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수 "정준영 동영상 못 구해 아쉽다" 2차 가해 발언

머니투데이

류원혜 인턴기자

김현정디자이너

한 대학 교수가 교양수업 도중 "정준영 동영상을 켜 놓으려 했는데 못 구했다"는 2차 가해 발언을 해 학생들 반발을 사고 있다. 이에 강의를 들은 학생들은 당시 녹취록을 공개하며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지난 16일 동국대 경주캠퍼스 공론화 트위터에는 "동국대 경주 캠퍼스 교양 수업의 2차 가해 발언을 공론화합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이 게시판과 대학 커뮤니티에 따르면 A교수는 15일 비판적 사고를 키우는 교양 수업에서 '정준영 동영상'을 언급했다.

공개된 녹취록 전문에서 A교수는 "영화는 1시간20분짜리 하나, 1시간30분짜리 하나. 억수로 야한 걸로. 정준영 동영상을 구해가지고 한 번 켜놓으려는데 못 구하겠다"고 말했다. 현장에 있던 학생들은 웃어넘기거나 놀라움에 탄식하기도 했다.

이를 고발한 트위터 계정은 "정준영 동영상은 피해자가 있는 불법 촬영물이며 교수의 발언은 피해자를 향한 명백한 2차 가해"라며 "불법 촬영의 심각성이 대두되고 여성들은 여성들의 일상은 포르노가 아니라고 외쳐왔다. 그러나 교수는 이를 짓밟는 발언을 한 것"이라며 꼬집었다.

이어 "놀이처럼 불법 촬영을 하고 단톡방에서 공유했던 (정준영의) 가해 사실이 밝혀지자 '정준영 동영상'이 실검에 올랐다. 이는 사회에 만연한 강간 문화의 증거다. 2차 가해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지양해야 하며 강력히 처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교수의 사과와 학교 측의 조치를 요구하며 누리꾼들의 관심과 지지를 부탁드린다고 전하기도 했다.

사진=트위터 캡처

대학 익명 커뮤니티에도 A교수를 비판하는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몇 십 명의 학생들과 2차 가해 성범죄에 가담하겠다는 건가? 불법촬영물로 자살한 피해자들도 있다. 왜 이 범죄를 심각하게 여기지 않느냐"고 밝혔다.

또 다른 게시글에서는 "교수의 정식 사과를 요청하고 수업 배제 및 학교 측의 합당한 징계를 바란다. 범죄자 정준영이 불법 촬영한 동영상을 농담 식으로 거론한 것은 2차 가해 범죄다. 대학에서 이런 인물을 교육자로 고용하는 것은 학교가 나아갈 방향에 저촉되는 요소"라며 2분가량의 녹취록 전문을 공개했다.

누리꾼들은 "예전엔 대학교수라고 하면 지식인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대체 평소에 여성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궁금하다. 학생을 가르치는 사람이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라고 한탄하면서 함께 공론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