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스활명수 동물시험 괜찮으니 OK?…전문가들 "무리한 추론"

머니투데이

김지산 기자

현호색이 포함된 약국용 까스활명수(왼쪽)와 현호색이 빼고 편의점에 공급하는 까스활.

‘까스활명수’의 성분 중 하나인 현호색에서 체중증가 이상 현상이 발견됐음에도 사람에게 사실상 영향이 없다는 동화약품 (8,470원 ▼70 -0.82%)의 동물시험 보고서에 전문가들은 대체로 단정해 접근해선 안된다고 밝혔다. 어떤 성분이든 동물과 사람 몸에서 나타나는 현상과 정도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25일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이하 소청과의사회) 관계자는 “어떤 약물이든 동물임상시험에서 나타난 부작용의 종류와 정도가 사람에게도 같을 거라고 보는 건 위험하다”며 “동물에겐 문제가 없지만 사람에게 치명적일 수 있고 반대일 경우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동화약품의 동물시험 보고서를 보면 임신한 쥐에게 현호색을 500㎎/㎏ 투여했을 때 체중증가 억제 현상이 발견됐다. 또 1000㎎/㎏일 때는 사료섭취량이 감소했다. 보고서는 1000㎎/㎏을 임산부에게 적용했을 때 ‘까스활명수’를 하루 2981병 마시는 것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사람과 쥐의 체중 차이, 그에 따른 현호색 총투여량의 변화를 환산한 뒤 ‘까스활명수’ 1병당 현호색 용량을 나눠 뽑아낸 수치다.

동화약품 관계자는 “동물시험은 독성을 살펴보는 것으로 해당 실험은 신약개발이 아니기 때문에 인간 임상을 하지 않았던 것”이라며 “임산부를 상대로 임상을 할 수도 없다”고 주장했다.

동화약품의 의견을 존중하더라도 한의학계에서 오랜 세월 현호색 위험을 경고한 만큼 더 신중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많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신약개발 과정에서 동물은 멀쩡했지만 사람에게 이상이 생겨 임상을 중단하는 경우가 있다”며 “한의학계에서 현호색은 임산부에게 치명적이라는 게 상식으로 통해온 만큼 더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보다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편의점에서는 임산부가 현호색 성분을 마셔서는 안된다며 ‘까스활명수’ 판매를 금지하면서 약국에서는 누구나 해당 제품을 살 수 있는 제도적 모순을 손봐야 한다는 것이다. 소청과의사회 관계자는 “인체에 부정적 영향이 의심되는 의약품이라면 보다 철저히 검증해야 하는 건 당연하다”며 “식약처가 문제를 키우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식약처는 말을 아꼈다. 식약처 관계자는 “동화약품의 동물시험 보고서를 살펴본 뒤 입장을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