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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 총선까지 13개월, 갈길 험한 '미적분 선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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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하늬 기자
  • 김평화 기자
  • 조준영 기자
  • 김민우 기자
  • 이재원 기자
  • 2019.03.20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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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적분 선거제 사용설명서] (종합)

[편집자주] 국회의원 선거를 13개월 앞두고 여야 4당이 선거제 개편안을 마련했다. 지역구 의원을 줄이고 비례대표 의원을 늘리는 게 핵심이다. 하지만 국회의원 정수(300명)를 유지하다보니 산식이 복잡해졌다. ‘연동형’ ‘권역별’ ‘석패율’ 등 어려운 단어도 즐비하다. 고차방정식, 미적분 처럼어렵다. 자유한국당의 반발은 물론 국민의 이해를 구하는 것부터 난관이다. ‘합의’를 했다지만 갈 길은 멀고 험하다. 머니투데이가 새 선거제를 꼼꼼히 따져봤다


‘미적분 선거제' 초안 공개…권역별 비례 의석 배분은 어떻게?


[미적분 선거제 사용설명서]새 선거제' 20대 총선 적용하면…'민주 -16, 한국 -12, 정의 +8'

국회 정개특위 바른미래당 김성식 간사, 정의당 심상정 위원장,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간사, 민주평화당 천정배 간사(왼쪽부터)가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선거제 개편안 등의 여야4당 논의를 위한 회동을 갖고 있다/사진=이기범 기자
국회 정개특위 바른미래당 김성식 간사, 정의당 심상정 위원장,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간사, 민주평화당 천정배 간사(왼쪽부터)가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선거제 개편안 등의 여야4당 논의를 위한 회동을 갖고 있다/사진=이기범 기자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적용한 새로운 선거제 개혁안 초안이 공개됐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장인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19일 선거제 개편안의 산술식에 대한 설명을 생략한 것을 두고 나경원 자유한국당이 “국민 무시”라고 비난하자 개편안에 대해 조목조목 설명하는 간담회를 열고 “한국당이 진의를 왜곡하고 있다”며 진화에 나섰다.

심 위원장은 “이번 선거제도 개혁안은 300명 정수를 늘리지 않고 연동률을 현실에 맞게 조정하는 과정이라 복잡했다”며 여야 4당(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이 잠정 합의한 초안을 소개했다. 초안에 따르면 ‘225석’(지역구)과 ‘75석’(비례대표) 배분은 4단계를 거친다. 국민들은 과거 총선과 동일하게 1인당 2표(지역구와 정당)를 행사하면 된다.

◇‘정당별 할당 의석-지역구 당선 의석’… 남은 의석 50% 연동률적용 = 투표가 끝나면 먼저 정당 득표율을 기준으로 300석을 배분한다. 두 번째 단계는 할당받은 의석수에서 지역구 당선 의석수를 제외하고 남은 숫자의 절반을 50% 연동률 적용 의석수로 확정한다.

예컨대 A정당의 전국 정당득표율이 40%인 경우 120석을 할당받는다. 같은 산식으로 B정당의 득표율이 35%면 105석, C정당의 득표율이 25%면 75석을 각각 받는다. 무소속 의석이나 비할당정당 당선자가 있을 경우엔 300석에서 이 숫자를 뺀 다음 정당별 할당의석을 나눈다. A정당의 전국 지역구 당선자 수가 100명이라고 가정한다면 할당의석수(120석)-지역구(100석)의 결과인 20석을 토대로 이의 절반(50%)인 10석을 먼저 받는다.

A 정당이 얻을 최소 의석수는 110석이 된다. 나머지 비례대표 의석은 정당 득표율에 따라 추가로 배분된다. 가능성은 적지만 정당별 비례대표 합이 75석을 넘을 경우 동일한 비율로 정당별 비례 의석을 줄인다. 또 잔여의석이 나오면 이 또한 정당별 득표율에 비례해서 배분한다.

