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품中企, 2곳중 1곳 "백화점·마트 할인판매 비용전가"

자료제공=중소기업중앙회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상당수가 할인행사 등 판매촉진에 드는 비용 부담을 중소기업에 전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중앙회는 17일 백화점·대형마트 납품 중소기업 501개사를 대상으로 '대규모유통업체 거래 중소기업 애로실태'를 조사한 결과 '할인행사 참여시 수수료율 변동이 없었다'는 응답이 38.8%로 나타났다. 백화점의 수수료 인하 없이 중소기업의 마진을 줄여 할인행사를 진행했다는 의미다.

할인행사 시 매출 증가를 이유로 도리어 수수료율 인상을 요구했다는 응답도 7.1%로 나타났다. 중기중앙회는 "유통기업의 매출·성장세 둔화에 따라 할인행사가 상시적이고 빈번해졌는데 비용부담은 중소기업에 전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행 대규모유통업법은 판매촉진 비용의 중소기업 부담률을 50% 이하로 규정해 원칙적으로 부담을 전가시킬 수 없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백화점과 대형마트가 납품가와 판매가, 할인행사 시 수수료 인하율, 예상이익 등을 어떻게 부담하고 있는지는 공개하지 않고있다.

자료제공=중소기업중앙회

한편 이번 조사에서 백화점 판매수수료는 평균 29.7%인 것으로 조사됐다. 롯데백화점은 30.2%로 가장 높았고 신세계백화점 29.8%, 현대백화점 29.0% 순이었다.

최대 판매수수료는 △신세계백화점은 의류 부문에서 최고 39.0% △현대백화점은 생활·주방용품 부문에서 최고 38.0% △롯데백화점은 의류, 구두·액세사리, 유아용품 부문에서 최고 37.0%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중소기업들은 과도한 판매수수료율 개선을 위해 △수수료 인상 상한제 실시(49.7%·복수응답) △세일 할인율만큼 유통업체 수수료율 할인 적용(49.7%)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자료제공=중소기업중앙회

직매입 방식으로 거래하는 대형마트의 평균 마진율은 27.2%로 조사됐다. 홈플러스가 32.3%로 가장 높았고 이마트(30.1%), 롯데마트(26.3%) 순으로 이어졌다.

품목별 최대 마진율은 △이마트가 생활·주방용품 분야에서 57.0% △롯데마트와 홈플러스가 생활·주방용품 분야에서 각각 50.0% △하나로마트가 식품·건강 분야에서 36.0%인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기업 중 15.1%가 지난해 대형마트로부터 납품단가 인하 요청을 받았으며 △세일 할인 시 유통업체와 납품업체의 할인가격 분담(47.2%·복수응답) △업종별 동일 마진율 적용(34.4%) △부당한 단가인하 요구에 대한 제재(31.6%) 등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소한섭 중기중앙회 통상산업본부장은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할인행사 비용분담이 실제로 어떻게 이뤄지고 적용되는지 구체적인 실태조사가 필요하다"며 "수수료율 인상 상한제 설정, 비용전가 관행 근절, 편법적 운영행태 감시 등 거래 공정화를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