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 대형보다 비싼 중형아파트...공시가 이의신청 쇄도할 듯

서울 용산에 거주하는 40대 중반 강모씨는 공동주택 공시가격을 확인하고 곧바로 온라인으로 이의신청했다. 같은 아파트, 같은 동의 중소형 평형이 중대형 평형 공시가격보다 높은 역전현상이 발생한 것.
　
지난 14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공동주택 공시가격(안)을 놓고 국민주택 규모인 84㎡(이하 전용면적) 아파트의 공시가격이 같은 동의 대형 평형보다 높게 산정되는 등 가격균형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동산공시가격알리미 사이트에 따르면 서울 용산구 문배동 ‘용산아크로타워’ 31층 84㎡의 올해 공시가격은 6억8500만원으로 지난해(5억1600만원)보다 33% 올랐다.
　
문제는 같은 아파트, 같은 동에서 126㎡(14층) 공시가격이 6억8000만원으로 중소형 타입의 공시가격보다 오히려 낮아진 것. 지난해 공시가격은 5억8800만원으로 올해 15% 상승했다. 같은 동 중형 평형의 공시가격 상승률 대비 절반 이하다.
　
해당 아파트 84㎡(중층)는 2018년 1월 6억3800만원에서 올해 1월엔 8억원으로 실거래가가 25% 뛰었다. 하지만 126㎡ 역시 같은 시기 8억원대 중후반(8억4500만~8억7000만원)에서 지난해 7월엔 10억9000만원에 거래되며 시세가 뛰었다. 두 평형의 현재 호가는 3억원 이상 벌어졌다.
　
국토부가 밝힌 주택규모별 공시가격 평균 상승률과 비교해도 납득이 안된다. 60~85㎡의 공시가격 평균 상승률은 평균 4.67%로 85~102㎡(7.83%)나 102~135㎡(7.51%)보다 낮다.
　
올해 시세 12억~15억원 사이 12만가구의 상승률은 평균 18.15%. 하지만 12억~15억원 구간에서도 실제 공시가격 상승률은 단지별 혹은 같은 단지 내에서도 차이가 있다.
　
마포구 ‘마포래미안푸르지오’에선 대형 평형 중에서도 2·4단지 114㎡ 로열층 공시가격이 10억원으로 뛰어올라 3단지 145㎡(5층)의 공시가격(9억9200만원)을 넘어섰다.
　

대형평수 공시가격이 중소형평수 공시가격보다 낮게 산정된 용산의 한 아파트단지 주민이 이의신청 접수 후 올린 인증샷. /사진제공=온라인 모 부동산 카페

부동산 관련 인터넷카페에선 벌써 이의신청을 했다는 댓글이 줄을 잇는다. 공동주택 공시가격 관련 이의신청 건수는 2017년 390건에서 지난해 1117건으로 급증한 데 이어 올해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공동주택 공시가격(안)은 소유자 의견청취 및 중앙부동산가격공시위원회 심의를 거쳐 다음달 30일 최종 공시된다. 의견이 있으면 오는 4월4일까지 공동주택가격 의견서를 ‘부동산가격알리미’에서 온라인으로 제출하거나 시·군·구청 및 한국감정원(각 지사)에 우편팩스 또는 직접 방문해 제출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