【서울=뉴시스】이종철 기자 = 심상정 정개특위 위원장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법안을 설명하고 있다. 2019.03.19. jc4321@newsis.com
【서울=뉴시스】이종철 기자 = 심상정 정개특위 위원장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법안을 설명하고 있다. 2019.03.19. jc4321@newsis.com

◇권역별 비례 의석 배분은 어떻게? = 현재는 정당별로 전국단위 비례대표 순번을 배부한 뒤 비례 1번부터 확보한 의석을 할당한다. 반면 새 선거제는 ‘50% 연동’이라는 복잡한 배분법을 도입한다. 권역별(6개)과 석패율까지 고려하면 고차방정식이 따로 없다. 심 위원장이 “국민들은 산식(계산 방법)이 필요 없다”는 발언을 한 배경이다.

개편안에 따르면 우선 정당의석 총수에 ‘권역별 득표율’을 곱한다. ‘권역별 득표율’의 의미는 정당별 해당 지역의 득표 비중(권역 정당득표수÷전국 정당득표수)을 의미한다.

예컨대 A정당이 서울에서 지역구 의원 20명을 배출했다고 가정해보자. 권역 득표율 계산을 위해 편의상 20대 총선 당시 더불어민주당의 비례득표수를 차용하면 당시 서울 득표수(128만881표)로 전국 투표수(606만9744표)를 나누면 지역 득표 비중(21.1%)이 나온다. A당의 총의석수(110석)에 서울 권역득표율(0.211)을 곱한 숫자는 23.21이다. 여기서 A당 서울지역구 당선 의석수 (20)를 뺀 3.21석의 50% 연동율, 즉 1.60석이 A 정당의 서울 권역 연동의석수다.

◇20대 총선에 ‘새 선거제’ 적용…'민주 -16 한국 -12, 정의 +8'= 여야 4당이 합의한 선거제 개편안을 2016년 20대 총선에 적용할 경우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의석수가 크게 줄고 정의당 의석수가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뮬레이션 결과, 정당별 의석 수가 크게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20대 총선에서 123석을 얻었던 민주당은 16석 줄어든 107석, 122석을 차지했던 새누리당(한국당 전신)은 12석 감소한 110석을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20대 총선에서 6석을 얻었던 정의당이 최대 수혜자다. 새 선거제를 적용하면 8석이 더 늘어 14석을 차지하는 것으로 계산됐다.

38석을 차지했던 국민의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으로 분당)은 59석으로 21석 늘어난다는 결과가 나왔다. 당시 정당 득표율이 높았던 덕에 비례대표 39석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9대 총선 결과에 선거제 개편안을 적용하면, 새누리당 의석수가 144개로 8개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통합당(민주당 전신)은 122석으로, 실제 결과보다 5석 줄었다. 통합진보당 의석수는 23석으로 실제 의석수(13석)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 자유선진당 역시 8석으로 실제(4석)보다 2배 늘었다.

[MT리포트] 총선까지 13개월, 갈길 험한 '미적분 선거제'

김하늬 기자, 김평화 기자, 조준영 기자



지역구 조정 빠진 선거제 개혁 패스트트랙


[미적분 선거제 사용설명서]패스트트랙 표결 전까지 선거구 획정안 '비공개' 방침

문희상 국회의장, 심상정 정치개혁특별위원장과 자문위원인 김형오, 정세균 전 의장, 정강자 참여연대 공동대표, 강대인 대화문화아카데미 원장, 최장집 전 고려대 교수, 김선욱 이대 교수 등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귀빈식당에서 열린 정치개혁 특별위원회 자문위원 위촉식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이동훈 기자
문희상 국회의장, 심상정 정치개혁특별위원장과 자문위원인 김형오, 정세균 전 의장, 정강자 참여연대 공동대표, 강대인 대화문화아카데미 원장, 최장집 전 고려대 교수, 김선욱 이대 교수 등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귀빈식당에서 열린 정치개혁 특별위원회 자문위원 위촉식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이동훈 기자

국회가 70년 헌정사상 처음으로 국회의원 정수에 ‘지역구 국회의원 225명·비례대표 국회의원 75명’을 명문화 한다. 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 관련 여야 4당(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이 합의한 내용이다. 여야 4당은 선거법 개정안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처리할 계획이다.

