 생겼으나 경찰 조사 결과 가해자가 됐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지난달 27일 오전 기준 '버닝썬' 관련 청와대 국민청원
지난달 27일 오전 기준 '버닝썬' 관련 청와대 국민청원
김씨는 지난해 12월14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을 통해 이같이 밝힌 뒤 본인의 SNS(사회연결망서비스) 인스타그램에 역삼지구대 폐쇄회로TV(CCTV) 폭행 영상을 올렸다. 이어 지난 1월29일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 '경사 ***, 경장 *** 등등 ***에서 뇌물받는지 조사부탁드립니다'는 제목의 청원을 올렸다. 해당 청원은 하루만에 20만명의 동의를 넘겼다.

◇2018년 12월21일 여성 3명 "버닝썬에서 김상교씨로부터 성추행당했다" 주장
버닝썬 측은 폭행 사실을 인정하며 사과했다. 다만 김씨가 클럽에서 여성을 성추행한다는 민원이 들어와 어쩔 수 없이 끌어낸 것이라고 해명했다.

실제 지난해 12월21일 여성 3명이 강남경찰서에 김씨를 강제 추행 혐의로 고소한 바 있다. 하지만 이 여성들이 모두 버닝썬과 연관된 인물들이었다는 게 밝혀졌다. 김씨를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여성 3명 중 1명은 중국인 고객 손님을 담당하던 클럽 직원(MD) 애나다. 또 다른 한 명은 버닝썬 대표의 지인으로 추정되며, 나머지 1명은 버닝썬 영업직원의 지인으로 드러났다. 버닝썬 측이 김씨를 곤란에 빠뜨리기 위해 허위로 고소를 진행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2019년 1월28일 버닝썬 CCTV 영상 공개… "버닝썬에서 마약과 성폭행은 빈번한 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지난 1월28일 김씨가 게시했던 버닝썬 CCTV 영상이 급속도로 공유됐다. 영상에는 한 여성이 노트북을 잡는 등 몸을 가누지 못하며 가드에게 끌려나가는 모습이 담겨 있다.

김씨는 지난해 12월27일 유튜브에 이 같은 내용의 영상을 게시하며 버닝썬의 약물 성폭행 의혹을 제기했다. 김씨는 "무언가(물뽕 등 약물로 추정)에 취한 여자를 버닝썬 가드가 머리채만 잡은 채 VIP 통로를 통해 끌고 가고 있다"면서 "여자는 컴퓨터와 데스크를 잡는 등 (구해달라는 태도를 취하고 있지만) 버닝썬 직원들이 이를 무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이 영상을 한 시민에게 제보받았다고 덧붙였다.

이때부터 피해여성들의 증언도 잇따랐다. 여성 고객에게 물뽕(GHB)을 먹이고 강간하는 문화가 클럽 내부에서 횡행했다는 것이다. 직원들이 마약을 적극 유통하고 이를 이용한 성폭력을 방조하거나 심지어 부추긴다고는 증언도 나왔다.

물뽕 논란은 일반 마약류로 번졌고, 버닝썬에서 여러 종류의 마약이 공공연하게 유통된 정황도 드러났다. 또 다른 대형 클럽인 아레나와의 커넥션, 경찰과 유착 관계 등 의혹도 더욱 커졌다. 이에 지난 1월30일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가 경찰 유착과 클럽내 성폭행 및 마약 의혹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 수사 결과, 애나 집에서는 마약으로 의심되는 액체와 백색 가루가 다수 발견됐다. 이문호 버닝썬 대표와 영업사장 한모씨 모발에서도 마약 성분이 검출됐다.

◇2019년 2월17일 버닝썬 영업 종료

서울 강남구 역삼동 클럽 '버닝썬' 입구 앞 모습. /사진=뉴시스
서울 강남구 역삼동 클럽 '버닝썬' 입구 앞 모습. /사진=뉴시스
폭행사건에 이어 경찰 유착 의혹, 마약 판매 의혹까지 받으면서 버닝썬은 궁지에 몰렸다. 손님이 줄어들고 버닝썬이 위치한 르메르디앙 서울 호텔 역시 버닝썬 측에 임대계약 해지를 통보하고 관련 내용증명을 보내면서 버닝썬은 영업을 중단하기로 했다.

◇2019년 2월21일 "버닝썬서 돈 받아 경찰에 돈 살포"… 서울 강남경찰서 유착 의혹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 2월21일 전직 강남경찰서 소속 경찰관 강모씨를 소환 조사했다. 이 자리에서 강씨는 경찰과 버닝썬 간 유착 의혹과 관련, '연결고리' 의혹을 받고 있는 돈 살포를 인정했다.

이에 서울지방경찰청은 수사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담보하기 위해 버닝썬 폭력 사건을 강남경찰서에서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로 이송했다. 이전까지는 버닝썬 논란 관련 폭행 사건은 강남경찰서, 마약·뇌물 등 사건은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가 나눠서 수사해왔다.

◇2019년 2월26일 승리 "잘 주는 애들로"… 성접대 의혹
지난 2월26일에는 승리가 2015년 말 재력가 고객에게 성접대를 제공하려 한 카카오톡 대화가 보도됐다. 승리는 2015년 12월6일 밤 11시38분쯤 가수 A씨, 설립 준비 중이던 투자업체 유리홀딩스의 유모 대표, 직원 김모씨 등과 함께 이 같은 대화를 나눴다.

승리는 이 방에서 외국인 투자자 일행을 위해 "강남 클럽 아레나에 메인 자리를 마련하고 여자애들을 부르라"고 직원 김씨에게 지시했다. 김씨가 "자리 메인 두 개에 경호까지 싹 붙여서 (중략) 케어 잘하겠다"고 답하자, 승리는 "여자는?"이라 묻고 "잘 주는 애들로"라고 덧붙였다. 김씨는 10분 뒤 채팅방에 "남성 두 명은 (호텔방으로) 보냄"이라고 최종 보고했다.

승리의 성접대 의혹이 커지자 YG엔터테인먼트는 "승리 본인에게 확인한 결과 해당 보도는 조작된 문자메시지로 구성됐다"면서 "가짜 뉴스를 비롯한 루머 확대 및 재생산 등 일체의 행위에 대해 법적으로 강경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 4일 국가권익위원회가 승리가 성접대를 주선했다는 의혹이 담긴 카카오톡 대화 원본을 공익신고 형식으로 입수받으면서, 이 같은 승리 측의 해명은 거짓으로 밝혀졌다.

◇2019년 3월10일 경찰, '성매매 알선' 혐의로 승리 입건

승리가 지난달 27일 오후 해외 투자자 성접대 및 해피벌룬 의혹을 조사받기 위해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자진출석하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승리가 지난달 27일 오후 해외 투자자 성접대 및 해피벌룬 의혹을 조사받기 위해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자진출석하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결국 경찰은 지난 10일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승리를 입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또 '성접대' 의혹이 제기된 클럽 아레나를 10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약 3시간 동안 광수대 수사관과 디지털 요원 등 20여명을 보내 내부 압수수색했다.

◇2019년 3월11일 정준영, 단체 카카오톡방에서 불법 몰래 촬영 영상 공유
경찰은 승리의 성접대 알선 의혹 카카오톡 대화방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가수 정준영이 불법 촬영이 의심되는 성관계 동영상을 유포한 혐의를 포착했다.

정준영은 다른 지인들과의 카톡방에도 문제의 동영상과 사진 등을 수차례 올렸으며, 2015년부터 약 10개월간 정준영의 불법 촬영 동영상 피해 여성은 10명에 달한다고 전해졌다. 정준영의 지인들은 여성에게 수면제를 먹인 뒤 성관계하는 등 성폭행으로 의심되는 자신의 경험 등을 카톡방에서 공유하기도 했다.

정준영은 앞서 2016년 자신의 전 여자친구 신체 일부를 몰래 촬영한 혐의로 수사선상에 오른 바 있다. 당시 정준영은 "여자친구와 장난 삼아 상호 합의 하에 촬영했고 이후 바로 삭제했다"고 해명했다. 검찰은 사건을 무혐의 처분했다.

정준영은 12일 오후 경찰 조사를 받기 위해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로 입국했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이날 성폭력처벌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정준영을 입건했다.

◇2019년 3월13일 "버닝썬 사건, 강남경찰서장 넘어서는 직위 관련돼 있어"… 경찰청장?
'승리·정준영 카톡방'을 제보한 방정현 변호사가 13일 대화방에 경찰 유착을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있다고 폭로했다. 방 변호사는 익명의 제보자에게 제보받아 '비실명 대리 신고'로 국민권익위원회에 해당 내용을 제보한 인물이다.

그는 "자료와 제보자의 제보를 다 검토했는데 경찰과 유착 관계가 굉장히 의심되는 정황들이 많이 담겨 있었다"면서 "제보자가 왜 망설였을까 이해가 될 정도의 직급이다. 해당 경찰의 계급이 강남경찰서장 이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민갑룡 경찰청장은 13일 오후 청사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씨가 포함된 카톡 대화방에서 특정인물이 경찰청장 등을 거론하며 '자신의 뒤를 봐준다'는 식의 표현이 나온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2019년 3월14일, 승리·정준영·유모씨 나란히 경찰 출석
정준영은 14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내자동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광수대)에 검은색 카니발 차량을 타고 출석했다. 두손을 모은 채 포토라인에 선 정씨는 네번에 걸쳐 죄송하다고 말했다. 각종 의혹엔 사실상 침묵했다.

