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다니엘 '홀로서기'…승패 가를 핵심 쟁점은?

가수 강다니엘의 '소속사 분쟁'은 LM엔터테인먼트(LM)와 제3자가 맺었다는 계약의 내용이 법적으로 어떤 것인지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공개된 내용만 두고 봤을 땐 강다니엘 측의 판정승이라는 법조계의 분석이 나온다.

26일 소속사인 LM과 계약 분쟁을 이어가고 있는 강다니엘 측에서는 ‘소속사가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제3자에게 전속계약 상의 권리를 무단양도했다’면서 계약 해지를 주장했다. 하지만 LM 측은 해당 계약은 투자 계약으로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아이돌그룹 워너원 멤버로 활동했던 강다니엘은 MMO엔터테인먼트에서 소속돼 있었지만 LM으로 이적했다. 전속 계약은 2월1일부터였다. 하지만 지난 21일 강다니엘이 먼저 법무법인 율촌을 통해 LM에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이에 LM도 법무법인 지평을 선임하고 대응에 나섰다.

강다니엘 측에 따르면 강다니엘과 LM은 올 2월2일부터 효력이 발생하는 전속계약을 지난해 2월2일에 체결했다. 그런데 LM은 올 1월28일 강다니엘의 콘텐츠 제작 및 매니지먼트 용역을 비롯한 모든 권리를 제3자에게 넘기는 ‘공동사업계약’을 체결했고 이에 강다니엘이 시정 요구를 하며 분쟁이 시작됐다.

공동사업계약의 내용은 강다니엘 측이 일부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LM으로부터 권리를 양도받은 제3자가 전속계약 기간인 5년 동안 강다니엘의 음악콘텐츠 제작·유통권, 콘서트 및 해외 사업권, 연예활동에 관한 교섭권 등 핵심 권리를 모두 독점적으로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이 강다니엘 측의 설명이다. 그것에 강다니엘은 사전에 아무런 설명을 들은 적이 없고 동의를 해준 적도 없다고 한다.


하지만 LM 측은 “해당 계약은 실질적으로 투자를 받는 계약일 뿐”이라며 “그 누구에게도 전속 계약 상의 권리를 양도한 바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음반기획, 팬미팅이나 콘서트 등의 공연계약, MD사업, 각종 섭외업무 등의 매니지먼트 권리를 그대로 보유하며 이를 그 누구의 관여도 받지 않고 독자적으로 행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결국 ‘강다니엘 소속사 분쟁’은 LM과 제3자가 맺었다는 공동사업계약의 법적 성격이 무엇인지에 달렸다. 권리 무단 양도일까, 아니면 투자일까.



강다니엘과 LM 측이 맺은 계약서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LM 측은 “강다니엘과 LM 간 전속계약은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에서 제공하는 표준전속계약서를 그대로 사용했다”고 했다. 해당 계약서 내용은 공정위 홈페이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 계약서에는 ‘소속사는 소속 가수의 사전 서면동의를 얻은 후 이 계약상 권리 또는 지위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제3자에게 양도할 수 있다’고 돼 있다.

만약 공정위의 계약서대로 강다니엘이 계약한 것이 맞고 해당 계약의 내용이 강다니엘의 해석대로라면 어떨까. 그렇다면 LM 측이 강다니엘의 사전 서면 동의 없이 제3자에 계약상 권리 등을 판매한 것은 명백한 계약 위반이다. 이를 이유로 강다니엘이 계약을 해지하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LM 측의 주장대로 단순 투자계약이라면 계약 해지는 불가능하다.

현재까지 알려진 사실관계를 두고 변호사들에게 판단을 구한 결과 강다니엘 측이 유리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강다니엘 측이 공개한 '공동사업계약'의 내용이 투자계약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판단이 좀 더 우세했다.

엔터테인먼트 분야를 주로 다루는 송혜미 변호사(법무법인 비츠로)는 “일정한 사업상 권리를 양도하기 위해서는 아티스트의 사전동의가 필요하고 이를 사전에 얻지 못했다면 강다니엘 측이 좀 더 유리할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소속사 측의 주장처럼 투자계약이라면 권리를 명시하기보다는 금액을 얼마 투자받고 지분을 얼마 줬다는 등의 내용으로 계약서가 작성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반적인 투자계약에선 강다니엘 측이 공개한 계약서 내용처럼 특정 권리를 명시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전속 계약은 소속사와 소속 연예인 간의 신뢰 관계가 가장 중요하다”면서 “사실상 연예 활동에 관한 모든 권리를 다른 제3자에게 이전하는 계약을 두고 투자 계약이라고 볼 수는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이런 상황이라면 강다니엘과 해당 제3자가 직접 계약할 수도 있는 문제인데 중간에 다른 소속사가 끼는 게 오히려 이상한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한편 강다니엘 측이 제기한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심문의 기일은 다음 달 5일 오후 2시 서울중앙지법에서 진행된다. 가처분 신청의 결과는 이르면 다음달 초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