‘뇌관’은 법 밖에 있다. 선거법 개정안은 의원수만 명시한다. 선거제 개혁의 핵심 쟁점인 지역구 구조조정은 ‘패스트트랙’을 올라탄 선거법 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할 때까지 사실상 ‘비공개’로 논의될 가능성이 높다. 최대 80~90개 선거구 조정안을 사전에 공개할 경우 해당 지역구 의원들의 ‘반대’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 물리적으로 4월 총선 전에 지역구 획정을 마무리짓지 못해 새 선거법 적용이 불가능할 수 있다.
19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국회의원선거구획정 위원회에 따르면 선거법의 패스트트랙으로 지정과 별개로 21대 총선의 지역구 분구·통합·경계조정·구역조정은 각 정당 대표의 서명이 첨부된 국회의장의 선거구 개편 획정 기준이 공식 접수돼야 검토 가능하다.

선거구획정위 관계자는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다고 해서 바로 선거구 조정안을 낼 수 없는 상황이다”며 “19대 국회때만 해도 선거구획정위가 국회 내에 있었지만 20대부터 독립하면서 국회 내 합의절차와 의장 공문 등의 절차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정치권도 이 점을 인지하고 있다. 국회 정치개혁특위 한 위원은 “본회의 표결 때 지역구 조정안을 모르는 상황에서 표결해야 한다고 보는게 맞다”며 “정당별로 이 점에 대해 이견이 있다. 패스트트랙 지정 추인 과정에서 지켜봐야 하는 지점”이라고 밝혔다.

무엇보다 새 선거제에 따라 현재 전국 253개인 지역구가 225개로 줄어든다. ‘최소’ 28개 지역 국회의원이 지역구를 잃게 되는 셈이다. 새 선거제 도입시 선거구 세부 조정으로 영향을 받게 될 의원 수는 80~90명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이 본회의 표결에서 ‘반대표’를 던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0대 총선에서는 선거구획정과정에서 12개의 선거구를 늘리고 5개의 선거구를 줄이는데에만 1년 4개월여간의 진통을 겪었다. 특히 이번 합의안엔 ‘선거구획정 기준’과 조정된 ‘선거구’이 빼져있다. 패스트트랙 절차에 따라 내년 2월에 본회의에 법안이 상정되더라도 선거구 획정을 두고 여야간 이해차를 좁히기 어려울 수 있다는 얘기다.

선거구 조정안을 비공개로 하고 공직선거법만 우선 통과시키는 방법이 대안으로 거론되는 상황이다.

패스트트랙 의결 이후 구조조정 대상 지역구가 공개되면 이해관계가 얽힌 현직 의원들의 반발이 불가피하다. ‘생존’이 걸린 문제라 설득이 쉽지 않다. 반발이 클 경우 법안 통과가 부결될 가능성도 높다. 이로인해 선거구 획정이 난항을 겪는다면 21대 총선에 새 선거제를 적용하지 못할 확률이 커진다. 선거구 획정위 관계자는 “내년 총선 예비 후보자 등록이 올해 12월 중순 시작된다”며 “그때까지 선거구가 정해지지 않으면 혼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새 선거제가 복잡하고 어려운 것도 문제다. ‘표의 등가성’에 대한 국민적 논란도 걸림돌이다. 새 선거제를 적용할 경우, 특정 권역에서 지역구 의석을 많이 얻은 정당에 투표한 표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권역별 연동의석수를 계산할 때 해당 정당의 권역별 당선인수를 차감한다는 규정을 둔 탓이다.

선거법 개정안이 패스트트랙 법안으로 상정된다 하더라도 총선 전까지 ‘판’을 깨뜨릴 변수가 많다. 고위공직자수사처 설치법과 검·경 수사권 조정 관련 법안도 패스트트랙으로 함께 오를 예정인데, 이 또한 협상을 깰 잠재적 요소다.

향후 전망이 밝지 않은 이유는 또 있다. 20대 총선 지역구 획정은 헌법재판소의 위헌판결로 인한 ‘데드라인’이라도 명확히 정해져 있었다. 국회의원들이 거부할 수 없었다는 얘기다.