정씨는 취재진의 질문에 앞서 "죄송하다. 국민 여러분께 심려 끼쳐드려 정말 죄송하다"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 죄송하다. 죄송하다"고 말했다.

승리 역시 이날 오후 2시3분쯤 검은색 카니발 차량을 타고 출석했다. 포토라인에 서기 전 허리를 90도로 숙인 승리는 "성접대 혐의를 여전히 부인하냐"는 질문에 "아…"라며 몇 초 간 머뭇거렸다. 이후 "국민 여러분과 주변에서 상처받고 피해받은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고개 숙여 사죄드린다"며 다시 한 번 허리를 숙였다.

승리의 지인이자 투자업체 유리홀딩스 대표인 유모씨도 이날 낮 12시50분께 같은 혐의로 경찰에 출석했다. 당초 오후 3시쯤 출석할 예정이던 유씨는 취재진의 눈을 피해 예정보다 이른 시각에 경찰에 출석했다.

이재은, 이동우, 이영민 기자



정준영·승리 소환조사…버닝썬 수사 급물살 탈까


14일 주요 피의자 출석…곧 전직 경찰 '구속 심사' 등 수사 총력전

경찰이 '버닝썬 사건'과 '승리 게이트' 주요 피의자 3명을 같은 날 소환조사 하며 수사의 고삐를 강하게 당겼다. 경찰청장이 직접 나서 '한 점 의혹 없는 수사'를 천명한 지 하루 만이다. 총력전에 돌입한 만큼 이른 시일 내 유의미한 결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받는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4일 '불법 촬영물'(몰카) 유포 혐의를 받는 가수 정준영씨(30)와 성접대 의혹이 불거진 아이돌 그룹 빅뱅 출신 전직 가수 승리(29·본명 이승현)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날 정씨와 이씨는 오전과 오후 차례로 경찰에 나왔다. 경찰은 대화방에서 불법촬영물을 주고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이들이 수사 상황을 전하고 말을 맞출 가능성을 차단하고자 같은 날 소환했다. 이씨와 함께 성접대 의혹을 받는 유리홀딩스 대표 유모씨도 오후 출석해 경찰 조사를 받았다.

이들은 출석 당시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질문 등에 원론적인 답변만 내놨다. "죄송하다", "성실히 조사받겠다"는 식으로 얼버무리고 자리를 떴다. 심지어 '경찰총장'과 문자 대화를 한 것으로 지목받은 유씨는 예정된 시간보다 2시간 일찍 출석해 취재진의 눈을 피했다.

이들의 경찰 출석에는 국민적 관심을 반영하듯 취재진 200여명이 몰렸다. 프랑스통신사 AFP, 일본 방송사 TBS(도쿄방송)가 현장을 찾는 등 외신도 큰 관심을 보였다. 이씨와 정씨 모두 해외에서 활발하게 활동을 해온 만큼 외신의 관심이 높다는 해석이다.

대화방에서 성접대와 불법촬영물 관련 대화를 한 주요 인물들이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며 수사는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이씨는 그동안 버닝썬의 실소유주라는 의심을 받아왔다. 이날 성접대 의혹 수사에 이어 경찰 유착, 마약 등에서도 수사도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정씨를 조사하며 불법 촬영물 유포 혐의 확인에 주력했다. 모발과 소변을 임의제출 형식으로 받는 등 마약 투약 여부도 살폈다. 전날 오전부터 정씨가 2016년 고장난 휴대폰 복원을 의뢰한 사설 수리업체의 압수수색도 진행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디지털 작업에 시간이 오래 걸려서 2~3일 정도 더 소요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정씨의 혐의 입증을 위한 증거능력 확보에 집중하는 한편, 이날 소환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신병처리 방향을 검토할 예정이다.

경찰은 문제의 대화방에서 정씨가 보낸 불법 촬영물 유포 의혹을 받는 아이돌 그룹 하이라이트 출신 용준형씨(30)도 13일 참고인으로 조사했다. 용씨는 "(정씨가 보낸) 동영상을 받은 적 있고, 부적절한 대화도 했다"며 팀 탈퇴 의사를 밝혔다.

오는 15일 클럽-경찰간 '브로커' 역할을 의심받는 전직 경찰관 강모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이번 수사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강씨는 지난해 7월 미성년자가 버닝썬에서 고액의 술을 마신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경찰에 돈을 전달했다는 혐의다.

경찰 내부에서는 강씨의 구속이 관련자들 혐의 입증의 지렛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간 강씨의 방어 논리를 깨기 위해 총력를 해온 만큼, 구속이 이뤄지면 다른 증거들 역시 힘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다.

'버닝썬 사건'과 '승리 게이트'가 국민적 관심으로 떠오르며 경찰 수뇌부는 연일 총력 수사 의지를 밝히고 있다. 정씨와 이씨가 대화를 나눈 카톡 대화방에서는 '경찰총장' 등 고위급 경찰과의 유착을 암시하는 내용이 나오기도 했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이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경찰의 명운이 달렸다는 자세로 경찰력을 투입해 특단의 의지로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이동우, 이영민 기자



탈세·마약·몰카 범죄 백화점 '버닝썬 사건' 형량 다합치면 100년 이상?


[버닝썬 게이트][the L]이론상 법정최고형은 무기징역…

[MT리포트]마약·뇌물·탈세·몰카…지금까지 열린 '버닝썬 게이트'
서울 강남의 유명클럽 버닝썬에서 벌어진 폭행 사건이 마약 유통과 탈세, 성범죄, 경찰 최고위층 유착 비리 의혹 등 대형 게이트 양상으로 걷잡을 수 없이 흘러가는 모양새다. 사건의 중심에 서 있는 가수 승리와 정준영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된 가운데 이들과 관계된 연예인과 사업 파트너 등의 혐의도 속속 드러나고 있어 이들에게 적용될 죄목과 형량에 관심이 모아진다.

이미 제기된 의혹만 해도 마약, 탈세, 불법 촬영 등 강력범죄에 해당돼 이들이 받을 형량이 결코 가볍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가수 승리의 경우 클럽 버닝썬 대표를 지내면서 성매매 알선과 탈세 등의 의혹을 받고 있다.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성관계 여부나 금전 등 대가성 여부에 대한 확인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선고된다.

여기에 버닝썬을 비롯해 승리가 경영해 온 다수의 사업체들이 다년간에 걸쳐 탈세를 해왔다는 정황도 포착된 상태다. 탈세는 연간 10억원 이상일 경우 4년 이상의 징역 또는 무기징역까지 가능한 중범죄다.

신민영 변호사는 "탈세로 무기징역을 받은 사람은 없지면 이론상으로는 법정형 최고로는 무기징역까지 가능하다"며 "현재 상황을 감안했을 때 실제로 구형될 형량은 수사 결과에 따라 나뉘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불법 촬영한 성관계 동영상을 공유한 것으로 드러난 가수 정준영은 최근 불법촬영범죄에 대한 강화된 형량에 따라 최대 징역 7년6개월까지 받을 수 있다. 현행 성폭력범죄처벌특례법은 피해자 의사에 반해 영상물을 촬영하거나 촬영된 영상을 유포하면 최대 징역 5년 또는 벌금 3000만원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또한 촬영 당시에는 촬영 대상자 의사에 반하지 않는 경우에도 촬영물을 사후에 피해자 의사에 반해 유포한 경우에도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여기에 피해자가 다수일 경우 형의 2분의 1이 가중될 수 있다. 정준영이 성관계 동영상을 공유한 여성의 수는 10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가중 처벌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정준영은 이와 함께 강간 모의, 증거인멸과 탈세 등 다른 의혹들도 속속 제기되고 있어 이들 혐의가 모두 인정될 경우 형량은 훨씬 무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마약유통에 관여한 버닝썬 이문호 대표, 마약운반책 중국인 애나 등 마약 관련 혐의를 받고 있는 3명은 최대 무기징역까지 가능하다. 이문호 대표는 마약류 투약 및 유통, 뇌물 공여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대표는 경찰 소환조사에서 버닝썬과 경찰 간 금품 전달 통로로 지목된 강모씨에게 2000만원을 건넨 혐의를 인정했다.

성매매 알선 혐의를 받고 있는 유모 유리홀딩스 대표는 징역 3년, 추가 혐의가 더 드러날 경우 최대 4년 6개월까지 형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방정현 변호사가 이날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유 대표가 경찰총장과 문자를 했다는 내용을 폭로했다.

지난해 미성년자 출입사건을 무마해주겠다며 버닝썬 측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전직 경찰 강모씨는최대 징역 7년 6개월까지 선고될 수 있다. 또 클럽과 경찰 유착의 연결고리를 했다는 의혹도 받는 점에서 수사 결과에 따라 형량이 추가될 수 있다.

