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의 의혹' 쟁점은…성상납 뇌물·특수강간·수사외압 여부

(서울=뉴스1) 서미선 기자,민선희 기자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JTBC 화면 캡처). 2019.3.24/뉴스1

(서울=뉴스1) 서미선 기자,민선희 기자 =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63)이 태국 출국을 시도하다 저지당하며 검찰의 재수사가 가시화되는 가운데 '별장 성범죄 의혹사건' 쟁점에도 관심이 모인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검찰청 진상조사단 조사 결과와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 권고 등을 거쳐 검찰의 이 사건 재수사 여부가 결정될 경우 김 전 차관 관련 성상납 뇌물 혐의, 특수강간 혐의 등을 살펴보게 될 전망이다.


또한 박근혜정부 당시 경찰 수사 과정에서 청와대 외압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된 만큼 수사 외압 여부 규명도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당시 검찰 수사 과정에선 검찰 지휘부의 권한남용이 있었다는 의혹이 인 바 있다.

2013·2014년 두 차례 검찰 수사에선 김 전 차관에게 뇌물 혐의는 적용되지 않았다. 김 전 차관이 건설업자 윤중천씨로부터 성접대를 받은 시기는 2007~2008년인데 일반 뇌물죄 공소시효는 5년이어서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공소시효가 끝난 일은 그대로 사실 여부를 가리라"고 한 만큼 진상조사단이 뇌물수수 혐의 재조사를 권고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뇌물 액수에 따라 공소시효도 달라질 수 있다.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수뢰액이 3000만원 이상이면 5년 이상 징역형 선고가 가능하고 공소시효도 10년 이상이 된다. 1억원 이상이면 무기징역까지 선고할 수 있어 공소시효는 15년으로 늘어난다. 다만 성상납 뇌물액 산정을 둘러싼 논란이 일 수 있다.

특수강간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이미 앞선 두 차례 검찰 수사에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특수강간 혐의는 증거불충분으로 모두 무혐의 처분됐다.

조사단은 당시 확보된 성관계 추정 동영상을 대검찰청에 의뢰해 비교적 고화질로 복구한 뒤 분석 중이지만 특수강간 등 혐의점을 특정하기엔 충분치 않은 상황이다.

2명 이상이 공모해 범행을 벌인 특수강간 혐의 역시 최대 무기징역까지 선고할 수 있어 역시 공소시효는 15년이다. 혐의 적용만 된다면 이를 통한 재수사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조사단 측은 조사 진도상 혐의점이 명확한 부분만 우선 수사권고를 검토 중이라 성상납 관련 뇌물 혐의가 먼저 수사선상에 오를 공산이 크다. 윤씨는 최근 진상조사단 조사에서 성접대는 인정했으나 특수강간 혐의는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경찰·검찰 수사 과정에서 외압이 있었는지 여부도 쟁점 중 하나다.

전날(23일) KBS는 경찰이 김 전 차관 관련 '별장 성범죄' 동영상 첩보를 확인한 뒤인 2013년 3월 초 경찰청 수사국장이 "청와대로부터 전화를 받았다"며 수사에 부담을 토로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당시는 경찰 내사 단계였는데도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이 직접 경찰청을 찾아 청와대 의중을 전달했다. 청와대는 같은 달 13일 대전고검장이던 김 전 차관을 법무부 차관으로 지명했다.

김 전 차관이 '별장 성범죄' 의혹으로 같은달 21일 자진사퇴하기 전인 3월15일엔 김기용 당시 경찰청장이 사의를 표했고, 이후 인사에선 수사기획관 등 당시 경찰 수사라인이 전면교체됐다. 뉴스1은 당시 교체된 수사기획관에게 입장을 들으려 연락했으나 그는 대답을 거부했다.

경찰이 사건을 송치한 뒤 검찰이 '혐의없음' 처분을 내리기까지의 과정에선 검찰 지휘부의 권한남용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돼왔다. 당시 윗선 등에서 김 전 차관 범죄를 고의 은폐하기 위해 처분 관련 외압을 행사했다면 직권남용 혐의 적용이 가능하다.

진상조사단은 이와 관련 25일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 회의에서 검찰이 우선 수사해야 할 부분을 추려 '1차 권고'를 할 것으로 보인다.

조사단 한 관계자는 "꼭 한꺼번에 (수사권고를) 해야 한다는 법은 없으니 나눠서 할 수 있다"며 "이런저런 방식이 모두 가능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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