그러나 21대 총선을 위한 지역구획정에 데드라인은 없다. 합의가 안 되면 기존의 선거법으로 선거를 치르면 된다. 생사를 건 지역구 의원들이 여야 4당 소속이더라도 당론을 거스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김하늬 기자, 김평화 기자, 김민우 기자, 조준영 기자



총선까지 13개월…‘새 선거제’ 도입까지 가시밭길


[미적분 선거제 사용설명서]20대 총선, 지역구 5개 줄이는데 16개월 '진통’

[MT리포트] 총선까지 13개월, 갈길 험한 '미적분 선거제'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은 선거제 개편안을 내년 4월 총선부터 도입한다는 구상이다. 단 13개월 남은 촉박한 일정이다.

선거제 개편안을 담은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패스트트랙 법안으로 지정할 계획인데, 이 경우 빨라도 271일이 걸린다. 개정안이 바로 통과된다쳐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국회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가 전국 253개 지역구를 모두 없애고 새로 지정하는 작업이 남는다. 산 넘어 산이다.

법이 통과된 후에야 선거구획정 기준을 정하고 선거구획정을 위한 논의에 돌입하거나 법 통과 전에 합의과정을 거치지 않을 경우 내년 4월 총선에 곧바로 도입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라지는 지역구 28개=새 선거제에 따라 현재 전국 253개인 지역구가 225개로 줄어든다. '최소' 28개 지역 국회의원이 지역구를 잃게 되는 셈이다. 새 선거제 도입시 선거구 세부 조정으로 영향을 받게 될 의원 수는 80~90명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20대 총선에서는 선거구획정과정에서 12개의 선거구를 늘리고 5개의 선거구를 줄이는데에만 1년 4개월여간의 진통을 겪었다. 실제로 영향받은 지역구는 48개였던 탓이다. 2016년 1월1일부터 3월1일까지는 대한민국 선거구가 모두 무효화되고 '입법공백'상태에 놓이기도 했다.

20대 총선을 위한 공직선거법 개정과정에서도 여야의 합의를 어렵게 만든 것은 지역구와 비례대표 의석을 각각 253석과 47석으로 조정하는 것과 동시에 지역구를 통폐합하는 '기준'이었다. 그래서 정의화 당시 국회의장,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선거법 개정에 합의할 때 '지역구 253석+비례47석' 원칙과 선거구 조정 기준을 함께 합의했다. 당시 선거구 조정은 '2015년 10월31일'을 인구산정기준일로 정하고 이에따라 선거구별 인구편차를 2대 1로 조정했다.

그러나 이번에 여야4당이 합의한 선거법 개정안에는 선거구획정 기준이 빠져있다. '선거구 조정안을 비공개로 하고 공직선거법만 우선 통과시키는 방법이 대안으로 거론되는 상황이다.

패스트트랙 의결 이후 구조조정 대상 지역구가 공개되면, 이해관계가 얽힌 현직 의원들의 반발이 불가피하다. '생존'이 걸린 문제라 설득이 쉽지 않다. 반발이 클 경우 법안 통과가 부결될 가능성도 높다.

이로인해 선거구 획정이 난항을 겪는다면 21대 총선에 새 선거제를 적용하지 못할 확률이 커진다. 선거구 획정위 관계자는 "내년 총선 예비 후보자 등록이 올해 12월 중순 시작된다"며 "그때까지 선거구가 정해지지 않으면 혼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계산이 어려워"…국민 공감대 형성도 과제=새 선거제를 연착륙시키기 위해선 국민들이 취지와 절차에 공감해야 한다. 심상정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은 개편안을 발표 한 후 수차례 기자회견을 열고 새 선거제를 설명했다. 개편안의 취지와 함께 인구 수, 정당 득표율, 권역별 득표율 등 복잡한 계산법을 설명하기 위해서다.

이를 두고 한국당은 정치 쟁점화에 나섰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선거법 개정안에 대해 "국민도 혼란스러워 내가 던진표가 어디에, 누구에게 가는 지 알 길이 없다"며 "국민이 선거의 주인이 아닌 손님이 됐다"고 비판했다. 한국당을 제외하고 만든 선거법 개정안 내용이 이해하기 어렵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표의 등가성'에 대한 국민적 논란도 걸림돌이다. 새 선거제를 적용할 경우, 특정 권역에서 지역구 의석을 많이 얻은 정당에 투표한 표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권역별 연동의석수를 계산할 때 해당 정당의 권역별 당선인수를 차감한다는 규정을 둔 탓이다.