버닝썬 연루자 가운데 처음으로 기소된 버닝썬 직원 조모씨는 마약류관리법·화학물질관리법 위반으로 최대 징역 8년까지 가능하다. 버닝썬 사건의 발단이 된 김상교씨 폭행 사건의 피의자로 지목된 버닝썬 이사 장모씨의 경우 폭행 혐의에 따라 최대 2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신 변호사는 "버닝썬 사건을 형량면에서 봤을때 가장 큰 대목은 마약유통과 탈세로 마약건은 최대 무기징역이 가능할만큼 중한 범죄"라고 말했다.

이미호, 최민경 기자, 오문영 인턴기자



[팩트체크] 정준영 폰 복구업체, 제보자라면 오히려 처벌 받는다?


[the L]고객 맡긴 폰에서 데이터추출해 제3자에 전했다면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등 형사처벌 대상될 수도

불법촬영물 유포 혐의를 받고 있는 가수 정준영씨가 과거 휴대폰 수리를 맡겼던 사설 수리업체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 중인 경찰이 지난 13일 서울 강남구 휴대폰 사설수리업체로 가방을 들고 들어가고 있다. /사진=뉴스1
불법촬영물 유포 혐의를 받고 있는 가수 정준영씨가 과거 휴대폰 수리를 맡겼던 사설 수리업체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 중인 경찰이 지난 13일 서울 강남구 휴대폰 사설수리업체로 가방을 들고 들어가고 있다. /사진=뉴스1
'정준영 성관계 몰카 유포'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3년전 정준영(30)씨의 전(前) 여자친구가 '몰카'를 이유로 고소한 당시, 휴대전화 복구를 맡겼던 업체에 대해 13일 압수수색을 했다.

경찰은 수사자료 확보 차원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해당 업체 관계자가 이번 사건의 제보자가 아니냐는 추측이 나돌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에 '공익신고' 형식으로 '비실명 대리신고'했다는 방정현 변호사는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서 익명의 제보자가 존재함을 밝혔다. 제보자가 이메일을 보냈고, 그로부터 '버닝썬' 관련 자료를 받아 권익위에 대리신고했다는 주장이다.

법률전문가들은 만약 이날 압수수색을 당한 복구업체 직원이 방 변호사에게 파일을 보낸 익명의 제보자라면, 여러가지 법적 쟁점이 추가로 발생할 것으로 본다. 공익 목적의 제보였지만 경우에 따라 형사처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제보과정에 불법성 있었다면 '공익신고자' 인정돼야 처벌 면할 수 있어

우선 제보자의 '공익신고자' 해당 여부부터 문제된다. 방송 등 일부 언론에서 방 변호사를 '공익신고자'로 표시하고 있지만 엄격히 따지면 방 변호사는 '공익신고자'가 아니다. '공익신고를 대리하는 변호사'다.

공익신고자보호법 제 8조의 2에 새로 규정된 '비실명 대리신고' 제도는 지난해 4월 신설돼 10월 18일부터 시행됐다. 공익신고자의 신원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도입된 것으로 '공익신고자 본인'에 관한 인적사항 등은 '봉인'돼 권익위에 보관되고 본인 동의없이 열람되지 않는다.

공익신고자보호법에 따른 '공익신고'가 인정되려면 법령에서 정한 범죄혐의가 있어야 한다. 공익신고자보호법에서 공익침해행위 대상 법률로 별표에 별도로 나열한 284개의 법에 '형법'이나 '성폭력처벌법'은 없다. 그런데 현재까지 정준영 휴대전화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진 카톡 대화방과 동영상만으로 가늠할 수 있는 범죄는 대부분 일반 형법이나 성폭력처벌법 관련이다.

그나마 가능성이 있는 것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정도다. 동영상 중에 '약'을 먹여 기절한 여성과의 성관계 장면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김운용 변호사(다솔 법률사무소)는 "제기된 혐의 중에서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외엔 공익제보가 가능한 유형에 해당하는 범죄가 뚜렷하게 보이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만약 수사결과 마약류관리법에도 해당되지 않는다면 정준영 휴대전화 데이터를 바탕으로 범죄혐의를 권익위에 '공익신고'한 의미가 없어진다.

권익위가 검찰에 수사의뢰를 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범죄신고'가 됐지만 법에 따른 '공익신고'의 형태여야만 가능한 '신고자보호'를 기대할 수 없을 수도 있다. 공익신고자보호법은 제14조에 "공익신고자의 범죄행위가 발견된 경우에는 그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다"는 규정을 두고 있는데, 이 '형사책임 감면'도 제보자가 '공익신고자'로 인정받아야만 가능하다.

◇고객비밀 유출했다면 형사처벌 대상 될 수도

법에 따른 '공익신고자' 보호가 안 된다면 오히려 제보자가 범죄혐의자가 되는 불상사가 생길 수도 있다. 공익을 위한 제보라도 고객의 의사에 반해 고객의 비밀을 외부에 알렸다면 '비밀침해죄'나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등의 형사적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소연 변호사(리인터내셔날 특허법률사무소)는 "헌법 제17조는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받지 않을 자유권을 규정하고 있고 형법 제316조 제2항에 의해 봉함 기타 비밀장치한 사람의 편지, 문서, 도화 또는 전자기록 등 특수매체기록을 기술적 수단을 이용해 그 내용을 알아 낸 경우 처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변호사는 "복구나 수리를 위해 자발적으로 맡겼다고 해도 본인의 의사에 반해 기술적 수단 등을 이용해 그 내용을 알아냈다면 비밀침해죄에 해당할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정씨가 휴대전화를 맡기면서 데이터 확인절차가 필요한 데이터복구업체 업무 특성상 동영상이나 카톡대화를 일시적으로 확인해도 된다는 의사를 보인 것으로 볼 수도 있다. 그렇더라도 업체 직원이 이 데이터를 고객이 아닌 제3자에게 사후에 전달했다면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이 될 수 있다. 김운용 변호사는 "카톡 대화가 파일 형태로 돼 있긴 하지만 제3자간의 통신내용인 점을 고려하면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재판에 넘겨질 경우에는 '증거 능력'도 문제될 수 있다. 업체 직원이 복구한 파일이 맞다면 법리적으론 '사인(私人)'에 의한 위법수집증거가 된다. 공개되지 않은 타인간의 대화가 기록된 파일을 제3자가 취득해 넘긴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엔 해당 자료는 법정에서 증거로 채택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모든 사인에 의한 위법수집증거가 배제되는 건 아니다. 제한적으로 비교형량을 통해 증거로 쓰일 수도 있다. 그런데 통신비밀보호법 제4조는 불법감청 등으로 기록된 전기통신 내용은 재판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돼 있다. 따라서 증거로 쓰이지 못할 가능성이 더 높다.

수사기관에선 정씨와 카톡 대화방 참여자 등 관련자들을 기소하기 위해선 이 파일을 참고해서 별도의 수사를 통해 증거를 확보해야만 한다.
또한 업체에서 데이터복구한 자료가 방 변호사를 통해 권익위에 전달됐고 다시 검찰에 넘어갔다면, 그 과정에서 정보가 오염될 가능성도 높다. 이런 경우의 데이터 파일은 증거로 쓰이기 어렵다.

유동주 기자



강남 클럽의 민낯…어쩌다 '범죄 온상'으로…


[버닝썬 게이트]현재 클럽, 과거 '클럽+나이트클럽' 형태…운영 방식·수익 구조 달라져 범죄 행위 움튼 듯

강남 유명 클럽 버닝썬 /사진=김휘선 기자
강남 유명 클럽 버닝썬 /사진=김휘선 기자
서울 강남 일대 '클럽'이 범죄의 온상으로 떠올랐다. 탈세부터 마약류 유포·투약, 경찰과의 유착까지 다양하다. 클럽 업계 관계자들은 클럽의 운영방식이 바뀌면서부터 범죄 행위가 움튼 것 같다고 말한다.

14일 클럽업계 등에 따르면 소규모 클럽까지 포함해 서울에만 클럽이 100여개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아레나 △버닝썬 △페이스 △강남메이드 △옥타곤 △매스 등이 매출 상위권으로 꼽힌다. 보통 저녁 10시에서 11시에 문을 열어 아침 7시에 닫으며, 버닝썬의 경우 목금토일 4일 영업하는 구조였다.

현재 강남 클럽은 춤추는 무대인 스테이지와 그 주변을 둘러싼 테이블, 룸(방)을 모두 갖춘 형태다. 과거 클럽은 주로 춤을 추는 공간만 갖췄는데, 클럽 업계가 성장하면서 테이블과 룸으로 이뤄진 나이트클럽의 특징이 합쳐졌다.

2000년대 중후반 나이트클럽이 구시대적 장소로 20대에게 외면받으면서 클럽과 나이트클럽이 섞인 지금의 '클럽'이 만들어졌다는 설명이다.

수익 구조도 달라졌다. 과거 클럽과 나이트클럽은 술값과 입장료에서 주로 매출을 올렸지만 지금 강남 일대 클럽은 테이블과 룸에 비용을 청구해 매출을 얻는다.

