警 '경찰총장' 출국금지…계좌·통신에 妻 송환까지

머니투데이

이동우 기자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5일 '승리단톡방'의 인사로 지목된 A총경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조사했다. A총경은 이날 오후부터 밤 11시30분쯤까지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사진=김소영 기자

경찰이 가수 승리(본명 이승현·29)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경찰총장'으로 지목된 총경급 인사에 대한 강제수사에 돌입했다. 경찰은 유착 의혹이 있는 윤모 총경의 통신·계좌를 들여다보는 한편 해외 파견 중인 윤 총경의 아내까지 송환해 조사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전날 윤 총경의 계좌 거래와 통신기록 확보를 위해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다고 19일 밝혔다. 경찰은 이날 중 윤 총경에 대해 출국금지도 신청하기로 했다.

경찰은 이달 15일 참고인 신분으로 윤 총경을 조사한 이후 대기발령 조치하고 피의자로 전환했다. 윤 총경은 승리와 유리홀딩스 유모 대표가 설립한 유흥업소의 사건 진행상황을 알아봐 준 혐의(공무상비밀누설)를 받는다.

경찰은 경찰로 재직 중인 윤 총경의 아내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하기로 했다. 윤 총경의 아내 김모 경정은 현재 말레이시아에서 주재관으로 있다.

윤 총경이 유씨 등과 부부동반 골프 모임을 가졌다는 의혹을 확인하기 위함이다. 윤 총경 부부는 유명 배우 남편인 유씨 부부와 이씨, 가수 최종훈씨 등과 골프모임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하기 위해 송환을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윤 총경은 2016년 초 평소 알고 지내던 사업가의 소개로 유씨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2017~2018년 유씨 부부와 골프를 치고 식사하는 등 친분을 이어 왔다. 윤 총경은 2017년 하반기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근무해, 부적절한 유착관계로 지적된다.

윤 총경은 이들과 골프와 식사 등을 한 사실을 인정하지만 부정 청탁과 금품 수수 등 의혹에 대해선 일체 부인 중이다.

경찰은 계좌·통신 압수수색을 통해 윤 총경의 실제 사건 청탁 여부를 확인 중이다. 윤 총경이 금품이나 향응접대 등을 받고 사건에 영향을 미쳤다면 혐의는 더욱 무거워질 전망이다.

경찰은 윤 총경의 연락을 받고 이씨 등이 운영하는 유흥업소 관련 사건진행 상황을 알아봐 준 현직 경찰 2명도 대기발령 조치했다.

윤 총경은 승리 카톡 대화방에서 '경찰총장'으로 불린 인물이다. 경찰은 이들 대화방에서 "'경찰총장'이 뒤를 봐준다"는 식의 내용이 나와 수사에 착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