◇패스트트랙 태워도…'산 넘어 산'=선거법 개정안이 패스트트랙 법안으로 상정된다 하더라도 총선 전까지 '판'을 깨뜨릴 변수가 많다. 고위공직자수사처 설치법과 검·경 수사권 조정 관련 법안도 패스트트랙으로 함께 오를 예정인데, 이 또한 협상을 깰 잠재적 요소다.

바른미래당은 공수처 설치나 검·경 수사권 조정과 관련,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확보하는 장치를 마련해야 이들 법안을 함께 패스트트랙에 태울 수 있다는 입장이다. 여기서 틀어지면 전체 판이 깨질 위험이 있다.

향후 국회 본회의 통과 전망도 밝지 않다. 20대 총선 지역구 획정은 헌법재판소의 위헌판결로 인한 '데드라인'이라도 명확히 정해져 있었다. 국회의원들이 거부할 수 없었다는 얘기다. 그러나 21대 총선을 위한 지역구획정에 데드라인은 없다. 합의가 안 되면 기존의 선거법으로 선거를 치르면 된다. 생사를 건 지역구 의원들이 여야 4당 소속이더라도 당론을 거스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김평화 기자, 김민우 기자



20대 총선 땐 어땠나…지역구 5개 줄이는데 16개월 '진통’


[미적분 선거제 사용설명서]헌재 위헌판결에도 2개월 '입법공백'…강제성 없는 '합의' 지켜질까

‘12개 선거구 증가, 5개 선거구 감소’

19대 국회가 20대 총선을 앞두고 선거구를 획정한 결과다. 17개의 지역구가 새로 생기거나 사라졌지만 실제 영향받은 지역구는 48개다. 48개의 지역구를 조정하기 위해 정치권은 약 1년 4개월여간의 ‘진통’을 겪었다. 2016년 1월1일부터 3월1일까지는 대한민국 선거구가 모두 무효화되고 ‘입법공백’ 상태에 놓이기도 했다.

여야 4당이 합의한 선거법 개정안이 패스트트랙 안건으로 지정되더라도 선거를 앞두고 지역구 획정을 마무리짓지 못해 새 선거법을 적용해 총선을 치르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헌법재판소는 2014년 10월 선거구 획정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입법 공백을 막기 위해 2015년 12월31일까지 선거구별 인구편차를 ‘3대1’에서 ‘2대 1’로 조정하라고 요구했다.

이에따라 국회는 선거구 획정 절차에 돌입했다. 2015년 3월 국회정치개혁특별위원회를 출범하고 선거구획정, 선거제도 개편 논의에 착수했다. 그러나 20대 총선 선거구 획정안 처리 법정시한인 2015년 11월13일이 될 때까지 국회는 선거구 획정을 위한 합의에도 접근하지 못했다.

그해 12월15일 20대 총선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지만 후보들은 본인들의 선거구가 어딘지도 알지 못한채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헌재가 정한 시한인 12월31일까지 여야는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2016년1월1일부로 기존 선거구의 법적효력은 상실됐다.

이같은 사태에 일부 예비후보들은 국회를 대상으로 ‘부작위위법확인소송’을 제기했고 김대년 선거구획정위원장은 위원장직을 사퇴했다. 여야가 원내지도부 회동을 재개한 것은 2016년 1월18일. ‘지역구 253석+비례47석’ 원칙에 합의한 것은 1월23일이다. 지역구와 비례대표 의석수를 조정은 마무리했지만 어떤 선거구를 도마에 올릴 지 합의하는 데만 한달이 더 걸렸다.

정의화 당시 국회의장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2월28일에야 ‘2015년 10월31일’을 인구산정기준일로 정하는데 합의한다. 국회가 선거구 획정안을 담은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처리한 것은 선거를 40여일 앞둔 시점이다. 분구, 통합, 경계조정, 구역조정을 포함해 48개의 선거구를 조정하는데 1년 4개월여의 시간이 걸린 셈이다. 게다가 ‘분구’ ‘조정’ 등을 통해 12개의 선거구가 늘었다. 줄어든 선거구는 5개에 불과했다.

