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평가 수용" vs "평가 거부"…서울교육청-자사고 평행선 계속

박건호 서울시교육청 교육정책국장을 비롯한 서울시교육청 당국자들과 서울 자율형사립고 학교장들이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첫 면담을 진행했다. 하지만 양측은 서로의 입장 차만 확인한 채 면담을 종료했다. 2019.3.26/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김재현 기자 = 한층 강화된 재지정 평가기준에 반발해 평가 무기한 거부를 선언한 서울지역 자율형사립고 교장들이 서울시교육청을 찾아 평가기준 전면 재검토를 요구했다. 서울시교육청이 이를 받아들인다면 재지정 평가의 첫 단계인 운영성과 평가 보고서를 제출하는 등 평가 무기한 거부를 철회하겠다는 입장도 전했다.

하지만 서울시교육청은 서울 자사고 교장들의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또 평가 무기한 거부 입장을 철회하고 재지정 평가의 첫 단계인 운영성과 평가 보고서를 제출 마감일인 오는 29일까지 내달라고 거듭 설득했다.


서울시교육청 당국자들과 서울자사고학교장연합회(연합회)는 26일 오후 4시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자사고 재지정 평가 관련 비공개 면담을 진행했다. 서울시교육청에서는 박건호 서울시교육청 교육정책국장을 비롯해 교육혁신과 중·고체제개선팀 장학관·장학사 등이 참석했다. 연합회에서는 서울지역 모든 자사고(22곳) 교장들이 자리했다.

이날 면담은 서울 자사고 교장들이 올해 재지정 평가에 대한 입장과 요구를 서울시교육청 당국자들에게 공식 전달하는 자리다. 연합회는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교육청이 자사고 재지정 평가 기준을 전면 재검토할 때까지 운영성과 평가 보고서 미제출 등 이번 평가 무기한 거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층 강화된 재지정 평가 기준에 대한 반발이다. 연합회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서울 자사고들은 '자사고 죽이기'를 노골화한 지금과 같은 기준의 재지정 평가는 수용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들은 지난 재지정 평가(2014~2015년) 때보다 상향 조정된 재지정 기준 점수(60점→70점), 자사고 측의 점수 획득을 어렵게 만든 평가지표 등을 문제삼았다.


서울시교육청은 연합회의 기자회견 직후 즉각 반박에 나섰다. 새 재지정 평가 기준은 교육부가 제시한 공통표준안의 재지정 기준 점수(70점)와 평가지표를 그대로 따랐고 다른 교육청 평가지표와도 큰 차이가 없다고 되받았다. 또 다른 지역 자사고들은 서울교육청과 큰 차이 없는 해당 교육청의 재지정 기준 점수와 평가지표를 토대로 평가를 받기로 해 서울 자사고의 주장에 정당성이 없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날 1시간30분간 진행된 대화에서도 양측의 기존 입장은 되풀이됐다. 김철경 연합회장(대광고 교장)은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평행선을 달렸다"고 말했다. 모 자사고 교장도 "양측이 서로의 주장만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박건호 국장은 "애초 입장대로 자사고 측이 평가 기준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하고 이번 평가에 대한 어려움도 전했다"며 "다만 서울시교육청은 합리적이고 공정한 재지정 평가를 진행할테니 운영성과 평가 보고서를 제출해달라고 설득했다"고 말했다.

서울 자사고 교장과 서울시교육청의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향후 재지정 평가 일정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자사고 측이 운영성과 평가 보고서를 내지 않으면 재지정 평가 일정은 줄줄이 밀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운영성과 평가 보고서 제출은 재지정 평가의 첫 단계다.

재지정 평가는 Δ자사고 운영성과 평가보고서 제출(3월29일) Δ운영성과 평가보고서를 토대로 한 교육청 자체 구성 운영성과 평가단의 서면·현장 평가(5월) Δ재지정 평가 결과에 대한 학교 측 입장 전달(6~7월) Δ최종 재지정 여부 확정(8월) 순으로 진행된다.

박 국장은 "현재 최우선 과제는 자사고 측이 오는 29일로 예정된 운영성과 평가 보고서 제출 마감일을 지킬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원활한 재지정 평가가 이뤄질 수 있도록 남은 기간 지속적으로 설득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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