강남 일대 한 클럽 관계자는 "강남서 1·2위를 다투던 버닝썬과 아레나는 매출 90% 이상을 테이블 손님에게서 얻고 있다"며 "아레나는 한 달 매출이 40억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강남 일대 클럽 테이블 이용료는 보통 100만~200만원, 룸 이용료는 300만원 수준이다. 하지만 위치에 따라, 혹은 특별한 이벤트가 있는 날에는 테이블 가격이 700만원을 넘기도 한다.

5년 전까지만 해도 25만원부터 시작하던 테이블 값이 지금은 100만원대로 올랐고 그만큼 서비스도 달라졌다. 강남 일대 클럽이 과거 나이트 클럽의 부킹 서비스를 도입하면서부터다.

서울 강남의 한 클럽 내부 /사진=머니투데이 DB
서울 강남의 한 클럽 내부 /사진=머니투데이 DB
클럽 매출 상당 부분이 테이블과 룸 예약 손님에 달려 있는 셈이다. 클럽에서는 고액을 지출할 수 있는 '큰손'을 유치하는데 혈안이 돼 있다. 이 과정에서 '마약'과 '성접대', '불법촬영' 등 온갖 불법 행위를 벌인다고 클럽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클럽 버닝썬 개장 이후 112 신고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2월 이후 강남경찰서 역삼지구대에 접수된 버닝썬 관련 신고 중 마약은 1건, 성추행 피해·목격 신고는 5건이었다.

실제로 버닝썬 대표인 이문호씨와 MD(머천다이저, 상품기획자) 조모씨, 중국인 애나 등은 모두 마약류를 흡입하거나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손님의 이목을 끌기 위해 버닝썬은 1억원을 호가하는 일명 '만수르 세트' 상품을 기획하기도 했다.

실제 중동의 거부 만수르가 이용했다는 것으로 전해지는 만수르 세트에는 한 병에 수천만원인 '아르망 드 브리냑'과 '루이 13세 브랜디' 등으로 구성돼 있다. 현금이 많은 중국인 관광객을 유혹하기 위해서라는 게 클럽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VIP 손님이라면 미성년자도 클럽 출입이 가능했다. 지난해 7월 미성년자가 강남 클럽 버닝썬에 출입해 수천만원대 술을 마셨고 부모의 신고로 경찰까지 출동했다. 이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버닝썬 대표가 경찰에 돈을 건넸다는 의혹이 나오면서 클럽과 경찰 간 유착 혐의가 드러났다.

방윤영, 임찬영 기자



성범죄에 뇌물·탈세까지…클럽 유착 어디까지?


[버닝썬게이트]"경찰총장'이 뒤 봐준다" 카카오톡 나오면서 유착 의혹 일파만파

민갑룡 경찰청장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출석해 허리 숙이며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스1
민갑룡 경찰청장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출석해 허리 숙이며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스1
'버닝썬'의 마약·성범죄에 이어 '아레나'의 탈세까지 서울 강남일대 클럽업계의 각종 범죄 의혹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영업과정에서 불거질 수 있는 탈법을 감시·감독해야 할 당국이 오히려 의혹을 눈감아 준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나온다.

여기에 가수 정준영씨(30) 등이 들어있는 카카오톡 대화방에 "경찰총장이 뒤를 봐줬다"는 내용까지 나오면서 경찰 최고위층 연루 '게이트'로 번질 조짐마저 보인다. 경찰은 최고위층까지 거론되는 등 유착의혹이 일파만파 커짐에 따라 126명 규모 특수수사팀을 구성해 이번 의혹에 전면 대응에 나섰다.

가장 먼저 불거진 유착의혹은 강남경찰에 대한 뇌물이다. 단순 폭행, 성폭력 사건에서 권력기관 유착 의혹으로 급선회한 것도 사건무마 대가로 금품이 오갔다는 진술이 나오면서다.

지난해 7월 미성년자가 출입한 사건을 무마하는 과정에서 전직 경찰관 강모씨가 버닝썬과 경찰의 '브로커'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당시 강남경찰서는 사건 발생 한 달 뒤 '증거 부족'으로 사건을 종결했다. 경찰이 당시 버닝썬의 여러 불법 정황을 묵인했다는 의심이 나오는 대목이다.

논란이 커지자 경찰은 그동안 버닝썬 폭행-성추행 사건을 수사해온 강남서를 배제하고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로 수사를 일원화했다.

경찰은 버닝썬 공동대표 이모씨 등 뇌물 의혹에 연루된 인물을 여러 차례 소환 조사하며 유착 의혹을 밝히는 데 집중했다. 뇌물전달자로 의심받고 있는 강씨에 대해선 한차례 반려된 구속영장을 재신청, 15일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앞두고 있다.

탈세 의혹에서도 빠짐없이 과세당국이 등장한다. 가수 승리(29·본명 이승현)의 해외 투자자 성접대 의혹이 제기된 장소인 아레나에서 봐주기식 세무조사를 한 정황도 포착된 것이다.

국세청은 이씨의 성접대 의혹 장소로 지목된 클럽 '아레나'의 수백억대 탈세 혐의 조사 과정에서 전·현직 사장들로부터 실소유주에 대한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과세당국은 아레나의 150억원대 탈세 혐의 고발 당시 실소유주를 뺀 '바지사장'만 고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해 11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2국을 압수수색해 국세청에서 강씨를 제외하고 서류상 대표 6명만 고발했다는 점을 포착했다. 2017년 국세청에 들어온 최초제보에는 강씨가 등장했지만 고발장에는 빠진 것이다.

경찰은 강모씨가 아레나의 실소유주라는 진술을 확보하고 국세청에 고발을 요청했지만 한 달 넘게 지연되고 있다.

여기에 클럽에 주류 등 각종 유통망을 둘러싸고도 탈세 의혹이 나온 상태다. 이들 유통업체에 자리잡은 전직 공무원들 '입김'이 작용한다는 설도 유착의혹을 키우고 있다.

이밖에 경찰은 아레나 측이 식품이나 소방 관련 규정을 두고 전방위 로비를 벌였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김영상 기자



'아레나 탈세 수사' 난관…국세청 입만 보는 경찰


[버닝썬 게이트]국세청, 경찰의 고발요청 한달 넘게 외면…실소유주 지목 강모씨 '의혹 핵심 인물'

경찰들이 지난 10일 아이돌 빅뱅 소속 가수 승리가 자신의 사업 투자자들에게 '성접대'를 했다는 의혹에 대한 현장 검증과 증거 확보를 위해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클럽 아레나를 압수수색하고 있다. 사진은 아레나 현관에 붙은 공지사항들./사진=뉴스1
경찰들이 지난 10일 아이돌 빅뱅 소속 가수 승리가 자신의 사업 투자자들에게 '성접대'를 했다는 의혹에 대한 현장 검증과 증거 확보를 위해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클럽 아레나를 압수수색하고 있다. 사진은 아레나 현관에 붙은 공지사항들./사진=뉴스1
강남 유명 클럽 아레나 탈세 의혹과, 국세청 봐주기 세무조사 의혹 등을 수사 중인 경찰이 좀처럼 수사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버닝썬의 폭행사건에서 시작한 각종 파문이 강남 일대 클럽과 각종 관가 유착의혹으로 번지고 있지만, 탈세의혹 수사만큼은 더딘 모양새다.

수사지연은 국세청에 이번 수사의 핵심 인물이자 아레나 실소유주로 지목된 강모씨에 대해 고발요청을 보냈지만 한달 넘게 회신이 오고 있지 않아서다. 국세청에서 고발을 미루면서 아레나 탈세 의혹, 국세청 봐주기 조사 의혹 수사도 난관에 봉착했다.

14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남경찰서는 서울지방국세청 관계자 등을 참고인으로 부르고 2차 압수수색으로 얻은 세무조사 자료를 분석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국세청 직원은 피의자로 전환된 사람이 없다"며 "국세청 직원을 참고인으로 계속해서 부르는 등 탈세, 봐주기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 고위관계자 연루 의혹과 2016년 가수 정준영 몰카 사건 무마 의혹 등으로 경찰 전체가 코너에 몰린 상황에서 분위기 반전을 끌어낼 카드로 보고 수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앞서 검찰로부터 내려받은 아레나 탈세사건 수사는 사실상 마무리 단계라는 게 경찰 안팎의 해석이다.

문제는 아레나 탈세 의혹의 핵심인 강모씨 수사에 애를 먹고 있다는 점이다. 경찰은 지난해 8월 국세청이 고발한 아레나 전현직 사장 6명을 조사하면서 실소유주가 강씨라는 정황과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은 강씨를 본격적으로 수사하기 위해 올해 1월 말쯤 국세청에 강씨를 고발해 달라고 요청했다.

조세범처벌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기려면 반드시 국세청의 고발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세청에서는 추가 세무조사 등을 이유로 고발을 미루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이 강씨를 입건하고 피의자로 전환했지만 국세청의 고발 없이는 공소 제기가 안 되는 상황"이라며 "국세청이 고발해 주기만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강씨는 또 국세청의 봐주기 의혹의 중심에도 서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경찰은 지난해 11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2국을 압수수색해 국세청에서 강씨를 제외하고 서류상 대표 6명만 고발했다는 점을 포착했다. 2017년 국세청에 들어온 최초제보에는 강씨가 등장했지만 고발장에는 빠진 것이다.