반면 21대 총선을 위한 지역구 획정 과정은 20대와 다르다. 20대 총선 지역구 획정은 헌법재판소의 위헌판결로 인한 ‘데드라인’이 명확히 정해져있었다. 국회의원들이 거부할 수 없었다는 얘기다. 그러나 21대 총선을 위한 지역구획정에 데드라인은 없다. 합의가 안 되면 기존의 선거법으로 선거를 치르면 된다.

게다가 여야4당의 합의안에 따르면 28개의 선거구를 순수하게 줄여야한다. 단순히 산술적으로만 계산해도 80~90여개의 지역구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게다가 이번엔 ‘지역구 225석+비례75석’을 골자로하는 내용만 공개했을 뿐 ‘선거구획정 기준’과 조정된 ‘선거구’는 공개하지 않았다. 패스트트랙 절차에 따라 내년 2월에 본회의에 법안이 상정되더라도 선거구 획정에 대한 합의를 거치지 않으면 선거를 앞두고 이해차를 좁히기 어려울 수 있다는 얘기다. 법안이 부결될 가능성도 있다.

국회의원선거구획정위 관계자는 “예비 후보자 등록이 올해 12월 17일 시작된다”며 “선거구가 정해지지 않으면 그때부터 혼란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민우 기자



선거개혁 ‘딜레마’…비례대표는 누가 뽑나


[미적분 선거제 사용설명서]'직접선거 위배' vs '선거왜곡 보완’

(서울=뉴스1) 이종덕 기자 = 심상정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선거법 개정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심상정 위원장은 "한국당이 나경원 원내대표까지 서명했던 5당 합의문을 폐기했지만, 여야 4당은 5당 원내대표 합의사항을 존중해서 단일안을 만들었다"고 말했다.2019.3.19/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울=뉴스1) 이종덕 기자 = 심상정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선거법 개정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심상정 위원장은 "한국당이 나경원 원내대표까지 서명했던 5당 합의문을 폐기했지만, 여야 4당은 5당 원내대표 합의사항을 존중해서 단일안을 만들었다"고 말했다.2019.3.19/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난 17일 '225:75(지역구:비례)'·'연동률 50%' 등을 골자로 한 여야4당 단일안이 합의된 가운데, 핵심내용인 비례대표제를 두고 대표성 논란이 불거진다.

쟁점은 비례대표가 직접선거에 위배되는지 여부다. 지역구에 출마한 후보자는 유권자가 직접 투표해 선출하는 반면 비례대표는 정당이 정한 후보를 대표자로 선출하는 사실상 간접대표라는 지적이다. 비례후보자 선정과정에서 '밀실공천'과 '밥그릇 나눠먹기' 등 부작용이 반복되는 것도 문제로 거론된다. 비례대표가 '깜깜이 선거'의 전형으로 유권자의사를 오히려 왜곡한다는 주장이다.

수십년동안 관성적으로 지역대표를 뽑아온 국민들에게 '비례대표 확대'는 본능적인 거부감이 올라온다. 국회불신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이같은 거부감은 한국당의 '비례제 폐지' 주장에 힘을 싣는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지난 10일 "실질적으로 (비례대표는) 내 손으로 뽑을 수 없다"며 오히려 "내 손으로 뽑을 수 있는 (지역구) 국회의원 수를 조정해 의원정수를 270석으로 하자"고 제안했다. 한국당은 실제 이같은 내용을 담은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15일 당론으로 발의했다.

하지만 비례대표가 기존 선거구제로 인한 왜곡된 의석률을 정당득표율에 따라 보정시키는 순기능을 한다는 건 학계의 중론이다. 1표 이상이라도 더 받는 후보자가 당선되는 현행 '소선거구제' 아래에선 사표가 대거 발생한다. 이에 의석에 반영되지 못한 민의를 비례대표를 통해 반영하자는 설명이다.

