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3채로 시세차익 23억, 자격 있나"…최정호 "주거복지 만전"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사진=이동훈 기자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25일 다주택, 부동산 투기 논란에 "(실거주 목적으로 보유했는데) 결과적으로 바람직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최 후보자는 이날 국회 교통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이번 청문 준비 과정에서 의원들의, 국민들의 따가운 질책을 받으며 앞으로 서민주거복지, 주택시장 안정에 만전을 다해야겠다는 각오를 다졌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현재 자유한국당 의원은 최 후보자에게 "2월18일 이전까지 (주택) 3채를 보유했는데 (이것이) 정당한 것이냐"고 물었다.

이어 "똘똘한 3채인데 분당 상록아파트가 1억5000만원에서 10억원이 됐고, 잠실 엘스 아파트는 3억1000만원에서 13억원으로 10억원 재산이 늘었다"며 "세종 펜트하우스는 6억8000만원에서 5억원 시세차익이 있어 3채 합하면 시세차익이 23억원"이라고 덧붙였다. 매입가는 후보자가 제출한 자료, 시세는 국토부 실거래가 자료 등을 참고한 결과라 했다.

이 의원은 "(주택을 매수한 분당, 잠실, 세종이) 전부 투기지역"이라며 "다주택 투기 장관이 부동산 정책을 제대로 이끌 수 있겠느냐, 자격이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최 후보자는 이에 대해 "집은 주거 공간"이라며 "이번 계기로 더 각오를 다지고 서민 주거복지에 만전을 기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분당 아파트를 딸 부부에게 증여한 '꼼수 증여' 논란에 대해서도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최 후보자는 지난달까지 3주택 보유자였다. 지난달 딸 부부에게 50%씩 분당 아파트를 증여해 현재는 일시적 2주택자가 됐다.

이에 청와대 인사검증 서류 제출 전 다주택자 신분을 피하기 위해 분당 아파트를 증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박덕흠 자유한국당 의원은 "다주택자 상태에서 주택 정책을 담당하는 국토부 장관 후보자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느껴 분당 아파트를 증여했다고 얘기했다"며 "문맥을 보면 청와대 인사검증 서류 제출 전 (분당 아파트를) 증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사 검증 서류 제출 전 증여했는지 대답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도 최 후보자가 국토부 장관 후보자 지정 사실을 알고 증여를 했다며 시점을 문제 삼았다. 이에 대해 최 후보자는 "1월 20일쯤 후보군에 들었다고 통보를 받았고 증여 계약서는 2월18일에 작성했다"고 답했다.

분당 아파트 증여 후 월세 임대차 계약도 문제가 됐다. 최 후보자는 분당 아파트 증여 후 딸과 보증금 3000만원, 월세 160만원의 임대차 계약서를 작성했다. 그런데 계약 주체에 딸만 있고 50% 지분을 보유한 사위와는 계약을 체결하지 않아 위법이라고 민경욱 의원이 지적했다.

이에 대해 최 후보자는 "(월세로 딸 지원 관련)제가 이 집에 살지 않더라도 다른 세입자가 온다면 딸 입장에서 같은 월세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계약 위법에 관련해선 "그런 의도는 전혀 없었고 딸이 임대차 계약을 맡기로 사위와 얘기가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일시적 2주택자인 최 후보자는 오는 8월 세종시 아파트에 입주하고, 잠실 아파트를 그대로 보유하면 2주택자 신분이 된다. 현재 잠실 아파트는 매물로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