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GI "한진칼 주주제안 찬성해 달라"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한진과 한진칼 본사가 위치한 서울 중구 한진 사옥. /사진=뉴스1

일명 '강성부 펀드'로 불리는 행동주의 펀드 KCGI가 한진칼 주주들에게 의결권 대리행사를 권유했다. 의결권 대리행사란 본인의 의결권을 대리인에게 행사하도록 하는 것이다. KCGI가 한진칼에 제안한 안건들을 통과시키기 위해 세를 모으고 있는 것이다.

KCGI는 15일 공시를 통해 지난해 12월31일 기준 의결권 있는 한진칼 주식을 소유한 전 주주들에게 의결권을 대리행사 해 달라고 요청했다. 의결권 대리인은 KCGI의 신민석씨와 법무법인 한누리의 구현주, 송성현씨다. 주주들이 의결권을 위임하면 대리인이 주주들을 대신해 의결권을 행사한다.

KCGI는 "이번 주주총회를 통해 한진칼의 이사회와 감사기구 개편이 이루어져 낙후된 지배구조의 개선이 시작될 것으로 믿고 있다"며 "의결권 위임으로 우리에게 힘을 보태달라"고 권유 취지를 설명했다.

KCGI는 투자목적회사인 그레이스홀딩스를 통해 한진칼 지분 12.01%를 보유한 2대 주주다. 이번 주주총회에서 한진칼에 독립적인 감사 1인, 사외이사 2인 선임, 과도한 이사의 보수 제한 등을 골자로 하는 주주제안을 했다.

이번에 주주들에게 의결권 대리행사를 권유하면서 한진칼이 제안한 안건에는 반대 의견을, KCGI가 제안한 안건에는 찬성 의견을 위임해 줄 것을 요청했다.

대표적으로 한진칼의 재무재표 승인에 대해서는 반대해 달라고 권유했다. 지난해 12월5일 결정한 단기차입금 증가결정이 감사제도를 회피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KCGI가 제안한 정관변경 안건은 찬성 위임을 요구했다.

회사가 추천한 사외이사 3인은 독립성이 의문스럽다며 반대 위임을 부탁했다. 주순식 사외이사 후보자의 경우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횡령·배임 사건을 변호하는 법무법인 소속으로서 독립성이 결여됐다는 것이다.

KCGI가 추천한 조재호·김영민 사외이사 후보자는 찬성해 달라고 권유했다. 이사 보수한도를 30억원으로 제한하는 것과 감사 보수 한도를 3억원으로 증액하는 안건에 대해서도 찬성 위임을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