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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헌 "검사님 웃지 마세요" 한마디에…얼굴 굳어진 재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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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인성 (변호사) 기자
  • 2019.03.19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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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 정장 차림으로 변호인 대신 직접 변론…재판부 "검사 지적은 재판부가 지적할 사항…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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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리는 ‘사법행정권 남용’ 관련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공판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2019.3.19/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법농단 의혹'에 연루돼 기소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60)이 피고인석에서 검사를 향해 "검사님 웃지 마세요"라고 태도를 지적하다 재판부의 주의를 들었다. '피고인의 입장인 만큼 재판부의 역할을 침범하지 말라'는 취지였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에서 19일 진행된 2차 공판에서 검찰과 임 전 차장은 전국 일선법원의 공보관실 운영비를 불법으로 편성하고 다른 용도로 집행했다는 혐의(위계공무집행방해·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의 국고 등 손실) 등을 두고 팽팽히 맞붙었다.

앞서 임 전 차장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일선 재판의 절차와 결과에 개입했다는 이른바 '사법농단 의혹'의 실무를 책임졌다는 의심을 받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위계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지난해 구속기소 됐다.

이날 오전 공판에서 검찰은 각급 공보관실 명의로 예산을 받아 다른 용도로 유용했다는 임 전 차장의 공소사실과 관련해 "공보관실 운영비의 성격은 2015년 대법원 예산 중 재판활동 종합지원항 중 운영비목 중 기타운영비에 해당하는 것인데, 기타운영비 항목은 명목과 실질이 과 운영비이고 이는 지침상에 따라 사무운영에 필요한 비품 음료 다과에 소요되는 비용"이라며 "변호인 주장처럼 공보홍보 활동비 명목의 예산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이어 "국가 예산은 목적과 달리 사용될 것을 전제로 편성될 수 없고 다른 명목으로 예산을 편성받아 현금성 경비를 마련하거나 특수활동비로 사용하려는 목적이었다는 주장은 불가능하다. 이는 기획재정부를 기망해서 허위로 예산편성했다는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주장"이라며 "임 전 차장이 보고받았다는 보고서와, 피고인이 각급 법원장에게 보낸 이메일에 의해서 피고인이 사건을 주도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주장했다.

이날 임 전 차장은 수의 대신 검은색 양복에 흰색 셔츠를 입고 나와 변호인 대신 자신이 직접 공소사실을 반박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말씀하실 줄 모르고 충분히 준비를 못 했다"면서도 "2014년7월 중순경 2015년3월 예산집행 시까지 일괄하여 공보관실 운영비 예산을 각급 법원장들의 사법행정 활동비로 사용할 수 있었다고 믿었다"고 주장했다. 고의가 없다는 취지다.

그는 이어 "각급 법원 공보관실 기구 조직이 편제돼 있지 않아도, 법원장, 수석부장 책임과 주도하에 공보판사 중심으로 해서 대외적인 공보 홍보 활동을 수행한 사실은 있다. 그렇다면 기능적 실질적 의미에선 공보관실이 존재한다고 보아야 하고, 대외활동에 필요한 경비를 운영비 예산으로 편성하는 것은 각 부처의 상황적 예산편성 전략의 하나로,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이른바 '미스라벨링' 각목 명칭의 분식의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반박했다.

이때 임 전 차장은 검사를 바라보며 "검사님, 웃지 마세요! 검사님"이라고 말했고, 법정 분위기는 일순 경직됐다. 재판부는 즉각 임 전 차장에게 "변론 내용이 아닌 것 같다. 검사 지적은 재판부가 지적할 사항이고 설령 그렇게(웃는 것처럼) 보였을지라도 앞으로 그와 같은 발언 삼가 달라"고 주의를 줬다. 임 전 차장은 "주의하겠다"고 하고 변론을 이어갔다.

임 전 차장은 국고손실에 있어서도 "국가의 손실이 있었다 하더라도 배임죄의 특별구성요건인 불법영득의사가 없을 경우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오후 공판에서 양측은 임 전 차장에게서 압수한 USB(이동식저장장치)의 증거 수집 과정에서의 적법성을 두고 치열하게 다퉜다. 임 전 차장 측은 USB가 위법한 압수수색에 기해 수집된 증거라고 주장했다. 수사기관이 위법하게 수집한 증거는 재판에서 증거로 채택할 수 없다. USB가 위법하게 수집된 것으로 인정될 경우 검찰이 그 안에서 수집한 수천개 파일 역시 증거능력을 잃는다. 이를 염두에 둔 임 전 차장은 USB 자체의 증거능력을 탄핵하는 데 집중했다.

임 전 차장 측은 "압수수색영장에 기재된 장소는 피고가 진술한 USB 보관장소, 사무실 중에서도 피고가 진술한 사무실 책상이나 캐비닛으로 한정해야 하는데 (검찰은 압수수색 장소를) 막연히 사무실 전체로 본 위법이 있다"며 "사무실 서랍 안이라고 진술한 이상 책상서랍 안만이 압수수색 대상이 되는 것이고, 이를 사무실 전체로 해석하면 일반영장이 돼 버린다"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오해가 있다. USB에 저장된 파일 8635개가 압수 대상"이라며 "USB 원본이 증거가 아니라 문서파일이 저장된 PC도 보관된 장소로서 압수수색 대상이 된다"며 "PC에서 USB 사용했다는 진술이 있다"고 맞섰다.

검찰은 이어 법무법인 압수수색 과정에서 임 전 차장이 제출한 USB 4개에서 136개의 파일이 삭제된 정황이 확인됐다고도 밝혔다. 검사는 "저희가 사용하는 장비는 현장에서도 일부 삭제 파일도 복구해서 화면에 현출할 수 있다. 그런데 그중에는 복구를 해도 문서가 열리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는 이게 삭제가 됐음이 확인되는데 복구를 해도 열리지 않기 때문에 그 점에서는 그 자리에서 확인이 안 됩니다. 136개 중 파일명에 의해 (혐의와) 관련성이 확인이 된 거고 열리는 부분에 한해서 압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임 전 차장은 이어 자신의 피고인 신문조서 일부와 관련해서도 자신이 진술거부권을 행사했음에도 검사들이 조서를 꾸민 만큼 위법한 증거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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