경찰은 지난해 12월27일 강씨를 긴급체포한 뒤 다음날인 28일 증거 인멸 우려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그러나 검찰은 수사 보강을 이유로 이를 반려했다. 경찰은 이달 8일 세무조사 과정상 작성된 서류 등을 확보하기 위해 국세청에 대한 2차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경찰 관계자는 "국세청에서 기존에 고발한 6명은 바지사장으로 보고 강씨에 대한 수사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기존 6명의 사건 처리는 향후 강씨와 함께 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세청 관계자는 "강씨에 대한 고발을 위해서는 추가적인 세무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경찰 수사에 최대한 협조하기 위해 조사 중"이라고 해명했다.

최동수 기자



'몰카방지법' 현주소…2·3차 유포자도 처벌


[버닝썬 게이트]처벌 수위 강화 추세, '유포 방지' 노력도

성관계 동영상 불법 촬영·유포, '몰카'(불법촬영물)가 성행하면서 이를 처벌하기 위한 관련 법도 마련됐다. 국회는 2010년 '성폭력범죄의 처벌등에 관한 특례법'(성폭력처벌법)을 제정했다. 14일 경찰에 출석한 가수 정준영씨는 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를 받는다.

◇몰카 형량 강화, 2·3차 유포자도 처벌=이 법은 지난해 12월말 개정됐다. 예전보다 처벌 강도가 높아졌다. 자신의 신체를 찍은 촬영물을 유포하거나 동의 하에 남의 몸을 찍은 촬영물을 유포해도, 남의 몸을 동의 없이 촬영해 유포하는 행위와 똑같이 처벌된다.

복수심에 유포하는 '리벤지포르노' 등 불법 촬영물 처벌 역시 강화됐다. 촬영물이 촬영 당시 동의에 의해 제작됐어도 이를 동의 없이 유포하면 5년 이하 징역을 살거나 3000만원 이하 벌금을 내야 한다.

자기 신체를 촬영해 유포하는 것도 범죄다. 이에 대한 처벌 수위도 남의 신체를 촬영해 유포하는 것과 같아졌다. 자기 신체 촬영물을 유포하다 적발될 경우에도 촬영자 신상을 공개해야 한다.

영리 목적으로 동의 없이 촬영된 영상을 유포하면 무조건 징역이다. 당초 '징역 7년 이하와 3000만원 이하 벌금'이었던 형량에서 벌금형이 삭제됐다. 불법촬영물을 2차·3차로 유포한 자도 신상공개 포함 처벌을 받게 됐다.

◇불법촬영물 삭제 근거 신설, 식당엔 몰카 방지 의무=지난해 국회는 '성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 불법촬영물 삭제지원 근거와 구상권 행사 근거를 만들었다.

또 '전기통신사업법'을 개정해 부가통신사업자에게 명백한 불법촬영물에 대해 삭제∙접속차단 등 조치를 취할 의무를 부여했다. 이를 위반하면 2000만원 이하 과태료가 부과된다.

국회는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도 손을 댔다. 수사기관이 요청한 관련 불법촬영물을 삭제∙차단하도록 패스트트랙을 마련했다.

식당 등 공중위생영업자에 몰카 설치금지 의무 규정이 생겼다. '공중위생관리법'이 개정되면서다. 해당 법안은 감독관청에게 공중위생영업소의 몰카 설치 검사권을 줬다. 몰카가 단속된 경우 영업소 폐쇄 등 행정제재 처분을 내릴 근거가 생긴 것이다.

◇"몰카 처벌 더 강화"…계류중인 법안들=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는 13일 '성폭력처벌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디지털성범죄에 대한 처벌 수준을 강화자는 내용이다.

윤 원내대표는 "최근 통신매체를 이용한 음란행위, 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 및 촬영물 유포행위 등 디지털성범죄로 인한 피해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며 "디지털성범죄에 엄격히 대응하기 위해 현행법상 벌금액을 국민권익위원회의 권고안에 따라 상향하는 등 처벌 수준을 강화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도 계류중이다. 몰카 등 범죄를 몰수·추징 대상 범죄에 추가하자는 내용이다. '변형카메라의 관리에 관한 법률안'도 계류중이다. 변형카메라 제조·수입·판매 등에 대한 사전규제를 도입하자는 게 골자다.

'개인영상정보 보호 등에 관한 법률안'은 개인영상정보의 안전한 처리·보호에 관한 사항을 규정했다. 개인영상정보 불법 유출 등으로 취득한 금품·이익은 몰수·추징토록 했다. 아울러 공중화장실 등에 몰카 설치를 금지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5000만원 이하 과태료를 부과토록 했다.

김평화 기자



'정준영 루머' 해명, 왜 女연예인들 몫인가


[버닝썬 게이트]"사실무근"에도 女연예인 명예훼손…'신상털이'에 2차 피해도 심각

/삽화=김현정 디자인기자
/삽화=김현정 디자인기자
가수 정준영씨(30)가 성관계 동영상 불법 촬영 및 유포 논란으로 14일 경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한 가운데, 사건과 관련 없는 여자 연예인들의 명예훼손이 심각하다. 또 불법 촬영물 피해자들에 대한 '2차 가해'도 발생하고 있다.

◇실검 등장·댓글 언급… 女연예인 명예훼손에 소속사 "사실무근"

정씨는 2015년 말부터 10개월간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성관계 동영상 등 불법 촬영물을 수차례 공유한 혐의(성폭력처벌특별법 위반)다. 피해 여성은 1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이 사건은 지난 11일 오후 정씨가 속한 카카오톡 대화방을 폭로한 SBS 보도를 통해 대중에게 알려졌다. 보도 이후 각종 '지라시'를 통해 아이돌 그룹 멤버 및 배우 등 여성 연예인이 이름이 거론됐다. 정준영과 친분이 있던 연예인을 걱정하는 팬들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네이버·다음 등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서 여성 연예인 다수의 이름이 올랐다. 또 '정준영 OO(여성 이름)' 등이 자동완성·연관 검색어로 형성됐다. 관련 기사 댓글이나 커뮤니티 글에서도 끊임없이 실명이 언급됐다.

이에 배우 이청아와 정유미는 12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걱정 말라'는 글을 올려 의혹을 에둘러 부인했다. 해당 배우들의 소속사는 공식입장을 통해 강경 대응을 예고한 상태다.

JYP엔터테인먼트도 12일 트와이스 공식 홈페이지에 악성 루머에 대해 "법적으로 가용한 모든 조치를 강구할 것임을 알려드린다"고 경고했다. 배우 오연서의 소속사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도 13일 "당사 소속 배우 관련 내용은 전혀 근거 없는 루머"라며 법적 대응 방침을 밝혔다.

배우 오초희도 이날 SNS에 "정말 아니다. 전 관계없는 일"이라며 "오늘 아침부터 지금까지 몇 통의 연락을 받았는지 모르겠다"고 호소했다. 14일 오전에는 문채원이 정준영 SNS에서 지속적으로 '좋아요'를 누른 모습이 포착됐으나 이는 개인 SNS를 해킹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몰카 상대는 누구?"… 2차 가해 일파만파
이처럼 여성 연예인들을 향한 루머와 해명이 잇따르면서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해명은 피해자의 몫인가", "왜 피해자에 이렇게 관심을 갖냐"는 반응도 나온다.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또다른 피해자를 양산하는 2차 가해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성관계 동영상을 찾기 위한 적극적인 행위로 이어지는 경우도 빈번하다. 각종 커뮤니티, 카카오톡 오픈 채팅, SNS 등 익명으로 대화가 가능한 곳이라면 어김없이 '몰래카메라 상대가 누구냐', '동영상 구한다' 등 2차 가해가 발생했다. '여성가족부 직장 내 성희롱·성폭력 사건 처리 매뉴얼'에 따르면 2차 가해는 △성희롱 사건에 대한 소문 △피해자에 대한 배척 △행위자에 대한 옹호 등의 형태로 피해자를 괴롭히는 것을 말한다.

◇피해자 "몰카 피해자라는 주홍 글씨…신변 알려질까 두려워"
실제 피해자들은 두려움에 떨고 있다. 승리의 성 접대 의혹을 처음 제기한 기자는 한 인터뷰에서 피해자들을 만났다고 밝혔다. 피해자들은 그에게 "굉장히 큰 충격을 받았고, 막막하고 두렵다"며 "살려 달라. 어떻게 살아야 되냐"고 토로했다.

또 "한 여자로서 이 몰카 피해자라는 주홍글씨를 평생 어떻게 따라 붙이고 살아가야 할지 결정하지 못하겠다"며 "강경 대응을 하고 싶어도 신변이 알려질까 봐 너무나 두렵다"고 고백했다.

