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검사' 타깃 된 은행 오토론 "해마다 2배씩 증가"

금융감독원이 올해 ‘테마검사’ 항목으로 은행 오토론(자동차대출)을 지목하면서 업계의 긴장감이 높아졌다. 대출 규모가 단기간에 급증하면서 금감원의 표적이 됐다. 불완전판매 여부 등이 주요 점검 대상이 될 전망이다. 은행들은 금리 경쟁력에 따른 소비자의 선택도 성장 원인이라며 오토론의 영업이 위축될 까 우려한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KB국민·KEB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오토론 대출 규모는 작년 말 잔액 기준 5조3157억원으로, 2017년 말(2조5854억원)보다 두 배, 2016년 말(1조3904억원)보다 네 배 성장했다.

수년 전만 해도 선발주자인 신한은행의 ‘마이카대출’을 제외한 다른 은행들이 오토론 취급을 꺼렸다. 은행보다는 캐피탈 등 2금융권 시장의 오토론이 보다 대중적이었기 때문이다. 2016년 말 기준 은행 오토론의 취급 잔액 90%가량은 신한은행에 쏠렸다.

최근 2년 연속 오토론 대출잔액이 곱절로 성장한 것은 은행마다 오토론을 리스크 없는 새 먹거리로 보고 마케팅 확대에 나섰기 때문이다. 일부 은행에선 최근 2년 동안 오토론의 KPI(성과평가지표) 배점을 높이는 방식 등으로 판매를 독려했다.

특히 은행 오토론은 대부분 서울보증보험의 보증을 끼고 있어 부실이 발생해도 은행 입장에선 걱정이 없다. 은행들은 오토론을 취급할 때 대출원금의 약 1~2% 보증료를 내고 보증상품에 가입한 뒤 연 3~5%대 이자를 받고 오토론을 판매한다. 부실이 나도 서울보증으로부터 100%를 보험금으로 받기 때문으로 돈 떼일 염려가 없다.


이렇다 보니 신한은행 외 다른 은행들의 오토론 규모도 2년 새 급증했다. 일부 은행은 2년 전 수백억 원대였던 오토론 잔액이 작년 말 1조원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불어난 사례도 있다.

금융당국이 오토론을 테마검사 대상으로 정한 것도 이처럼 대출 규모의 급증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불완전판매 등 소비자피해가 있을 수 있다는 것.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 전체 대출 대비 오토론의 규모가 크진 않지만, 증가세가 너무 빨라서 판매 과정에서 불완전판매 등 소비자피해가 있는지를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면서 “업계 과당경쟁이나 쏠림 현상 등 검사 범위를 확대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은행권에선 오토론 성장의 배경에는 은행 간 경쟁과 함께 소비자의 자연스러운 선택이라는 항변도 나온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은행 오토론을 찾는 고객 중 상당수는 캐피탈 등 2금융권을 이용하다 갈아타는 대환 고객”이라며 “은행과 캐피탈 오토론이 보통 연 1%포인트 이상 차이 나는 경우가 많아서, 소비자로선 은행 오토론을 찾는 게 자연스러운 선택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