警, 경총 3시간 압수수색…'김영배 前부회장 횡령 혐의' 강제수사

머니투데이

이영민 기자

김영배 전 한국경영자총협회 상임부회장. /사진=이기범 기자

경찰이 김영배 전 한국경영자총연합회(경총) 부회장의 업무추진비 횡령 의혹과 관련해 경총을 상대로 강제수사에 나섰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26일 오전 9시부터 낮 12시까지 서울 마포구 경총 사무실과 김 전 부회장의 자택 등 2곳에 수사관 15명을 보내 압수수색했다.

경찰 관계자는 "경총 회계 관련 서류와 횡령 혐의 관련 내부 문서·보고서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압수한 자료를 바탕으로 김 전 부회장에 제기된 횡령 의혹을 규명할 방침이다.

경찰에 따르면 김영배 전 부회장은 자녀 학자금 등에 경총 공금을 쓰는 등 수억원을 개인적 용도로 사용한 혐의(업무상 횡령)를 받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9월 경총을 점검한 결과 김 전 부회장은 2009년부터 2017년까지 해외유학 자녀에게 학자금 약 1억원을 지급했다. 경총 학자금 내규에서 규정한 한도금액은 약 4000만원이다. 고용부는 김 전 부회장으로부터 초과금액 6000만원을 환수했다.

김 전 부회장은 2014년 특별회계상 업무추진비로 산 1억900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챙긴 혐의도 받는다. 고용부는 김 전 부회장에게 해당 금액 환수도 완료했다.

고용부는 지난해 11월 김 전 부회장의 행위가 횡령·배임에 해당할 수 있다고 보고 사법당국에 수사를 의뢰했다.

국세청도 지난해 12월 경총을 상대로 비정기 세무조사를 벌이고 김 전 부회장의 횡령 의혹을 비롯한 경총의 탈세 여부를 조사했다. 과세당국에 따르면 개인이 부당하게 쓴 법인자금은 급여로 취급해 소득세를 부과할 수 있다.

참여연대도 지난해 8월 경총의 탈세 의혹을 제기했다. 참여연대는 경총이 2010년부터 2017년까지 대기업 협력사들로부터 단체교섭 위임 비용으로 35억원을 받았지만 세금 신고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수십억원 규모 정부 용역을 수행하면서 비용을 허위로 보고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이와 관련 김영배 전 부회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전화 시도를 했으나 전원이 꺼져 있어 연락이 닿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