지역구 중심의 선거제도가 지역이기주의와 거대양당의 기득권정치를 재생산한다는 문제는 정치권의 오랜 숙제거리다. 여야4당은 비례제 확대를 해결책으로 이번 단일안을 제시했다. 한국당은 비례제를 폐지하고 이를 지역구 숫자조정에 사용해 지역구의원의 대표성을 강화하겠단 설명이다. 비례대표제의 장점과 순기능은 개혁공천을 통해 지역구 선거에 녹여내겠다고 주장한다.

결국 문제는 공천제도 개혁으로 귀결된다. 선거제만큼이나 제자리를 고수해 온 공천제도의 개혁 없이 비례제 확대가 국민의 공감을 얻긴 힘들다는 분석이다.

실제 여야4당은 단일안에 비례대표 공천과정에 대한 국민불신을 고려해 공천 개선방안도 함께 담았다. 개선방안에 따르면 각 정당은 공천 기준과 절차를 당헌‧당규에 정해 선관위에 보관하도록 했다. 또 비례대표 의원은 당헌‧당규에 의해 당원이나 대의원, 선거인단의 투표로 결정해야 한다고 못 박았다. 당 대표 등이 측근을 비례대표로 우선 공천하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앞서 정치개혁특별위원회도 공천개혁을 주된 쟁점사항으로 인식해왔다. 특위는 지난해 12월15일 확정한 선거제도 관련 주요쟁점에 '공천제도 개혁'을 포함시켰다. 당시 비례확대라는 방향성에 공감한 여야는 공천제도 개혁 없는 비례확대에 반대하며 소위에서 개혁안을 논의해왔다.

조준영 기자



20대 총선에 '새 선거제' 적용했다면…'민주 -16, 한국 -12, 정의 +8’


[미적분 선거제 사용설명서]정개특위, 19·20대 총선결과로 선거제 개편안 시뮬레이션

여야 4당이 합의한 선거제 개편안을 2016년 20대 총선에 적용할 경우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의석수가 크게 줄고 정의당 의석수가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상정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장은 19일 오전 국회에서 선거제 법안설명 기자간담회를 열고 선거제 개편안을 19대 총선과 20대 총선 결과에 적용한 시뮬레이션 자료를 공개했다.

시뮬레이션 결과, 정당별 의석 수가 크게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20대 총선에서 123석을 얻었던 민주당은 16석 줄어든 107석, 122석을 차지했던 새누리당(한국당 전신)은 12석 감소한 110석을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20대 총선에서 6석을 얻었던 정의당이 최대 수혜자다. 새 선거제를 적용하면 8석이 더 늘어 14석을 차지하는 것으로 계산됐다.

38석을 차지했던 국민의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으로 분당)은 59석으로 21석 늘어난다는 결과가 나왔다. 당시 정당 득표율이 높았던 덕에 비례대표 39석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9대 총선 결과에 선거제 개편안을 적용하면, 새누리당 의석수가 144개로 8개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통합당(민주당 전신)은 122석으로, 실제 결과보다 5석 줄었다. 통합진보당 의석수는 23석으로 실제 의석수(13석)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 자유선진당 역시 8석으로 실제(4석)보다 2배 늘었다.

김평화 기자



28개 조정하면 84곳 '출렁'…'누더기 선거구' 논란 재현하나


[미적분 선거제 사용설명서]남은 선거구 225곳 중 40% 가까이 영향…'한국판 게리맨더링' 우려

[MT리포트] 총선까지 13개월, 갈길 험한 '미적분 선거제'

여야 4당이 합의한 선거제 개편안을 20대 총선에 적용하면 총 28곳의 지역구가 줄어든다. 문제는 선거제 개편 이후다. 합의안대로 국회 본회의 통과해도 선거구 획정이 남았다. 단순히 28개 선거구를 없애는 문제가 아니다. 축소 대상과 접경을 맞대고 있는 80여개의 선거구에도 영향이 있다. 특정 정당에 유리하게 선거구를 획정하는 '게리맨더링' 논란 우려도 나온다.