이 같은 2차 가해가 하루 이틀의 일은 아니다. `불법강간약물' 사용, 성 접대 등 '버닝썬 사건'이 불거진 후에도 그랬다. 성인사이트엔 '버닝썬 동영상'이란 이름의 영상이 올라왔고, 각종 커뮤니티에도 "버닝썬 동영상을 봤다"는 글이 올라오자 "동영상을 어디서 봤냐"는 답글이 달렸다.

2차 가해는 경우에 따라 법적 처벌이 가능한 범죄다. 피해자를 특정할 수 있는 정보를 담은 내용을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전할 경우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 전달받은 동영상을 재유포하는 것도 정보통신망법 제44조에 따라 처벌이 가능하다.

여성변호사들도 나섰다.14일 한국여성변호사회는 '불법촬영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를 즉시 중단하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내고 정준영씨의 성관계 동영상 불법 촬영·유포 혐의 '2차 가해'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황진미 대중문화평론가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 사건이 얼마나 끔찍한지 경각심이 있어야 하는데 많은 이들이 '어딘가에 영상이 있겠지', '누굴까? 나도 보고싶다'는 생각으로 검색하고 있다"며 "가해자 조사가 가장 우선인데, 피해자로 지목된 이들이 나서서 해명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지적했다.

황 평론가는 "유독 여성 피해자들에 주목하고 대상화하는 풍토가 있다. 이번 정씨 이슈에서는 '피해자'도 아닌 '피해녀'라는 워딩까지 등장했다"며 "정말 중요한 문제인 경찰의 부실수사나 전과자에 관대한 방송계 문화 등에 더 집중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한민선 기자, 조해람 인턴기자



검·경수사권으로 더 달아오른 '버닝썬 게이트'


[버닝썬게이트] 검찰, 중앙지검서 직접 수사예정…경찰, 126명 대규모 수사인력 투입해 사활건 영역 다툼

지난 11일 밤 11시 세종시에서 올라온 국민권익위원회 관계자들이 급하게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을 방문했다. 제보자로부터 받아 보관 중이던 정준영 휴대폰 파일을 직접 대검에 전달하면서 수사의뢰를 하기 위해서다.

권익위가 늦은 밤 먼 거리를 달려와야만 하는 상황이 된 건 경찰에 의한 압수수색 압박을 받았기 때문이다. 경찰의 자료 협조요청에 권익위가 제보자보호를 이유로 응하지 않자 압수수색이라는 강제수사방법을 동원하기 직전이었다. 권익위 보관 자료가 대검에 넘어가자 13일 경찰은 아예 파일의 출처로 의심됐던 복구업체를 압수수색해 자료확보를 시도했다.

버닝썬게이트 초기부터 경찰은 인근 파출소 등 전현직 경찰들의 유착관계가 의심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를 의식한 경찰도 감찰반을 동원해 전반적인 자체 감찰과 수사를 동시에 벌이고 있었다.

그런데 권익위에 제보된 정준영 휴대폰 파일에 경찰 고위 관계자가 뒤를 봐준 것으로 의심되는 대화내용까지 있다고 알려지면서 경찰은 다급해졌다. 13일 아침 라디오방송을 통해 이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민갑룡 경찰청장은 126명이라는 대규모 수사팀을 꾸려 총력을 다해 수사하겠단 방침을 밝혔다. 경찰 유착의혹에 대해선 일단 사과를 하기도 했다.

권익위로부터 수사의뢰를 받은 검찰도 행동에 나섰다. 법무부장관도 14일 국회에 출석해 사건을 검찰에서 다루기로 했다는 점을 알렸다. 서울중앙지검 형사부가 수사를 맡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미 경찰에서 대규모 인력으로 수사 중인 사건임에도 검찰이 직접 나서겠다고 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버닝썬게이트 관련 사건들의 파급력이 ‘검경수사권’ 조정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점을 검·경 양측이 다분히 의식한 듯한 모양새다.

사건 초기부터 국민적 불신을 받고 있던 경찰도 나름 반격을 시도하고 있다. 지난해 말 정준영에 대해 이번 사건과 유사한 형태의 범죄신고가 들어와 지난 1월 이미 휴대폰 복구업체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검찰에 신청했으나 반려당했다는 점까지 밝혔다. 검찰 탓이란 뉘앙스다.

이에 검찰도 즉각 반박했다. 2016년 정준영이 처음 동영상 촬영으로 입건됐을 때 ‘무혐의’ 처분받은 사건과 올 1월 영장신청한 사건이 별개란 점을 소명해 재신청하라는 수사지휘였다는 것이다.

검찰과 경찰이 3년전과 지난 1월, 정준영 관련 과거 사건에 제대로 수사되지 않은 책임에 대해 서로 ‘네탓’을 하고 있는 셈이다.

정준영·승리 등이 들어있는 문제의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경찰총장'이라는 단어가 언급됐다는 소식에, 경찰청장이 긴급 기자간담회를 갖고 굳이 ‘경찰청장’이 아닌 오타로 보이는 ‘경찰총장’이라는 카톡 원문 그대로 보도해달라고 한 점도 눈에 띄는 점이다.

대화 정황상 ‘경찰 고위관계자’일 가능성이 높지만 경찰은 검찰수장을 뜻하는 ‘총장’이라는 단어를 그대로 살려서 ‘검찰총장’의 오타일 수도 있다는 뉘앙스를 전하고 싶어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경찰 입장에선 검찰 고위 관계자도 연루됐을 수 있다는 점을 알리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

 박영선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장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사개특위 '검·경 수사권 조정에 관한 공청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18.11.14/사진=뉴스1
박영선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장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사개특위 '검·경 수사권 조정에 관한 공청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18.11.14/사진=뉴스1
최초 문제가 터진 강남 클럽 등 업소를 관할하는 현장 경찰들의 유착이 강하게 의심되는 상황이지만, 경찰은 연예기획사나 관련 사업가들과 검찰이 유착돼 있을 수 있다는 소위 ‘피장파장’ 전략을 쓰려는 모습이 역력하다.

검찰이 연예사업에 유독 관대해 보였던 것도 사실이다. 실제 2014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검찰이 YG엔터테인먼트 소속 연예인 박봄에 대한 마약수사에서 이례적인 ‘입건유예’ 처분을 내린 것에 대해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당시 검찰이 입건조차 하지 않은 점에 대해 야당 의원들이 문제 삼았다. 박봄 뿐 아니라 버닝썬게이트의 핵심인 승리가 속한 빅뱅 멤버들이 대마흡연과 교통사고 등의 사건을 일으켰을 때도 상대적으로 처벌이 가벼웠다는 지적이 계속돼왔다.

수사의 최종책임과 기소여부 판단은 검찰에게 있기 때문에 검찰도 연예기획사들을 봐 준다는 의심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박상기 법무장관이 올해 검·경 수사권 조정 시행을 중점과제로 삼겠다고 밝힌 가운데, 수사권 조정이 임박한 시점에 터진 버닝썬게이트는 그런 면에서 검·경이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대형 사건이 됐다.

중앙지검이 직접 수사하고 경찰청장이 매머드급 수사인력을 투입할 만큼 양 수사기관의 핵심 주요사건이 돼 버렸다.

유동주 기자



승리·정준영이 망친 한국 이미지?


[버닝썬 게이트]해외 K-POP 팬들 한국 사회 전반에 대해 부정적 반응… 외신도 '경찰 유착' '성매매' '몰카 범죄' 주목해 잇따라 보도

"K-POP 스타, 클럽 성매매 알선 사건에 연루" (美 NYT)
"성매매 알선 용의자 된 승리… 몰래카메라·데이트 강간·성폭행, 한국의 고질적 문제" (美 CNN)
"한국 문화 수출 핵심 K-POP 스타들… 한국 내 만연한 차별·폭력성 드러내" (佛 AFP통신)
"승리·정준영이 보여준 한국, 몰카와 싸우는 나라… 한 해 보고된 몰카만 6000건" (英 BBC)
"한국 상황, 한국 드라마에서 본 모습 그대로" (K-POP 해외 팬 트위터)

'클럽 버닝썬' 관련 사건이 'K-POP 스타' 빅뱅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28)의 성접대 알선 의혹과 클럽 마약 투약 유통지 의혹, 경찰과 클럽 유착 의혹으로 뻗어나가는 모양새다. 나아가 정준영(30), 최종훈(29) 등 한류 연예인들의 불법 촬영 영상물(몰래카메라·몰카) 공유 의혹 등으로까지 확산하며 '버닝썬 게이트'로 비화했다.

해외 K-POP 팬들은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보이며 한국에 대한 부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고, 외신에서도 연일 사건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국가 이미지 전반 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K-POP 해외 팬들 "한국 경찰 당국과 정치권, 한국 국민 모두 문제"
15일 숨피(케이팝 관련 영문 웹사이트), 올케이팝(영어권 한류 사이트), SNS(사회연결망서비스) 트위터 등을 살펴보면 빅뱅 승리가 성접대 알선 피의자로 경찰 수사를 받게된 데 대해 한국 경찰 당국과 정치권, 나아가 한국 국민을 질타하는 반응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트위터에서는 "진짜 한국 드라마 그대로다. 한국 대통령이 '자신의 잘못'을 덮기 위해 유명인 승리를 이용하네" "포털 네이버는 승리 관련 이슈를 뉴스 상단에 유지해 여론을 조작한다. 대통령의 잘못들을 숨기려고. 박근혜 전 대통령때도 이랬었지"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이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의 결렬과 북한의 미사일 발사장 복구 정황에 이은 북미관계 악화 가능성, 미세먼지 등 민생의 어려움 등으로 지지율 하락(46.3%)을 겪고 있다는 기사를 공유하고 이 같은 이유로 승리를 희생양 삼았다고 주장했다.

