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 "올해 한국 기업 신용등급 하락 위기"

머니투데이

박보희 기자

국내 기업들의 신용도가 지속적으로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올해 한국 기업들이 무더기로 신용등급이 강등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S&P는 19일 '신용등급 하락 위험에 직면한 한국기업'이란 보고서를 통해 "한국 기업들의 신용도가 2015~2017년까지 약 3년 동안의 개선 추세를 뒤로하고 지난해 하반기부터 완만한 하락 사이클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향후 1년간 주요 한국 기업들은 한층 커진 신용등급 강등 위험에 놓일 것"이라고 봤다.

S&P는 "한국 기업의 재무정책이 보다 공격적으로 변한 것이 신용도 하향 압력의 주된 요인으로 판단한다"며 "이는 주요 기업들의 투자 지출 증가, 주주 환원(배당 및 자사주 매입 확대), 지속적인 인수·합병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국 경제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반도체 경기가 꺽이는 점 역시 부담이다. S&P는 "무역분쟁과 보호무역에 대한 우려 속에서 반도체, 스마트폰, 자동차 등 주요 산업의 글로벌 수요 둔화는 추가적인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앞서 S&P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지난해 4분기 이익 감소를 이유로 올해 국내 반도체산업 신용 전망을 '긍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바꾼 바 있다.

S&P는 한국 기업들의 신용도가 향후 12개월 동안 하방 압력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급격하게 등급이 하락할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한국 기업들의 재무 역량과 유동성 등이 적절히 관리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S&P는 "전반적으로 양호한 한국 기업들의 운영 효율성과 제품 경쟁력 등을 고려할 때 신용등급이 급격히 하향 조정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판단한다"며 "영업 환경이 예상보다 많이 어려워져 차입금이 크게 증가하는 상황에서도 S&P가 평가하는 한국 기업들은 이를 어느 정도 관리할 수 있는 유연한 재무 역량을 확보하고 있고, 유동성도 적절하거나 우수한 수준으로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S&P는 이같은 상황을 반영해 올해 초 SK텔레콤, LG화학, SK이노베이션, SK E&S 등 국내 주요 기업에 대해 부정적 전망으로 등급을 조정했다. 지난해 말에는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의 신용등급을 한 단계씩 떨어뜨린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