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몽골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신북방정책 중심

이낙연 국무총리(왼쪽)가 26일 몽골을 국빈 방문해 울란바토르에 있는 정부청사에서 오흐나 후렐수흐 총리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사진=박준식 기자

한국과 몽골이 내년 수교 30주년을 맞아 양국 관계를 '포괄적 동반자 관계'에서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는 작업에 나섰다. 이른바 '형제의 나라' 몽골과 동북아 수퍼그리드·동아시아 철도공동체 등 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신북방정책을 공조하기 위한 협력을 시작한 것이다. 몽골과 관계를 중국 수준으로 올리는 일이다.


26일 몽골을 국빈 방문 중인 이낙연 국무총리는 수도 울란바토르 정부청사에서 할트마 바트톨가 몽골 대통령을 예방하고 오흐나 후렐수흐 총리, 검버자브 잔당샤타르 국회의장 등과 차례로 면담하면서 양국 관계 격상을 협의했다. 한해 20만명의 양국 국민이 오가는 민간교류 현실을 반영해 비자 발급과 관련한 양국민의 편의개선도 장기과제로 협력하기로 했다.

이 총리는 오흐나 후렐수흐 총리를 만나 "내년 수교 30주년을 계기로 '한몽 우정의 해'와 같은 특별한 이름을 선포하길 기대한다"며 "올해부터 준비해 학술 예술 문화 등 의미있는 공동체 행사를 함께 열고 이를 위해 올해 여름 이전까지 양국이 4차 공동위원회를 개최하자"고 제안했다. 후렐수흐 총리는 "한반도 문제에 대한 한국의 평화협력 노력을 지지하며, 한국의 신북방정책과 그 제안들은 지역 에너지 안보 등에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지원의사와 함께 화답했다.

친한파인 후렐수흐 총리는 한국과 의료협력에도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2012년 국회의원으로 당선 후 근육암에 걸린 부인을 한국에서 간병했고, 병이 완치되자 부총리로 정계에 복귀해 총리 자리까지 오른 인물이다. 그는 "한국이 몽골 의료인의 한국 연수와 난치병 몽골인의 한국 내 치료를 지원해주길 바란다"고 요청했고, 이 총리는 "요청을 검토할 것이고, 지원 차관 등을 통해 몽골 국립진단 치료센터를 지원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이낙연 총리는 몽골 3부 요인에 일관되게 환경 문제와 관련한 양국의 협력을 요청했다. 한국이 몽골에 지원하는 EDCF(대외경제협력기금) 차관(~2019년 7억 달러)이 환경 개선에 도움을 주고 이것이 몽골 사막화 방지와 황사의 발원 억제로 이어지길 기대한 것이다. 바트톨가 몽골 대통령을 예방한 이 총리는 "중앙난방과 친환경 주택에 EDCF 자금이 기여해 대기오염 저감정책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고, 바트톨가 대통령은 "양국 4차 위원회에서 경제 문화 영사협력 등은 물론이고 저탄소 대중교통 수단 보급과 에너지 빈민에 대한 난방효율 높이는 기술 등을 논의하자"고 답했다.


몽골 3부 요인을 두루 만난 이낙연 총리는 최근 우리나라 항공사에 복수로 운항길을 내준 결정에 감사하면서 교육 문화 환경 분야의 지원외교를 약속했다. 교육 분야에서 몽골 국립과기대 지원을 검토하고, 환경 분야에서 몽골 그린벨트 사업 성공을 축하면서 친환경 에너지 타운 사업 지원의사를 밝혔다. 마지막으로 문화 분야에선 몽골 총리가 제안한 한국 케이팝 관련 가칭 'MK(몽골-코리아) 팝 페스티벌' 개최를 검토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