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업계 "남는 부생수소, 향후 별도 판매도 가능"

현대제철 당진제철소내 수소공장 전경. 2016년 2월 상업생산을 시작해 하루 약 8200㎏, 연 300만㎏의 수소를 생산하고 있다./사진=현대제철

'수소경제'가 화두가 되면서 수소 생산방법 중 부생수소(by-product hydrogen)가 주목받고 있다. 부생수소는 산업현장, 공장가동 과정에서 남는 것일까, 모자라는 것일까. 답부터 말하면 공장마다 다르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남아돈다. 석유화학공장은 부생수소가 남고, 정유공장은 모자라서 사야 하는 상황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석유화학공장에서 나프타를 분해해 에틸렌, 프로필렌 등 석유화학제품의 기초 원료로 만드는 과정에서 부생수소가 발생한다. 반면 정유공장은 휘발유, 경유 등 유종을 분류할 때부터 많은 양의 수소를 필요로 한다. 정유공장은 수소가 모자라서 외부에서 구매하는데 주로 인근 석유화학공장에서 사온다. 가령 석유화학업체인 한화토탈이 남아도는 수소를 인근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에 판매하는 식이다. 수소의 이동은 양사간 내부 '수소 파이프라인'을 통해 이뤄진다. 아직까지 수소 압축기술이 크게 발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석유화학업계는 현재 남는 부생수소를 인근 정유공장 등에 소규모로 판매하고 있지만, 앞으로 수소경제 판이 커지게 되면 부생수소를 별도로 판매하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토탈은 남아도는 수소를 현재 짓고 있는 '부생수소 연료전지 발전소'에 공급할 예정이다. 한화는 충남 서산시 대산산업단지의 한화토탈 공장 부지에 총용량 50㎿ 규모의 '부생수소 연료전지 발전소'를 짓고 있는데 2020년 완공한다.

한화에너지는 ㈜두산, 한국동서발전, SK증권과 함께 특수목적법인(SPC) 대산그린에너지를 설립해 이 사업을 추진하는데 이 발전소는 세계 최초의 부생수소 연료전지 발전소가 될 예정이다.


부생수소는 석유화학공장 공정에서는 이처럼 직접적으로, 바로 생산된다. 반면 철강공장에서는 철강제품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부생가스가 먼저 나오고, 여기에서 수소를 추출하는 순차적인 과정을 거친다.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인 현대제철 (31,600원 ▲50 +0.16%)은 당진제철소에 491억원을 투자해 수소공장을 만들었다. 순도 99.99%의 수소를 생산하도록 설계됐는데 2016년 상업생산을 시작해 하루 약 8200㎏, 연 300만㎏의 수소를 생산하고 있다. 현대차 수소전기차 '넥쏘'의 1회 충전량이 6.33㎏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하루 약 1300대를 충전할 수 있는 생산능력이다.

코크스(cokes) 제조공정에서 석탄을 땔 때 부생가스(COG)가 나오는데, 이들 COG를 수소공장으로 옮겨 타르와 황을 제거하고 메탄, 일산화탄소, 질소도 제거한다. 이후 잔여 불순물 제거공정을 거쳐 수소전기차에서 사용할 수 있는 고순도 수소를 생산한다.

현대제철은 자동차용 수소연료 공급은 물론 자체적으로도 수소를 사용한다. 냉연 제조 공정 중 소둔, 아연도금 등 수소가 필요한 공정에 사용하는 것이다. 현대제철은 향후 수소전기차 보급 확대에 발맞춰 수소 생산 설비를 늘리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진제철소에 있는 여분의 부지를 활용할 계획이다.

한화에너지가 대산에 짓고 있는 '수소연료전지발전소' 조감도/사진=한화에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