[MT리포트]마약·뇌물·탈세·몰카…지금까지 열린 '버닝썬 게이트'
숨피에서도 해외 팬들의 '승리 감싸기'와 '한국 비판하기'가 이어졌다. 해외 팬들은 "승리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다른 나라들은 한국처럼 이렇게 함부로 사람을 판단하고 결론짓지 않는다. 우리는 승리가 유죄로 밝혀질 때까지 결백하다는 걸 믿는다"거나 "유죄가 확정될 때까지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라 다뤄져야한다. 그런데 어떻게 한국은 처음부터 승리를 마치 범죄자처럼 취급할 수 있나? 언론과 대중 모두 말이다. 한국인들은 진실에는 관심이 없다"는 댓글을 남겼다.

전문가들은 해외 팬들의 이 같은 태도에 대해 전형적인 '사회심리적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황용석 건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해외 팬들이 승리에 대해 보이는 태도는 가짜뉴스를 받아들이고 확산하는 심리와 유사하다"면서 "자신이 믿어왔던 것이 무너지는 데 대해 심리적 저항이 생겨, 받아들이고 싶은 것만 선택적으로 인지하고 본인과 다른 의견을 보이는 한국 언론들에 대해 적대적 태도를 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신들 "한국의 고질적 문제들, K-POP 스타들 통해 다시금 드러나다"

미국, 유럽 등 해외 언론도 경찰 유착 의혹 등 K-POP 스타 승리의 '버닝썬 게이트'와 또 다른 스타 정준영의 '몰카 촬영 의혹' 사건에 주목했다. 외신은 빅뱅 승리가 해외에서 인지도가 높은 만큼 움직임에 촉각을 세우는 동시에 정준영의 의혹 관련 '몰카 범죄'를 '한국의 고질적 병폐'라고 보도했다.

미 CNN은 13일(현지시간) "빅뱅의 승리가 성매매 알선 용의자가 됐다"고 보도하며 한국의 고질적 문제로 여겨지는 몰래카메라, 데이트 강간 및 성폭행 등과 이번 사건이 관계있다고 설명했다.

CNN은 서이지(CedarBough Saeji) 브리티시 컬럼비아대 한국 문화사회학 교수를 인용해 "한국에서 K-POP 스타는 국가의 대표이자 공적 소비 상품"이라면서 "버닝썬 사건이 진실이라면 그동안의 K-POP 문화에서 어긋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사건은 한국에서 끊임없이 문제로 제기됐던 '몰래 카메라'와 '약물 성범죄'가 어떻게 여성을 위협하는지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고 덧붙였다.

프랑스 AFP통신도 "한국 문화 수출의 핵심이었던 K-POP 스타들이 입길에 올랐다"면서 "이번 사건은 한국 사회 만연한 차별과 폭력성을 드러냈다"고 분석했다. 특히 AFP는 '몰카' 관련 이슈에 주목하면서 "최근 한국에서 '몰카' 관련 사건이 연이어 문제시되고 있으며, 지난해 여름엔 수만명의 한국 여성들이 몰카 근절 시위를 벌였다"고 보도했다.

신촌의 한 빌딩에 위치한 공중 여성화장실 모습. 나사처럼 생긴 몰카가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두려움에 떠는 여성들이 휴지로 나사 구멍을 막아뒀다. /사진=박가영 기자
신촌의 한 빌딩에 위치한 공중 여성화장실 모습. 나사처럼 생긴 몰카가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두려움에 떠는 여성들이 휴지로 나사 구멍을 막아뒀다. /사진=박가영 기자
영국 BBC도 정준영의 몰카 범죄 의혹을 집중 보도했다. BBC는 "한국은 최근 몇년간 마치 전염병과 같이 지독한 몰카 범죄와 싸우고 있다"면서 "한국 화장실과 탈의실 곳곳엔 몰카가 있고, 피해자에 대한 아무런 고려 없이 그대로 인터넷에 게시된다"고 보도했다. 이어 "한국은 2017년 한해에만 6000건 이상의 몰카 범죄가 보고된 나라"라고도 전했다.

이 밖에도 뉴욕 데일리메일, E온라인, 이브닝스탠더드, 포브스, T13 등 많은 외신이 이번 사건을 비중 있게 다뤘다.

이택광 경희대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이번 사건 관련 "한국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 강화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스타가 마약과 연루된 일은 사실 해외 팬들이나 외신에도 충격은 아닐 것"이라면서 "하지만 '경찰 유착'이라든가 '몰카' 등의 이슈는 정말 충격적인 일로, 한국의 이미지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번 사건이 서구 사회의 많은 이들에게 ''아시아의 그저 그런 나라'가 '역시나' 마약, 경찰 비리, 여성 차별과 여성 위협 등 나쁜 일들과 엮여있구나'하는 이미지를 주면서 이들의 오리엔탈리즘 편견을 강화하는 쪽으로 작용했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재은 기자



“K팝 넘어 대한민국 망신”…기획사 침묵 속 끝없는 신뢰 하락


[버닝썬 게이트]‘버닝썬·승리 게이트’로 본 케이팝의 미래…“경제적 손해는 물론, 대한민국 이미지까지 타격”

소위 ‘승리 스캔들’이 터진 이후 한류 스타들이 속한 대형기획사들은 말을 아꼈다. 말 한마디가 잘못 번져 또 다른 의혹을 생성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모습도 세세히 읽혔다.

승리가 속한 YG엔터테인먼트는 “메시지 조작” 멘트 이후 아무런 답변이나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아이돌 그룹을 보유한 중·대형 기획사 상당수 역시 연락이 닿지 않거나 답변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정욱 JYP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케이팝의 향후 이미지 타격에 대해 “요즘 분위기가 너무 안 좋아서 관련 얘기를 하고 싶지 않다”며 언급을 자제했다. 또 다른 B기획사 대표 역시 “케이팝 미래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 같다”고만 언급한 뒤 “더 이상 할 말 없다”며 전화를 끊었다.

국내 기획사 관계자들이 말을 아끼는 사이, 외신은 서로 앞다퉈 버닝썬으로 촉발된 일명 ‘승리 게이트’에 대한 뉴스를 자세히 쏟아냈다.

영국 BBC는 11일(현지시간) ‘빅뱅:케이팝 스타가 성뇌물 의혹 속에 쇼비즈니스 중단’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하며 승리의 성접대 의혹 수사와 가수 정준영 씨의 불법 촬영 동영상 등 디지털성범죄를 자세히 보도했다.

/사진=BBC 캡처
/사진=BBC 캡처
영국의 가디언지도 12일 'K-POP 스캔들:불법 성매매 혐의로 고발된 한국의 위대한 개츠비'라는 타이틀로 이 사건을 보도했다.

가디언지는 블룸버그를 인용, YG엔터테인트먼트의 주가가 14% 하락했으며 다른 케이팝 기획사들도 손해를 봤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버라이어티는 지난 11일 "한국 가요계 거물 중 한 명인 승리가 성매매 여성 공급 혐의로 기소됐다"며 은퇴 소식도 함께 전했고 말레이시아 유력 일간 ‘더스타’ 온라인도 “승리를 둘러싼 일련의 의혹들이 한국 팝스타로서의 경력을 무너뜨릴지 모른다”고 보도했다.

케이팝 스타 중 특히 일본과 아시아권에서 가장 잘 나가던 빅뱅 멤버의 추락은 단순히 빅뱅 그룹이나 YG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다. 방탄소년단이 정점을 찍은 케이팝의 공든 탑을 한순간에 무너뜨렸다는 비판과 함께 다른 케이팝 스타들의 해외 활동에 이미지 타격이 작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지배적이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단순히 승리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단체방 대화에 참여한 한류스타들이 적지 않다는 게 문제”라며 “한국 연예계가 그간 깨끗하다고 여긴 해외 팬들에게 지저분하다는 이미지를 던져줬고, 이는 곧 케이팝 이미지의 전체적 실추로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헌식 대중문화 평론가는 “아시아권보다 미국이나 유럽 쪽 보도가 많은데, 이는 그들이 성범죄나 마약 등을 가장 중요한 보도로 여기기 때문”이라며 “다시 말하면 아시아권에서 케이팝은 콘텐츠에 따라 재기할 여지가 있지만, 유럽이나 미국에선 이미지 실추 하나로 콘텐츠도 동반 하락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걸 의미한다”고 꼬집었다.