'게리맨더링'은 특정 정당이 특정 후보의 당선을 유리하게 하기 위해 선거구를 기형적으로 분할하는 것을 말한다. 1812년 미국 매사추세츠 주지사였던 엘브리지 게리(E. Gerry)가 자당에게 유리한 상원의원 선거구 개정법을 통과시켰면서 생겼다. 당시 새로 획정된 선거구는 자연적인 형태나 문화·관습을 무시하고 괴상한 모양으로 이루어졌는데, 그 형태가 그리스 신화 속 도마뱀 '샐러맨더(salamander)'와 같다고 해서 게리 주지사의 이름과 합성해 붙여진 이름이다.

[MT리포트] 총선까지 13개월, 갈길 험한 '미적분 선거제'


모양이 문제가 아니다. 게리맨더링은 대표성에 영향을 미친다. 단순히 선거구 크기를 키우거나 줄이는 문제를 넘어선다. 지역을 대표해야 할 국회의원을 뽑는 상황에서 기형적인 선거구가 만들어지면 대표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억지로 선거구를 묶다 보면 생활권이나 문화의 동질성 같은 지역적 특성이 배제돼 시·군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주민 간 이질감이 생길 수 있다.

이번 선거제 개편안도 같은 우려가 있다. 28개 선거구의 조정이라고는 하지만 1개 선거구는 평균 3개의 선거구와 접경하고 있다. 이를 고려하면 28개 선거구 조정으로 대략 84개 선거구에 조정이 생기는 셈이다. 조정으로 남는 225개 선거구 가운데 40% 가까이에 영향을 미친다.

각 정당이 선거구 획정 과정에서 유리한 방향으로 끌어가면서 또다시 '누더기 선거구' 논란을 빚을 가능성도 높다. 매번 총선 과정에서 이같은 문제가 생기지만, 대폭 조정이 이뤄지는 이번 개편에서는 '선거 보이콧'까지 거론됐던 19대 총선의 전처를 밟을 수 있다는 우려다.

2012년 2월 19대 총선을 앞둔 당시 국회는 당시 선거구내 인구가 가장 많았던 파주를 포함, 강원 원주, 세종시 선거구를 분구 혹은 신설했다. 지역내 선거인수가 30만명 이상으로 분구대상에 올랐던 △용인 기흥구 △용인 수지구 △이천·여주 △수원 권선구 등에 대해서는 미봉책으로 해당 선거구내 일부 지역을 찢어내 옆 선거구에 편입시키는 '꼼수'를 동원됐다.

상대적으로 도심지인 용인 기흥구 마북·동백동은 농촌지역이 많은 처인구로 편입돼 "지역 사정을 무시한다"며 주민들의 반발을 샀고, 반대 서명운동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이천시와 같은 선거구로 묶여있던 당시 여주군은 양평·가평으로 편입, 주민들 사이에서 "여주군민이 동네북이냐"는 볼멘소리가 이어졌다.

당시 충청권에서도 호남보다 전체 인구가 1만3000명 이상 많았지만, 국회의원이 5명 적어 문제가 지적되기도 했다. 영호남 구조의 정치지형 하에서 호남 지역의 지역구를 더 잘게 쪼개 의원들을 늘리는 '한국판 게리맨더링'이 발생했던 것.

2016년 20대 총선에서도 게리맨더링 논란이 생겼다. 서울과 인천이 각각 1석씩 증가하는 등 수도권에서는 전체적으로 10석의 새로운 지역구가 생겼지만, 농어촌 지역구가 △강원 1석 △전남 1석 △전북 1석 △경북 2석 등 5곳 축소되면서 정치권 내부의 반발이 거셌다. 19대 총선에서 문제가 된 충청·호남 불균형 문제는 대전·충남 선거구를 1석씩 늘려 해결했다.

한편에선 이같은 선거구 획정 문제가 선거제 개혁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단 우려도 나온다.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격이다. 선거제 개혁으로 선거구 획정의 시계도 불투명해지며 또다시 국회는 지난 15일이던 선거구 획정 기한을 넘겼다. 국회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가 다음달 15일까지 지역구 확정을 요청했지만 장담할수는 없다.

결국 의원들이 자신의 지역구가 어떻게 조정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선거제 개편안 본회의 표결에 나서야 할 가능성도 있다. '명운'조차 가늠이 안되는 깜깜이 투표에서 의원들이 선거제 개편안을 받아들일지조차 의문이다.

이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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