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 경찰청장 '김학의 청와대 외압설' "檢 진상규명 기대"

민갑룡 경찰청장이 이달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민갑룡 경찰청장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경찰수사에 대한 청와대 외압설 관련, 대검찰청 과거사 진상조사단(조사단)의 명확한 진상규명을 25일 촉구했다.

민 청장은 이날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본청 기자간담회에서 "(외압설 관련 각자의) 말이 달라 검찰에서 본격적으로 재수사, 진상규명 등을 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그 과정을 통해 확인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 청장의 이같은 발언은 경찰이 2013년 김 전 차관의 임명 직전 '별장 성폭력'에 대한 내사에 착수했지만 청와대에서 외압을 행사했다는 주장이 불거지면서다. 당시 수사 관계자는 일부 언론을 통해 "당시 청와대 민정라인에서 외압을 행사했다"는 취지의 입장을 내놨다.

민 청장은 당시 청와대 민정라인과 경찰 수사 관계자 사이에 엇갈리는 보고 유무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확인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민 청장은 "(고위 공직자 비위 사실 관련) 첩보도 단순한 풍문이냐 신빙성 있는 제보에 의한 첩보냐 따라서 보고할 정도가 되는 등 케이스별로 다르다"며 "목격이라든가 물적인 자료 등이 나오면 중요 사건은 첩보 단계에서 보고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민 청장은 "검찰에서 본격적으로 하게 되면 시간 흐름에 따라 사실관계가 확인될 것"이라며 "정확하게 빨리 확인돼 국민께서 혼란스럽지 않도록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김학의 성접대 의혹'은 김 전 차관이 건설업자 윤씨로부터 강원 원주시 한 별장에서 성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이다. 2013년 차관임명 직후 의혹이 불거지며 수사에 들어갔다.

당시 김 전차관으로 지목된 남성이 등장하는 성관계 추정 동영상이 발견돼 논란이 일었으나 검찰은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했다.

아울러 이날 민 청장은 버닝썬 수사와 경찰의 유착의혹 등과 관련해서는 철저한 수사의지를 재차 밝혔다. 민 청장은 "제기되는 모든 의혹 대해 전방위적으로 하나하나 확인을 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가수 정준영씨(30)가 앞서 제출한 휴대폰 3대 중 1대가 '공장초기화' 돼 데이터 확인이 어렵다는 내용에 대해서는 다른 증거들과 비교해 혐의를 확인한다는 계획이다. 민 청장은 "다른 자료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비교하면서 원래 어떻게 구성됐는지 확인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부진(49) 호텔신라 사장의 프로포폴 투약 의혹과 관련해서는 신속한 수사가 이뤄질 것으로 봤다. 민 청장은 "압수수색을 통해 관련 자료를 확보했기 때문에 잘 비교·분석해 보면 (프로포폴) 남용이 있었는지 등 명확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 23일 이 사장에게 프로포폴을 불법 투약했다는 의혹을 받는 강남구 청담동 소재 H성형외과 의원을 압수수색했다. 광수대는 압수수색을 통해 병원 진료기록부 등 관련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