무엇보다 지금 케이팝을 이끄는 선두주자들이 대개 상업성과 거리를 둔 콘텐츠(가사나 장르)로 승부하면서 케이팝 브랜드의 차별화, 상업과 타협하지 않는 예술성 등에 접근했는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콘텐츠 위선에 대한 논란, 브랜드 이미지 추락 등이 도마에 올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김헌식 평론가는 “약간은 저항문화적 기질을 가진 스타들이 그간 케이팝을 이끌었는데, 앞으로 공신력 있는 곳에선 케이팝의 가치를 높게 매기기 어려울 것”이라며 “일반 대중에게선 콘텐츠 자체로 재기할 수 있어도 심기일전 물갈이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하재근 평론가는 “이번 사건이 여성이 혐오하는 범죄와 연루돼 케이팝 팬들의 상당수인 해외 여성 팬들의 충격이 작지 않다”며 “사건과 관계없는 다른 스타들에게 불똥이 튈 것이 가장 우려된다”고 말했다.

아이돌 그룹이 매년 늘어가는 추세에 맞춰 기획사의 관리 체계도 달라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한 중견 기획사 C이사는 “신인 땐 관리 감독이 제대로 먹혀드는 것 같은데, 스타가 되면 통제하기 힘든 게 현실”이라며 “불안한 정서나 잘못된 성인식에 대한 전문가 교육 시스템을 좀 더 일찍, 적극적으로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헌식 평론가는 “경제적 손해도 엄청나겠지만, 무엇보다 케이팝을 넘어 대한민국 브랜드 이미지까지 타격받을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김고금평 기자



'K팝 개츠비'의 몰락…외신이 본 승리·정준영 사태



[버닝썬 게이트]이상적인 문화 수출품에서 마약·성접대 의혹 범죄자 나락까지

K팝 그룹 빅뱅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의 성접대 의혹이 가수 정준영의 불법촬영 촬영 혐의로 커지며 외신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영국 BBC는 '정준영:비밀 섹스 비디오로 케이팝 스타 은퇴(Jung Joon-young: K-pop star quits over secret sex videos)'라는 제목으로 정준영의 연예계 은퇴 소식과 승리 성접대 의혹을 다뤘다.

BBC는 "연예계 섹스 스캔들이 커지면서 두 번째 K팝 스타가 극적으로 은퇴를 선언했다"며 "이는 빅뱅 그룹 멤버인 슈퍼스타 승리로 연예계 은퇴를 선언한 지 하루 만에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준영에 대해선 "버라이어티 쇼로 잘 알려진 싱어송라이터"라고 표현했다.

BBC는 정준영의 불법 촬영 혐의 기소가 처음이 아니라는 내용도 부연했다. 정준영은 2016년 9월 전 여자친구의 신체 일부를 몰래 촬영했다는 혐의로 고소당했으나, 검찰 수사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당시 정준영은 "동의를 받고 촬영했다"고 주장했다.

BBC는 "한국에선 현재 포르노 불법 촬영을 근절하는 움직임이 급격히 퍼지고 있다"며 "2017년에만 신고가 6000건을 넘었다"고 설명했다.

NYT도 같은 날 정준영이 불법 촬영 관련 사과문을 올렸다고 보도하며 "한국에서 상대방의 동의 없이 촬영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만6500달러(3000만원)의 벌금형에 처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NYT는 전문가의 말을 빌려 관련 법 진행이 느슨하다고 지적했다. NYT는 "지난해 (불법 촬영) 6800건 중 삼 분의 일 가량이 재판에 넘겨졌고, 재판 열 건 중 한 건보다 적은 꼴로 징역형이 나왔다"고 전했다.

이날 프랑스 AFP 통신은 정준영의 경찰 출석 동영상을 메인 홈페이지에 편집자 추천(Editor's Pick) 중 하나로 올리기도 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정준영의 소식과 함께 승리에 대해서도 상세히 다뤘다. SCMP는 승리에 대해 "스캔들 전까지만 해도 잘생긴 외모, 성공적으로 보이는 사업, 화려한 파티 등으로 위대한 승츠비(승리+소설 '위대한 개츠비'의 주인공 이름)'로 불렸던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SCMP는 팝 문화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승리가 '이상적인 문화 수출품'(ideal cultural export)으로 여겨졌다"고 표현했다.

또한, 사태를 바라보는 빅뱅 팬들이 실망과 불신으로 양분됐다고도 언급했다. "몇몇 해외 팬들이 꽃을 든 사진과 함께 '꽃길에서 기다릴게'(지난해 3월 빅뱅 발매곡 '꽃길' 가사 일부)라는 문구를 올렸다"고 전했다.

이날 정준영 출석 사진이 메인으로 올라온 AFP통신 홈페이지. /사진=AFP통신 홈페이지 캡처
이날 정준영 출석 사진이 메인으로 올라온 AFP통신 홈페이지. /사진=AFP통신 홈페이지 캡처
SCMP는 'K팝 레이블 YG가 승리, 지드래곤 등이 섹스·마약 스캔들에 휩싸이며 위기에 빠졌다'는 제목으로 승리뿐만 아니라 같은 그룹 멤버인 지드래곤의 마약 의혹 등도 함께 소개하기도 했다.

이어 "YG 스타들의 연이은 마약 의혹으로 회사 평판은 더럽혀졌고, YG가 '약국'의 약자라는 조롱까지 얻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오전 10시 정준영은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성관계 동영상 불법 촬영·유포 혐의로 출석했다. 정준영은 해외 촬영 중이던 지난 13일 새벽 입장문을 통해 "모든 죄를 인정한다"며 연예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같은 날 오후 2시 승리 역시 성 매매 알선 혐의로 출석했다. 승리는 지난 10일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된 뒤 12일 연예계 은퇴 소식을 알렸다.

강민수 기자



정준영, 그때 복귀하지 못했다면…


[버닝썬 게이트]"제작진 과거 비슷한 논란에 둔감하게 대처…책임 피하기 어려워"

수면 위로 드러난 가수 정준영씨의 성관계 동영상 불법 촬영. 똑같은 논란이 3년 전에도 있었다. 정씨는 2016년 전 여자친구의 신체를 몰래 촬영한 혐의로 피소됐지만, 무혐의 처분을 받고 3개월 만에 복귀한 바 있다. 경찰을 비롯해 방송가도 정씨의 악행을 제지하지 못한 셈이다.

그로부터 3년 뒤 오늘(14일) 정씨는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하게 됐다. 2015년 말부터 약 8개월 동안 동의 없이 성관계 영상을 촬영하고 이를 지인들과의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이나 개인대화방에서 공유한 혐의다. 불법촬영 피해를 당한 여성은 10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2016년 검찰은 전 여자친구의 신체를 몰래 촬영한 혐의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정씨가 피해자와 합의했고, 증거가 부족하다는 근거다. 수사기관이 당시 정씨의 휴대전화를 제대로 확보하지 못했다는 사실은 최근 밝혀졌다.

그는 이 사건으로 2016년 10월 자숙의 의미로 방송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하지만 불과 3개월 만에 KBS '해피선데이-1박2일(이하 1박2일)'로 복귀했다. 당시 1박2일 제작진은 "무혐의 처분 이후 최근 잇따라 정준영 복귀에 대한 이슈가 생겨, 복귀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1박2일 멤버들도 방송에서 정준영에 대한 그리움을 숨기지 않았다. 일부 여론은 "이른 복귀"라며 비판했지만, 많은 대중들도 이후 '1박2일'을 비롯해 tvN '짠내 투어', '현지에서 먹힐까?' 등 그가 등장한 방송 프로그램을 즐겨 봤다.

정씨 외에도 '무혐의' 처분을 받은 스타들은 대부분 자연스럽게 복귀했다. 개그맨 이수근은 2005년 성폭행 혐의 논란이 있었지만, 무혐의로 판명돼 7개월 만에 방송에 복귀했다.

가수 겸 배우 박유천도 2016년 성추문에 휘말렸으나, 이후 성폭행 혐의에 대해 무혐의로 불기소 처분을 받고 최근 앨범을 발매했다. 가수 겸 배우 김현중도 임신, 폭행 관련해 전 여자친구가 제기한 소송에서 모두 무혐의 처분을 받고 4년 만에 안방극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 밖에 2002년 미성년자 성매매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배우 이경영은 최근 SBS 드라마로 복귀했다.

전문가들은 "성범죄 의혹 관련 연예인들의 복귀에 대해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또 방송사가 출연자 선정 가이드라인 수립을 비롯한 전반적인 방송 제작 시스템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는 "당시 '1박2일' 제작진 등이 성범죄 관련 혐의 심각성을 받아들이지 않고 둔감하게 대처했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다"며 " 특히 '1박2일'은 대표 예능프로그램인만큼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또 "무혐의라는 건 죄가 없단 게 아니라 법적으로 증거를 찾기 어려웠다는 측면이 강하다"며 "고소를 취하하며 정리된 측면도 있는 만큼 그런 행위가 있었다는 사실은 없어지는 게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는 "방송 프로그램은 아무리 '리얼'이라고 해도 숨겨진 이야기가 있다"며 "대부분 편집될 가능성이 높아 시청자들이 출연자의 문제를 알아채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이어 "방송사들의 출연자 선정에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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