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브렉시트 연장' 요청…EU 동의 여부 미지수 (종합2보)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이원준 기자,권영미 기자

브렉시트.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이원준 기자,권영미 기자 =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20일(현지시간)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시점을 6월30일까지 3개월 연기해 줄 것을 유럽연합(EU) 측에 공식 요청했다.

로이터통신과 BBC 등에 따르면 영국의 이 같은 요청이 수용되려면 나머지 EU 27개 회원국이 모두 동의해야 하지만 이는 미지수다. 현재의 브렉시트 실행일은 3월29일로 9일 남았다.


메이 총리는 이날 하원에 출석해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에게 오는 29일로 예정된 브렉시트를 연장해 줄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메이 총리는 "오늘 아침 투스크 의장에게 서한을 보냈다"며 "리스본 조약 50조를 2019년 6월30일까지 연장하길 바란다는 점을 유럽의회에 알렸다"고 말했다.

이어 브렉시트 합의안이 두 차례 의회에서 부결됐지만, 합의안을 다시 표결에 부쳐 EU로부터 질서 있는 탈퇴를 원한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장기 연장은 반대한다"며 브렉시트 시점을 6월30일 이후로 추가 연장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메이 총리는 하원에서 자신의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세 번째 표결을 진행하려고 했지만, '근본적으로 동일하거나 똑같은 안건은 제출할 수 없다'는 하원의장 반대에 막혀 무산됐다.

이에 따라 영국 정부는 아무런 합의 없이 EU를 떠나는 '노딜' 혼란을 피하기 위해 브렉시트 시한 연장을 추진해왔다. 하원도 지난 14일 브렉시트 시한을 연기하는 정부 결의안을 의결했다.

EU 정상회의는 오는 21일부터 22일까지 열릴 예정이다. 리스본 조약 50조에 따르면 브렉시트 시점을 연장하기 위해선 나머지 EU 27개 회원국이 모두 동의해야 한다.

그러나 메이 총리의 바람과 달리 브렉시트 연장이 순탄하지는 못할 전망이다. 미셸 바니에르 EU 브렉시트 협상 대표는 "브렉시트를 연기하면 정치·경제적 비용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영국으로부터 브렉시트 연장에 대한 이유를 듣길 원한다"며 압박했다.

또 프랑스는 아무 의미없는 시간 끌기 연기에 대해서는 반대하겠다고 입장을 먼저 밝혀 영국의 연기 요청이 순순히 받아들여질 지 미지수이다.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회 위원장은 이번 EU 정상회담에서 브렉시트와 관련한 어떤 결정도 내리지 않을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다음 주 또 다른 회담이 다시 잡히게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투스크 의장은 영국 의회가 다음 주 교착 상태에 빠진 브렉시트 합의안을 비준할 경우 EU가 29일 이전에 브렉시트를 잠시 연기하는 것을 승인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투스크 의장은 EU 회원국 정상들에게 보낸 초청장에서 "영국 하원이 브렉시트 합의안을 가결한다는 조건으로 브렉시트를 단기간의 연장하는 것은 고려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다만 투스크 의장은 "연장 기간에 대한 의구심은 여전히 열려 있다"면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제안한 6월30일은 나름대로의 장점도 있지만, 일련의 법률적·정치적 성격의 질문도 만들어낸다"고 설명했다.

메이 총리는 의회를 상대로 이제 자신의 브렉시트 합의안을 지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메이 총리는 EU로부터 브렉시트 시행 연기를 모색하기로 한 결정에 갚은 유감을 나타내며 이 같이 촉구했다.

메이 총리는 총리 관저에서 발표한 성명에서 "브렉시트 시한 연기는 개인적으로 큰 유감이다"고 말했다.

그는 "의원들이 내가 EU와 이룬 합의, 국민투표를 이행하는 합의, 협상 가능한 이 최상의 합의를 지지할 방안을 찾기를 열렬히 바란다"며 "나는 이 합의에 대한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 밤낮없이 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다만 나는 브렉시트를 6월30일 이후로 미룰 준비는 안 돼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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